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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말 만들려는 분위기가 중요해”
입력 : 2016.07.13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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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라가 아츠시 現 일본중앙경마회(JRA)의 히다카 육성목장 목장장이자 수의사·수의학박사가 7월 5일부터 8일, 렛츠런파크 부경을 찾아 부경 마사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강연회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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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라가 아츠시 히다카 육성목장장,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방문
부경 관계자들, 강한 경주마 만들기 위한 궁금증 과학적 접근으로 해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본부장 고중환)이 7월 5일부터 8일까지 ‘해외 말 운동생리 전문가 초빙 강연회’를 개최했다. 초청된 강사는 히라가 아츠시 일본중앙경마회(JRA) 히다카 육성목장장으로, JRA에서 수의학 관점에서 경주마 운동생리학을 연구하고 있다. 운동생리학을 경주마에 적용하면, 강한 경주마를 과학적인 방법으로 만들 수 있다.
이번 행사에는 <말산업저널>이 후원으로 참석했다. 창간 3주년 기념 행사의 일환으로, 이번 히라가 목장장의 부경 방문 일거수 일투족을 취재했다. 영상 팀도 함께해 <말산업저널> 홈페이지에서 히라가 목장장의 전 방문 내용과 강의를 볼 수 있다. 히라가 목장장은 <말산업저널>에 ‘수의사 히라가의 경주마 운동생리학’이라는 제목으로 칼럼을 연재 중이다. 총 50편 연재 목표이며 현재 38편을 연재하고 있다.
히라가 목장장의 방문은 조교사 등 마사관계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어려운 내용임에도 부경 관계자들은 새로운 조교 방법을 도입하기 위해 많은 질문을 하며 배우려 노력했다. 강한 트레이닝을 하고 난 뒤에는 어떻게, 얼마나 쉬어야 하는지 등 평상시 궁금했던 질문들을 쏟아냈다.
마사관계자들이 경주마 운동생리학의 원리를 파악할 경우, 경주마에게 트레이닝을 실시할 때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과학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운동생리학을 도입해 경주마의 능력이 바로 좋아지는 것은 아니나 마사관계자 본인이 왜 경주마에게 이런 트레이닝을 시키고 있는지 과학적 근거를 마련할 수 있다. 경주마 운동생리학은 직감에 과학적 논거를 마련하는 작업인 것이다.
히라가 목장장은 이번 방문에서 언덕 주로의 중요성에 관해 이야기했다. 언덕 주로를 이용하면 경주마의 심폐기능이 좋아지며, 인터벌 조교가 가능해지고 부상의 위험도 훨씬 줄어든다고 말했다. 마사관계자들은 이번 히라가 목장장 방문 기간, 구체적이고 과학적 트레이닝 방법을 알 수 있었다.
이 인터뷰는 조교사와의 질의응답, 강연회 등에서 나온 질문들을 토대로 작성했다.
Q. 일반인이나 마사관계자들이 ‘경주마 운동생리학’을 이해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운동생리학을 공부하면 무엇이 좋아지는가.
A. 트레이닝의 의미, 경주마에게 조교를 실시함으로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관심을 가지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운동생리학을 도입한다고 해서 경주마의 능력이 바로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경주마 운동생리학을 공부한다면 본인이 왜 이러한 조교를 실시하고 있는지, 과학적으로 근거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조교를 실시하는 데 있어 어느 정도 의심을 떨치고 강한 말을 만드는 데 매진할 수 있다.
Q. 칼럼에서 언덕 주로의 중요성을 몇 번 이야기했다. 언덕 주로가 왜 중요한지, 언덕 주로에서 조교 하면 무엇이 좋은지 설명 부탁드린다.
A. 언덕 주로에서 조교를 하게 되면 심폐기능이 좋아진다. 우리가 달리기 시합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운동을 잘하는 아이들은 달리기를 끝냈을 때 금방 호흡이 평소처럼 돌아오지만, 운동을 잘 못 하는 아이들은 굉장히 벅차한다. 경주마도 마찬가지다. 오르막을 달리며 심폐 기능을 높여 안정적 숨쉬기를 할 수 있게 한다. 뒷다리로 올라가니 부상의 위험도 훨씬 줄어든다.
자세도 교정할 수 있다. 경주마들이 머리를 들고 뛰려고 하는데 언덕 주로에서 조교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머리를 내려 달리게 된다. 또한, 인터벌 조교를 가능하게 하는 등 언덕 주로는 굉장히 중요하다.
Q. 언덕 주로의 중요성에 대해 많은 말씀을 해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 부경에서도 언덕 주로를 도입할 생각이다. 하지만 만들기까지는 아무래도 시간이 걸린다. 과거 트레드밀로도 언덕 주로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한 걸로 알고 있는데, 언덕 주로와 유사한 효과를 내려면 트레드밀을 어떻게 사용하면 되는지.
A. 언덕 주로는 보통 4%의 경사로로 만들어지나 트레드밀을 사용할 경우에는 10%로 두고 경주마를 뛰게 하면 된다. 트레드밀을 사용할 경우 오롯이 트레드밀만 하게 되므로 일반 언덕주로보다 높은 경사도를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트레드밀로는 심폐기능이 좋아지는 효과는 얻을 수 있어도, 달리기 능력 등 다른 효과에서는 떨어진다. 달리는 능력을 얻게 하기 위해서는 직접 뛰게 해야 한다.
Q. 트레이닝으로 강한 말을 만들 수 있다고 했는데, 스피드만 빠른 말들이 있다. 기수가 하자는 대로 가지 않고 무조건 내달리는 선행마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생각해보면 선행마들도 능력 있는 말들이다. 일본에 ‘미호노브루봉’이라는 경주마가 있다. ‘미호노브루봉’은 단거리 적성이었으나 언덕 주로로 지구력을 길러 일본 그랑프리 대회에서 우승했다. 그랑프리 대회 영상을 보면 ‘미호노브루봉’은 선행으로 시작해 그대로 결승 주로까지 들어왔다. 무조건 튀어나가는 말들은 지구력을 키우면 된다.
Q. 지구력이 높다고 말할 수 있는 지표는 무엇인가.
A. 최대 산소 섭취량이다. 운동할 때 산소를 많이 소비하면 지구력이 높은 것이다. 트레이닝을 하게 되면 심장이 커지는 데, 이에 따라 최대 산소 섭취량도 많아진다.
Q. 심장의 크기가 클수록 강한 말인가.
A. 이는 맞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강한 말인데 작은 심장을 가진 경우는 없다. 강한 말들의 심장 크기를 나중에 알아봤을 때 그들의 심장은 모두 컸다. 심장이 크면 확실히 심폐기능이 뛰어나다. 보통 서러브레드 심장 무게는 몸무게의 1%를 차지, 약 5kg 정도의 무게다. 일본 최강마 중 하나인 ‘티엠오페라오’의 심장 무게를 나중에 측정한 결과, 약 7kg 정도의 무게가 나갔다. 몸무게와 비교해 심장의 무게가 얼마나 나가는 지가 중요하다.
Q. 운동생리학적으로 접근하면 좋은 경주마를 만들기 위해서는 심장을 크게 만들면 된다, 이렇게 받아들여도 되는가.
A. 그렇다. 말 심장을 크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흔히 ‘스포츠 심장’이라고 말하듯, 트레이닝을 하면 심장도 커진다. 트레이닝을 강하게 했을 때 무산소 운동이 일어나며, 무산소 운동을 하며 전력 질주를 하면 심장도 강하게 된다. 우선 전력 질주를 할 수 있도록 지구력을 키워야 하며 이후에는 좋은 컨디션에서 좋은 조교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Q. 조교 관찰 중 ‘타임조교’에 대해 말했다. 타임조교란 무엇인가.
A. 조교할 때 펄롱 단위로 시간을 기록하는 것이다. 수치를 기록하기 때문에 나중에도 ‘이날은 이렇게 조교했구나’하고 전체적인 조교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타임조교를 경마팬들과의 소통 방법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경마팬들이 조교사가 조교 지시를 어떻게 했는지 알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예를 들면 일본에서는 “오늘의 트레이닝은 16초다”라고 조교사가 지시를 내리면 트랙라이더들은 이에 맞춰 들어와야지 16초보다 너무 빨리 들어와도 안된다. 확실히 조교 지시에 맞춘다. 기록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좋은 조교를 만드는 데 일보 전진할 수 있다.
Q. 조만간 GPS를 가미한 위치추적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경주마 하나하나에 전자 칩을 심어 어느 빠르기로 언제 어느 지점에 들어왔는지 알 수 있다.
A. 굉장히 좋을 것 같다. 일본에서는 경마 잡지 기자들이 타이머로 체크하는데, 위치추적시스템을 사용하면 타임 측정 기록이 정확하고도 쉬울 것 같다.
Q. 강한 말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
A. 마사관계자들이 강한 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분위기다. 강한 말을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생리학을 도입해서도 본인과 경주마에 안 맞으면 다른 조교 방법을 시도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다양한 각도에서 노력해보고 시도해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운동생리학이 어려운 학문이기는 하지만, 한 사람이라도 시도해본다면 이를 본 누군가도 따라 실시해보게 되며 점차 시도해보는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Q. 히다카 육성목장장으로서 경주마의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브레이킹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
A. 말이 가지고 있는 능력에 따라 굉장히 다르다고 생각한다. 육성기에는 브레이킹을 통해 사람 말을 납득하고 트레이닝을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악벽이 생겨버리면 고치기가 어렵기도 하다. 일본에서는 1세 10월부터 트레이닝의 강도를 높이기 시작해 다음해 1, 2월달부터 강한 트레이닝을 시작한다.
Q. 경주마 컨디션을 체크하는 과학적 방법이 있는지.
A.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의 눈이지만, 근거로 할 수 있는 다양한 과학적 방법도 있다. 트레이닝을 시킨 후의 심박 수를 보고 어느 정도로 빨리 제 상태로 돌아왔는 지 보면 알 수 있다. 컨디션이 좋을 때에는 빨리 회복할 것이다. 피 검사로도 알 수 있다. 젖산의 농도가 높으면 피로 회복이 덜 됐다는 것을 뜻한다.
Q. 경주마의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좋을까.
A. 말의 행복은 정신적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좁은 패덕이라도 경주마들이 밖에 나와있다는 기분을 느끼면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트레이닝이 끝난 후 젖산을 체크하는 것도 무산소 운동이 일어났다는 지표가 되므로 젖산 수치에 따라 쉴지 안 쉴지를 결정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말 수영장에서 기분 전환을 시키는 것도 좋다.
Q. 일본과의 한국 경마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A. 한국 경마장에는 말이 참 많다. 기본적으로 일본 경마장에는 말이 별로 없다. 보통 트레이닝 센터나 개인 목장에서 트레이닝을 시킨 후 경마 출전 2주일 전에 경마장 마방에 입사한다.
Q. 렛츠런파크 부경을 방문해 조교 관찰, 마방 방문 등 다양한 경마 운영 시설을 다녀갔다. 이와 관련해 소감은 어땠는지.
A. 처음으로 렛츠런파크 부경을 방문했다. 렛츠런파크 부경은 좁은 데도 불구하고 오밀조밀 다양한 시설이 잘 운영되고 있다. 시설이 괜찮아 조교사 등 마사관계자들이 잘 이용하고 있는 것 같다.
Q. 렛츠런파크 부경의 개선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A. 가장 중요한 것은 마사관계자들의 ‘홀스맨십’이다. 강한 말을 만드는 것은 마사관계자들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이번에 마방을 둘러보며 전체적으로 굉장히 깔끔한 인상을 받았다. 부경 관계자들이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한면이라고 생각한다.
Q. <말산업저널>에서 ‘수의사 히라가의 경주마 운동생리학’ 칼럼을 연재 중이다. 칼럼을 보고 있는 독자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린다.
A. 제 칼럼을 봐주셔서 감사하다. 저의 칼럼은 경마를 사랑하는 경마팬 분들, 경마 관계자 등이 경마를 좀 더 과학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글이다. 제 칼럼을 통해 경마를 더욱 흥미롭게 즐길 수 있길 바란다.
부산= 황수인 기자
작 성 자 : 황수인 nius103@krj.co.kr
부경 관계자들, 강한 경주마 만들기 위한 궁금증 과학적 접근으로 해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본부장 고중환)이 7월 5일부터 8일까지 ‘해외 말 운동생리 전문가 초빙 강연회’를 개최했다. 초청된 강사는 히라가 아츠시 일본중앙경마회(JRA) 히다카 육성목장장으로, JRA에서 수의학 관점에서 경주마 운동생리학을 연구하고 있다. 운동생리학을 경주마에 적용하면, 강한 경주마를 과학적인 방법으로 만들 수 있다.
이번 행사에는 <말산업저널>이 후원으로 참석했다. 창간 3주년 기념 행사의 일환으로, 이번 히라가 목장장의 부경 방문 일거수 일투족을 취재했다. 영상 팀도 함께해 <말산업저널> 홈페이지에서 히라가 목장장의 전 방문 내용과 강의를 볼 수 있다. 히라가 목장장은 <말산업저널>에 ‘수의사 히라가의 경주마 운동생리학’이라는 제목으로 칼럼을 연재 중이다. 총 50편 연재 목표이며 현재 38편을 연재하고 있다.
히라가 목장장의 방문은 조교사 등 마사관계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어려운 내용임에도 부경 관계자들은 새로운 조교 방법을 도입하기 위해 많은 질문을 하며 배우려 노력했다. 강한 트레이닝을 하고 난 뒤에는 어떻게, 얼마나 쉬어야 하는지 등 평상시 궁금했던 질문들을 쏟아냈다.
마사관계자들이 경주마 운동생리학의 원리를 파악할 경우, 경주마에게 트레이닝을 실시할 때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과학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운동생리학을 도입해 경주마의 능력이 바로 좋아지는 것은 아니나 마사관계자 본인이 왜 경주마에게 이런 트레이닝을 시키고 있는지 과학적 근거를 마련할 수 있다. 경주마 운동생리학은 직감에 과학적 논거를 마련하는 작업인 것이다.
히라가 목장장은 이번 방문에서 언덕 주로의 중요성에 관해 이야기했다. 언덕 주로를 이용하면 경주마의 심폐기능이 좋아지며, 인터벌 조교가 가능해지고 부상의 위험도 훨씬 줄어든다고 말했다. 마사관계자들은 이번 히라가 목장장 방문 기간, 구체적이고 과학적 트레이닝 방법을 알 수 있었다.
이 인터뷰는 조교사와의 질의응답, 강연회 등에서 나온 질문들을 토대로 작성했다.
Q. 일반인이나 마사관계자들이 ‘경주마 운동생리학’을 이해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운동생리학을 공부하면 무엇이 좋아지는가.
A. 트레이닝의 의미, 경주마에게 조교를 실시함으로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관심을 가지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운동생리학을 도입한다고 해서 경주마의 능력이 바로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경주마 운동생리학을 공부한다면 본인이 왜 이러한 조교를 실시하고 있는지, 과학적으로 근거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조교를 실시하는 데 있어 어느 정도 의심을 떨치고 강한 말을 만드는 데 매진할 수 있다.
Q. 칼럼에서 언덕 주로의 중요성을 몇 번 이야기했다. 언덕 주로가 왜 중요한지, 언덕 주로에서 조교 하면 무엇이 좋은지 설명 부탁드린다.
A. 언덕 주로에서 조교를 하게 되면 심폐기능이 좋아진다. 우리가 달리기 시합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운동을 잘하는 아이들은 달리기를 끝냈을 때 금방 호흡이 평소처럼 돌아오지만, 운동을 잘 못 하는 아이들은 굉장히 벅차한다. 경주마도 마찬가지다. 오르막을 달리며 심폐 기능을 높여 안정적 숨쉬기를 할 수 있게 한다. 뒷다리로 올라가니 부상의 위험도 훨씬 줄어든다.
자세도 교정할 수 있다. 경주마들이 머리를 들고 뛰려고 하는데 언덕 주로에서 조교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머리를 내려 달리게 된다. 또한, 인터벌 조교를 가능하게 하는 등 언덕 주로는 굉장히 중요하다.
Q. 언덕 주로의 중요성에 대해 많은 말씀을 해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 부경에서도 언덕 주로를 도입할 생각이다. 하지만 만들기까지는 아무래도 시간이 걸린다. 과거 트레드밀로도 언덕 주로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한 걸로 알고 있는데, 언덕 주로와 유사한 효과를 내려면 트레드밀을 어떻게 사용하면 되는지.
A. 언덕 주로는 보통 4%의 경사로로 만들어지나 트레드밀을 사용할 경우에는 10%로 두고 경주마를 뛰게 하면 된다. 트레드밀을 사용할 경우 오롯이 트레드밀만 하게 되므로 일반 언덕주로보다 높은 경사도를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트레드밀로는 심폐기능이 좋아지는 효과는 얻을 수 있어도, 달리기 능력 등 다른 효과에서는 떨어진다. 달리는 능력을 얻게 하기 위해서는 직접 뛰게 해야 한다.
Q. 트레이닝으로 강한 말을 만들 수 있다고 했는데, 스피드만 빠른 말들이 있다. 기수가 하자는 대로 가지 않고 무조건 내달리는 선행마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생각해보면 선행마들도 능력 있는 말들이다. 일본에 ‘미호노브루봉’이라는 경주마가 있다. ‘미호노브루봉’은 단거리 적성이었으나 언덕 주로로 지구력을 길러 일본 그랑프리 대회에서 우승했다. 그랑프리 대회 영상을 보면 ‘미호노브루봉’은 선행으로 시작해 그대로 결승 주로까지 들어왔다. 무조건 튀어나가는 말들은 지구력을 키우면 된다.
Q. 지구력이 높다고 말할 수 있는 지표는 무엇인가.
A. 최대 산소 섭취량이다. 운동할 때 산소를 많이 소비하면 지구력이 높은 것이다. 트레이닝을 하게 되면 심장이 커지는 데, 이에 따라 최대 산소 섭취량도 많아진다.
Q. 심장의 크기가 클수록 강한 말인가.
A. 이는 맞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강한 말인데 작은 심장을 가진 경우는 없다. 강한 말들의 심장 크기를 나중에 알아봤을 때 그들의 심장은 모두 컸다. 심장이 크면 확실히 심폐기능이 뛰어나다. 보통 서러브레드 심장 무게는 몸무게의 1%를 차지, 약 5kg 정도의 무게다. 일본 최강마 중 하나인 ‘티엠오페라오’의 심장 무게를 나중에 측정한 결과, 약 7kg 정도의 무게가 나갔다. 몸무게와 비교해 심장의 무게가 얼마나 나가는 지가 중요하다.
Q. 운동생리학적으로 접근하면 좋은 경주마를 만들기 위해서는 심장을 크게 만들면 된다, 이렇게 받아들여도 되는가.
A. 그렇다. 말 심장을 크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흔히 ‘스포츠 심장’이라고 말하듯, 트레이닝을 하면 심장도 커진다. 트레이닝을 강하게 했을 때 무산소 운동이 일어나며, 무산소 운동을 하며 전력 질주를 하면 심장도 강하게 된다. 우선 전력 질주를 할 수 있도록 지구력을 키워야 하며 이후에는 좋은 컨디션에서 좋은 조교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Q. 조교 관찰 중 ‘타임조교’에 대해 말했다. 타임조교란 무엇인가.
A. 조교할 때 펄롱 단위로 시간을 기록하는 것이다. 수치를 기록하기 때문에 나중에도 ‘이날은 이렇게 조교했구나’하고 전체적인 조교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타임조교를 경마팬들과의 소통 방법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경마팬들이 조교사가 조교 지시를 어떻게 했는지 알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예를 들면 일본에서는 “오늘의 트레이닝은 16초다”라고 조교사가 지시를 내리면 트랙라이더들은 이에 맞춰 들어와야지 16초보다 너무 빨리 들어와도 안된다. 확실히 조교 지시에 맞춘다. 기록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좋은 조교를 만드는 데 일보 전진할 수 있다.
Q. 조만간 GPS를 가미한 위치추적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경주마 하나하나에 전자 칩을 심어 어느 빠르기로 언제 어느 지점에 들어왔는지 알 수 있다.
A. 굉장히 좋을 것 같다. 일본에서는 경마 잡지 기자들이 타이머로 체크하는데, 위치추적시스템을 사용하면 타임 측정 기록이 정확하고도 쉬울 것 같다.
Q. 강한 말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
A. 마사관계자들이 강한 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분위기다. 강한 말을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생리학을 도입해서도 본인과 경주마에 안 맞으면 다른 조교 방법을 시도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다양한 각도에서 노력해보고 시도해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운동생리학이 어려운 학문이기는 하지만, 한 사람이라도 시도해본다면 이를 본 누군가도 따라 실시해보게 되며 점차 시도해보는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Q. 히다카 육성목장장으로서 경주마의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브레이킹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
A. 말이 가지고 있는 능력에 따라 굉장히 다르다고 생각한다. 육성기에는 브레이킹을 통해 사람 말을 납득하고 트레이닝을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악벽이 생겨버리면 고치기가 어렵기도 하다. 일본에서는 1세 10월부터 트레이닝의 강도를 높이기 시작해 다음해 1, 2월달부터 강한 트레이닝을 시작한다.
Q. 경주마 컨디션을 체크하는 과학적 방법이 있는지.
A.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의 눈이지만, 근거로 할 수 있는 다양한 과학적 방법도 있다. 트레이닝을 시킨 후의 심박 수를 보고 어느 정도로 빨리 제 상태로 돌아왔는 지 보면 알 수 있다. 컨디션이 좋을 때에는 빨리 회복할 것이다. 피 검사로도 알 수 있다. 젖산의 농도가 높으면 피로 회복이 덜 됐다는 것을 뜻한다.
Q. 경주마의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좋을까.
A. 말의 행복은 정신적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좁은 패덕이라도 경주마들이 밖에 나와있다는 기분을 느끼면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트레이닝이 끝난 후 젖산을 체크하는 것도 무산소 운동이 일어났다는 지표가 되므로 젖산 수치에 따라 쉴지 안 쉴지를 결정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말 수영장에서 기분 전환을 시키는 것도 좋다.
Q. 일본과의 한국 경마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A. 한국 경마장에는 말이 참 많다. 기본적으로 일본 경마장에는 말이 별로 없다. 보통 트레이닝 센터나 개인 목장에서 트레이닝을 시킨 후 경마 출전 2주일 전에 경마장 마방에 입사한다.
Q. 렛츠런파크 부경을 방문해 조교 관찰, 마방 방문 등 다양한 경마 운영 시설을 다녀갔다. 이와 관련해 소감은 어땠는지.
A. 처음으로 렛츠런파크 부경을 방문했다. 렛츠런파크 부경은 좁은 데도 불구하고 오밀조밀 다양한 시설이 잘 운영되고 있다. 시설이 괜찮아 조교사 등 마사관계자들이 잘 이용하고 있는 것 같다.
Q. 렛츠런파크 부경의 개선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A. 가장 중요한 것은 마사관계자들의 ‘홀스맨십’이다. 강한 말을 만드는 것은 마사관계자들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이번에 마방을 둘러보며 전체적으로 굉장히 깔끔한 인상을 받았다. 부경 관계자들이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한면이라고 생각한다.
Q. <말산업저널>에서 ‘수의사 히라가의 경주마 운동생리학’ 칼럼을 연재 중이다. 칼럼을 보고 있는 독자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린다.
A. 제 칼럼을 봐주셔서 감사하다. 저의 칼럼은 경마를 사랑하는 경마팬 분들, 경마 관계자 등이 경마를 좀 더 과학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글이다. 제 칼럼을 통해 경마를 더욱 흥미롭게 즐길 수 있길 바란다.
부산= 황수인 기자
작 성 자 : 황수인 nius103@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