최근 경마시행처인 한국마사회의 2017년 경마시행계획을 놓고 조교사협회·기수협회·마필관리사노조 등 3개 단체가 공동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전면 백지화하라며 대치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지난 11일 한국경마기수협회는 황순도 신임 회장의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행보에 나설 예정이다. 새로 취임한 황순도 기수협회장을 만나 얘기 나눠봤다.

-취임을 축하한다. 소감은
내가 좋게 당선된 건 아니다. 누구든지 회장으로 나서도 되겠다 싶었으면 가만히 있었을 텐데 내가 회장을 맡지 않으면 협회가 깨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모든 유관단체가 힘든 상태인데 그중에서 기수협회는 더욱 힘든 상황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하나의 아버지. 한 가정의 가장으로 내 직업을 지켜야겠다는 심정으로 회장이 됐다. 20년 간 기수로 인생을 살아왔고 자부심도 느꼈었는데 지금은 자부심을 느낄 수 없는 상황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어렵나
마사회의 일방적인 정책 때문에 어렵다. 우리 기수들에게는 면허권이 걸려있기 때문에 마사회 정책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현재 면허권 정책에 의하면 한 해에 2~3명의 기수가 면허권을 잃게 된다. 우리 협회와 아무런 협의, 협약도 없이 일방적인 통보만 했다. 그게 시작이다. 기수 면허 취소 사유는 자기네들이 다 만들었다. 예전에는 면허 취소가 완화돼서 피해갈 수 있는 길이라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피해갈 길도 없다. 자기들이 마음만 먹으면 칼을 댈 수 있는 상황이 됐다.

-기수 면허 취소와 관련한 규정 문제가 있다면
병원에서 6개월 동안 입원을 해야 면허가 갱신될 수 있다는 내용이 있다. 6개월 이상 입원하려면 병신 아니면 식물인간이어야 한다. 1급 장애인이지 않으면 6개월 있을 수가 없다. 한 가지 실례로 이애리 기수가 심장 수술을 해 5개월 동안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그런데 6개월을 넘기지 않아 면허 경고를 받았다. 아파서 입원해 있는 건데 6개월을 채우지 못했다고 해서 용납을 안 시킨 거다. 그래서 올해 13명의 기수가 나갔다. 조항이 여러 개 있는데 우리는 하나도 못 받아들인다.

-경마혁신 등에 대해 협의가 있었다고 하던데
조교사협회, 기수협회, 관리사노조가 6일 협의를 하긴 했다. 마사회 측은 “우리가 통보하면 됐지. 너희가 무슨 협의를 하냐”는 식으로 말했다. 그리고 우리와 협상을 했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가 문건을 갖고 오라고 하는데 서면이 하나도 없다. 차를 사든 집을 사든 계약서가 있어야 하고, 도장을 찍어야 하는데 문서화 된 게 아무것도 없다는 건 말이 안 된다.

-협상이 안 되는 부분이 어떤 건가
전체적인 게 모두 그렇다. 마사회 측에서 물러선 게 하나 있긴 하다. 야간 경마다. 처음에 5개월로 잡았다가 2개월로 줄였다. 이건 마사회 노조에서도 반대하니 뒤로 물러선 척하면서 우리가 이거 해줬으니깐 따라오라는 식이다.

-이양호 마사회장과는 만나지 못했는지.
이양호 회장과 직접 대화하겠다고 하니 마사회 관계자들은 “너희가 회장을 왜 보냐?”고 대답하고, “그럼 회장과 유관단체 대표들이 만나 면담을 하자”고 하니 “만나서 무엇을 하려고 하느냐”며 안 된다고 했다. 그래서 지금 이 상황까지 온 거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참석했는데
내가 섭외했다. 국회에 중요한 회의에 참석해야 하는데 간곡히 부탁해 모셨다. 5선 국회의원이 오면 마사회장이 취임식에 와야 하는데 오지 않았다. 그 정도로 마사회가 막가파다. 우리도 좀 더 드세게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임 회장으로 올해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이 있는지.
물론 있다. 하지만 모든 게 안정이 되고 나서 얘기다. 우리 기수들이 손을 뻗칠 수 있는 데가 많다. 기수협회는 예전부터 양지의 집, 소아마비 단체 등 사회복지 시설을 방문하는 등 각종 사회사업을 했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우리가 힘들어져 아예 협약을 끊었다. 당장 우리가 힘드니깐 상생도 힘들고, 도움이 필요한 다른 단체에도 힘을 못줬다. 면허 문제가 해결된다면 유관단체와 함께 연탄 나르기부터 각종 복지시설 봉사활동들도 할 생각이다.
두 번째는 유관단체와 적극적인 소통을 하겠다. 유관단체들과 소통하고 상생해야 하는데 아직 우리가 마사회랑 소통이 안 되니깐 기자들과도 소통을 끊었다. 우리가 안도와주면 우리도 다른 모든 단체랑 소통할 수 없다.

-끝으로 전하고 싶은 말 있는지.
지금은 강하지 않으면 부러진다. 뒤로 물러서는 순간 힘들다. 세 단체가 묶여있으니 부러뜨리기 힘들 거다. 대신 여기서 한 명이라도 배신하면 부서지는 거다. 살기만 하면 우리가 경마 발전을 위해 앞장설 수 있다.

▲최근 한국마사회와 3개 유관단체가 경마혁신 및 2017년 경마시행계획을 놓고 대립각을 세우는 가운데 지난 11일 한국경마기수협회 회관 대강당에서는 황순도 신임 기수협회장의 취임식이 열렸다. 취임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설 황순도 기수협회장을 만나 인터뷰 나눠봤다.


황인성 기자(gomtiger@krj.co.kr)
-Copyrights ⓒ말산업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