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도 변화와 호흡 순환 기능~

주로의 경사도가 높아질수록 호흡 순환 기능에 걸리는 부하가 증가하는 것은 쉽게 상상할 수 있지만, 주로 기울기 차이로 호흡 순환 기능에 걸리는 부하의 정도가 얼마나 다르게 되는지 야외 언덕주로를 사용해 평가하기는 어렵다. 경사도가 서로 다른 코스가 야외에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고, 야외에서 측정하는 호흡 순환 기능의 지표도 한정되기 때문이다.
　
경사도가 다른 오르막을 달릴 때의 호흡 순환 기능을 평가 및 비교하기 위해서는 경사도 설정을 쉽게 다르게 바꿀 수 있는 트레드밀이 큰 도움이 된다. JRA종합연구소에 트레드밀이 도입된 시기는 1992년 12월로, 그 이듬해에 트레드밀의 경사도를 변화시켜(0%·3%·6%·10%, 4종류) 주행 노면의 경사도 차이가 주행 중 서러브레드의 호흡 순환 기능에 미치는 영향 평가를 실험했다. 앞으로 오르막 주행 시 호흡 순환 기능의 특징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고자 한다.

[그림 1] 트레드밀을 이용하는 운동부하시험. 산소섭취량을 비롯해 분당 환기량과 1회 환기량 등을 측정, 경사도 차이가 주행 중의 호흡순환기능에 끼치는 영향을 평가했다.

■경사도 변화와 산소 섭취량

위 실험에서는 산소 섭취량을 비롯해 1분당 폐에 들어오는 공기량인 ‘분당 환기량’, 한 번의 호흡으로 폐에 들어오는 공기의 양인 ‘1회 환기량’, 1분당 호흡수 및 심박수 등을 측정해 경사 차이가 주행 중 호흡 순환 기능에 미치는 영향 평가를 실험했다. (그림 1)

산소 섭취량은 주행 스피드에 비례하며 증가한다. 그림 2에서 보듯, 0%·3%·6%·10% 어느 경사도에서도 스피드가 빨라질수록 그에 비례해 산소 섭취량이 증가한다. 한편, 0%부터 3%, 6%, 10%로 경사도가 점차 높아짐에 따라 산소 섭취량도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초속 10m로 달리고 있는 경우 0% 경사도에서는 산소 섭취량이 약 90㎖/kg/min였으나 3%에서 약 120㎖/kg/min, 10%는 약 160㎖/kg/min이 된다.

물론 운동 강도가 높아질수록 그만큼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므로 에너지 생성을 위한 땔감인 산소 요구량도 늘어난다. 산소 요구량 증가는 근육의 활동 상태를 관찰하면서 알 수 있다. 근육의 활동상태를 근전도로 기록하면 같은 속도로 경사가 높아짐에 따라 근육의 활동량이 많아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는 오르막 주행이 같은 속도라면 더욱 에너지 소비가 많은 주행, 연비가 나쁜 운동임을 의미한다. 자가용이라면 연비가 나쁜 오르막 주로의 주행은 추천하지 않지만, 운전연수 중에는 교육의 일환으로 해보면 좋을 것이다.

[그림 2] 산소섭취량은 주행스피드가 빨라질수록 그에 비례해 증가한다. 경사가 0%, 3%, 6%, 10%의 경우라도, 주행스피드가 빨라지면 그에 비례해 산소섭취량이 꾸준히 증가하게 된다. 한편, 경사가 0%에서 3％→6％→10％로 증가하면서 산소섭취량도 꾸준히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초속 10m로 달릴 경우를 놓고 비교했을 때, 0%에서는 약 90ml/kg/min의 산소섭취량을, 3%에서는 약 120ml/kg/min, 10%에서는 약 160ml/kg/min을 보인다.

■ 경사도의 변화와 환기

산소 섭취량의 증가는 폐에서의 공기 흡수, 즉 환기가 항진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한 번의 호흡으로 몸에 혼입되는 공기의 양인 1회 환기량에 1분당 호흡수를 곱하면 분당 체내에 들어오는 공기의 양, 분당 환기량을 구할 수 있다(분당 환기량=분당 호흡수×1회 환기량). 분당 환기량은 초속 10m로 0% 경사를 달릴 때는 약 1200ℓ였으나 10% 경사를 달릴 땐 약 1700ℓ까지 증가했다.

전력 질주 시의 호흡은 1회 보폭에 한 번 이뤄진다. 분당 호흡수는 0% 경사를 달리고 있을 때와 10% 경사를 달릴 때와 비해 거의 차이가 없었다. 전에 말한 것과 같이, 분당 환기량은 1회 환기량과 분당 호흡수의 곱셈으로 구해진다. 호흡수는 경사도가 변화해도 거의 변하지 않기 때문에 경사도가 0%에서 10%로 변화할 때 1분 동안 환기가 증가한 것은 주로 1회 호흡량 증가에 기인하는지 알 수 있다. 즉, 경사가 심한 오르막을 달리고 있을 때 같은 속도에도 1회 호흡량이 증가한다.

같은 속도로 달리고 있어도 경사가 심한 주로를 달릴 때 1회 환기량이 증가하는 것은 필요 에너지의 양이 많기에 따라 다르지만 내장 피스톤설(1회 보폭에 1회 호흡이 일어나는 메커니즘 중 하나)도 관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연재에서 쉽게 접하게 하고 싶다.

(경마북 2009.8.2호 게재)

감수 = 한국마사회 말산업연구소 최귀철 박사
번역 = 황수인 취재 기자

히라가 아츠시

現 일본중앙경마회(JRA)의 히다카 육성목장 목장장이자 수의사·수의학박사. 1988년 경주마종합연구소에 들어간 이후 말의 운동생리학을 연구해오고 있다.


작 성 자 : 황수인 nius103@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