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라가 아츠시 JRA 히다카 육성목장장, 마사관계자 대상 경주마 운동생리학 강의 열어
히라가 목장장, “심박 수 측정은 트레이닝 강도 및 효과를 알 수 있는 중요 지표”

렛츠런파크 부산경남(본부장 고중환)이 7월 5일부터 8일까지 해외 말 운동생리 전문가인 히라가 아츠시 일본중앙경마회(JRA) 히다카 육성목장장을 초청했다. 이번 행사에 <말산업저널>은 창간 3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후원으로 참가했다. 히라가 목장장은 현재 <말산업저널>에 ‘수의사 히라가의 경주마 운동생리학’이라는 제목으로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최근 한국마사회는 경주마 역량 제고에 힘을 쏟고 있다. 한국마사회가 6월 경마유관단체에 발송한 ‘2016년 경마혁신 추진방안 주요 내용’에 따르면, 경주마 훈련 환경 개선, 국산마 육성조련 시설 확충 등을 통해 노후 훈련설비 및 장비 개선 등을 추진해 국산마의 능력을 제고하기 위해 도약하고 있다.

또한, 올해 하반기 일본 JRA 전문가를 초청해 자문을 거친 이후 2017년 제주목장에 실내 직선 주로를 설치하고, 2017-2018년에 장수목장에 실내 언덕 주로 설치를 추진할 예정이다.

언덕 주로 트레이닝은 히라가 목장장이 굉장히 중요시하는 트레이닝이다. 언덕 주로 트레이닝을 실시할 경우 경주마의 심폐기능을 높이고, 자세 교정을 돕는 등 일본에서는 효과를 본 경주마가 많다. 특히, ‘미호노브루봉’은 원래 단거리 적성이었음에도 언덕 주로 트레이닝을 통해 심폐기능이 좋아져 일본 그랑프리 경마대회에서 우승했다.

경마의 과학적 접근을 통해 경주마의 능력을 제고시킨다는 것은 흥미로운 부분이며, 최근 국제 경마의 트렌드이기도 하다. 많은 마사관계자들이 경마의 과학적 접근 중 하나인 경주마 운동생리학에 대해 알아주길 바라며, 강연회 일부를 지면에 게재한다.

<편집자 주>

경주마의 운동생리학 강의에 와준 모든 부경 마사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말씀 드린다. 이번 강의에서는 ‘경마는 어떤 스포츠인가’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우선, 펄롱(furlong)에 대해 설명한다. 1펄롱은 ⅛마일을 뜻한다. 1마일은 1609.34m고 정확하게 따지면 1펄롱은 201.168m이지만, 일본에서는 200m를 1펄롱이라 통용하고 있다. 조교사가 트랙라이더에게 ‘펄롱 20초’ 주파를 지시하기도 하는데, 이는 200m를 20초로 달리는 것을 뜻한다. ‘펄롱 20초’, ‘펄롱 10초’ 등을 펄롱타임이라고 하며, 펄롱타임은 운동강도의 지표로서 쓰인다.

지구력과 스피드는 여타 스포츠에서도, 경마에서도 빠뜨릴 수 없는 존재다. 이러한 중요한 존재인 지구력은 유산소 에너지 공급, 스피드는 무산소 에너지 공급을 통해 얻을 수 있다.

유산소 에너지 공급과 무산소 에너지 공급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물질(ATP) 구조도를 파악해야 한다. 유산소 에너지 공급은 안정 시부터 고강도 운동 전까지의 에너지 공급을 뜻한다. 에너지 생산 효율이 좋으며 지구력과 관계가 깊다. 유산소 에너지 공급이 좋다는 것은 심폐기능이 좋다는 뜻이다.

유산소 에너지 공급이 이뤄지다 강도 높은 트레이닝으로 일정 한도를 넘어서면 무산소 에너지 공급도 서서히 차지하게 된다. 스피드가 빠를수록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게 되는 데, 이 과정에서 당분해가 이뤄지며 젖산이 축적된다.

경마는 힘든 스포츠이므로 유산소 에너지 공급과 무산소 에너지 공급 모두가 사용된다. 높은 강도일수록 무산소 에너지 공급이 전체 에너지에서 차지하는 양이 많아진다.

그렇다면 지구력이란 무엇일까. 우리가 달리기 시작하면 금방 숨이 차게 된다. 숨이 차는 것은 ATP를 만드는 산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산소를 소비하는 능력은 지구력과 직결된다. 이에 지구력을 파악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지표는 ‘최대 산소 섭취량’(VO₂max)이 된다. 최대 산소 섭취량의 수치가 높은 것이 지구력이 높은 것이다. 평균 최대 산소 섭취량은 160~200㎖/㎏/min이다.

운동 강도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혈중젖산농도’가 유용하다. 낮은 강도의 트레이닝에서는 무산소 에너지 공급이 거의 이뤄지지 않아 젖산이 축적되지 않기 때문이다. 피 검사를 했을 때 일정 강도부터는 약 4mmol/ℓ의 젖산이 축적된 것을 볼 수 있으며 높은 강도의 트레이닝에서는 10mmol/ℓ/분 이상의 젖산 축적을 보인다.

‘심박 수’도 운동 강도를 평가하는 데 매우 유용한 지표다. 사람도 달리기를 할 때 심박 수가 증가하는 것처럼 말도 심박 수가 증가하며, 주행스피드가 빨라질수록 이는 점차 증가하게 된다. 하지만 심박 수가 무한정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심박 수를 측정하면 피 검사를 하지 않고도 젖산 농도를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심박 수가 200~210회/분 정도부터 젖산이 축적되며 최대 심박 수는 220~230회/분이다.

심박 수를 통해 트레이닝의 효과도 파악할 수 있다. 과거 기록한 심박 수와 과거와 비슷한 환경과 조건에서 트레이닝 이후의 심박 수를 비교해보면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서러브레드는 동물계 굴지의 달리기 선수다. 서러브레드가 더욱 달리기를 잘하게 하기 위해서는 지구력과 스피드 어느 것 하나도 놓칠 수 없다. 이를 위해서는 트레이닝의 강도와 효과를 실제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낮은 강도로 트레이닝이 이뤄질 경우, 유산소 에너지 공급으로만 ATP 공급이 행해진다. 높은 강도로 트레이닝이 이뤄지면 점차 무산소 에너지 공급이 전체 에너지 공급에서 비율을 차지하게 된다. 무산소 에너지 공급의 정도는 혈중젖산농도와 심박 수를 통해 파악할 수 있다. 트레이닝 받고 있는 경주마가 어느 정도의 강도에서 힘들다고 느끼는 지 실제적 수치를 통해 알 수 있다.

부산= 황수인 기자

▲에너지 물질(ATP) 구조도. 초록색이 유산소 에너지 공급, 빨간색이 무산소 에너지 공급.

▲경주마를 트레드밀에서 달리게 한 후 산소섭취량을 파악하고 있다.

▲렛츠런파크 부경이 7월 5일부터 8일까지 히라가 아츠시 JRA 히다카 육성목장장을 초청했다. 7일 이뤄진 마사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경주마 운동생리학 강의에는 많은 참석자들이 몰렸다.

작 성 자 : 황수인 nius103@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