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막 주행 과학~

‘오르막을 오른다’는 언덕 주로의 가장 큰 특징을 운동생리학적 의미로 생각해보자. 우리는 오르막을 오르는 것이 평지를 걷는 것보다 훨씬 힘들다고 느끼지만, 다람쥐 등 작은 동물들은 아무런 어려움 없이 나무를 올라가는 것처럼 보인다.

평지를 걸을 때도 에너지가 필요하나, 오르막을 오를 때는 그 외의 다른 에너지인 ‘위치에너지’도 필요하다. 무게 1kg의 물체를 1m 높이까지 들어 올릴 때 필요한 에너지는 9.8J(줄)이다. 이는 2.34의 열량이 필요하다. 이 열량을 얻기 위해서는 화학적으로 약 0.5㎖의 산소 소비가 필요하다. 동물의 근육에서 에너지가 생성될 당시의 변환 효율이 20%라면, 동물 체중 1kg을 1m까지 끌어올리는 데 필요한 산소량은 2.5㎖ 정도가 되는 셈이다. 여하튼, 체중 1kg을 같은 높이까지 끌어올리는 데 필요한 에너지양은 지구에서 사는 한 큰 동물이든 작은 동물이든 같다.

[그림 1]에조 줄무늬 다람쥐. 체중은 100g 미만으로 나무 타기의 명수다.

■ 몸의 크기와 오르막

하지만, TV에서도 자주 볼 수 있듯이 몸이 작은 다람쥐(그림 1)는 나무에 오르는 것도 내려가는 것도 쉬운 것처럼 보인다. 한편, 나무타기에 능한 큰 동물이라고 하면 곰이 떠오르지만, 모든 곰이 나무를 잘타는 것도 아니다. 예를 들어, 아메리카 흑곰(평균 체중 100~200kg)과 반달가슴곰(50~150kg)은 비교적 나무를 잘 타나 알래스카 등에 서식하는 그리즐리 곰(300kg 이상)은 보통 나무를 타지 않는다. 아무래도 체중의 영향을 받는 듯하다. 그렇다면, 작은 동물이 왜 큰 동물보다 나무를 쉽게 탈 수 있으며 쉽게 언덕을 오르는가. 슈미트 닐슨 박사의 ‘Animal Physiology: Adaptation and environment 5th edition’ (저자 Knut Schmidt-Nielsen, 동물생리학: 환경과 적응 제5판)에 명쾌한 설명이 있다.

대답은 비교적 간단하다. 쥐와 말을 예로 들면, 무게가 30g밖에 안 되는 쥐는 1,000kg 정도 나가는 말에 비해 안정하고 있을 때의 대사율이 체중 1kg당 약 15배 높다. 즉, 1kg의 체중을 수직으로 잡고 있는 데 필요한 에너지는 몸이 큰 동물도, 작은 동물도 같다. 이 때문에 수직 방향으로 몸이 올라가는 데 필요한 에너지의 증가분은 체중이 1,000kg 말보다 30g의 쥐는 상대적으로 15분의 1로 끝나는 셈이다.

많은 동물 종의 운동 시 산소섭취량을 측정한 하버드 대학의 테일러 박사 연구에 따르면 체중 30g의 쥐는 경사각 15°의 오르막을 올라갈 때, 평지를 달리고 있을 때, 경사각 15°의 내리막길을 내려갈 때의 산소섭취량을 비교하면 거의 차이가 없다. 한편, 체중 17kg의 침팬지는 같은 조건에서 비교할 경우, 오르막을 오를 때는 평지를 이동하는 것에 비해 약 2배의 산소 소비가 필요하다. 또한, 1시간에 2km의 수직 이동을 위해 쥐의 산소 소비 증가는 23% 정도에서 끝나지만, 침팬지는 189%(2배미만), 말은 630%(6배 이상)의 산소 소비가 필요하다.

[그림 2]에이든 오브라이언 조교사의 조교 거점인 배리도일 트레이닝 센터의 프런트 갤럽 코스.

■ 언덕 주로의 경사

방금 테일러 박사의 실험에서는 경사각도 ‘15°’를 이용했다. 15°는 각도기로 쉽게 측정할 수 있는 각도다. 수직인 90°는 말할 필요도 없지만, 30°를 넘는 경사는 상당한 급한 비탈이다.

한편, 경주마가 이용하는 언덕 주로는 경사각도(°) 대신 퍼센트(%)로 표시하는 경우가 많다. 이 퍼센트 경사를 알기 쉽게 설명하면, 예를 들어 3% 경사는 100m를 달렸을 때 3m를 올라간다. 이와 같은 원리로 10% 경사란 100m를 달렸을 때 10m를 올라간다. 방금 테일러 교수가 이용한 경사각도 15°를 %로 고치면 대략 27% 경사가 된다. 상당히 급한 비탈이다. 덧붙이자면, 3% 경사를 경사 각도로 고치면 약 1.72°이며, 4% 경사는 약 2.31​​°다. 경사를 나타내는 경우는 각도(°)와 퍼센트(%)를 혼동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경주마가 훈련에 이용하는 언덕 주로의 경사는 대체로 3~4% 경사다. 왜 이 정도의 경사를 사용하게 되었는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아일랜드와 영국 구릉지의 자연적 경사를 이용해 트레이닝을 실시한 결과, 3~4% 정도의 경사 코스가 가장 사용이 편리하다고 판단해 사용되게 된 듯하다(그림 2).

(경마북 2009.7.12.호 게재)

감수 = 한국마사회 말산업연구소 최귀철 박사
번역 = 황수인 취재 기자

히라가 아츠시

現 일본중앙경마회(JRA)의 히다카 육성목장 목장장이자 수의사·수의학박사. 1988년 경주마종합연구소에 들어간 이후 말의 운동생리학을 연구해오고 있다.

작 성 자 : 황수인 nius103@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