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닝과 심장~

　지난 연재에서 지구력의 지표인 최대산소섭취량(VO₂max)은 트레이닝으로 향상되지만 같은 기간 방목지에서의 자율운동만으로 보냈던 말은 VO₂max가 증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1). 트레이닝을 받은 적 없는 서러브레드를 볼 기회는 거의 없기 때문에 트레이닝 하지 않은 서러브레드의 몸매는 어떤 의미로는 신선했다. 황소 같은 체형이며, 확실히 평소 보는 서러브레드 경주마와는 크게 달랐다. ‘서러브레드 경주마의 체형은 트레이닝의 산물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체형뿐 아니라 서러브레드의 엔진이라고도 할 수 있는 심장은 트레이닝으로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인가.

[그림1] 설원의 방목지에서 뛰노는 서러브레드 육성마들. 꽤 운동량이 될 것처럼 보이나 역시 방목지에서 자율적으로 운동하는 것만으로는 경주마로서 필요한 체력을 얻을 수는 없다.

■ 트레이닝과 서러브레드의 심장 무게

　보통 동물의 심장 무게는 체중의 약 0.6%이지만 서러브레드는 적어도 체중의 1% 정도로, 보통 체중 500kg의 서러브레드 심장의 무게는 최소 5kg 정도이다. 이전 JRA경주마종합연구소에서 조사한 성적에 따르면, 트레이닝 하지 않은 말들의 심장의 평균 무게는 4.1kg으로 체중의 약 0.94%였던 반면, 트레이닝한 말들은 평균 4.8kg, 체중의 약 1.1%였다. 이것은 다른 동물에 비해 원래도 컸던 서러브레드의 심장이 트레이닝을 통해 더욱 커졌다는 것을 반증한다. 이 현상은 일반적으로 ‘스포츠 심장’이라고 하며, 서러브레드의 심장은 스포츠 심장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전 소개한 것처럼 최근의 최강마 중 1마리인 ‘티엠오페라오’의 심장은 심장 초음파 검사 등에서 얻어진 각종 측정에서 심장의 무게는 7kg 가까웠다. 당시의 체중에서 체중의 1.5%를 넘는 큰 심장이었다. 유명 경주마의 심장 무게의 실측치가 보고되는 것은 드문 옛날에는 ‘이클립스(Eclipse)’의 심장이 6.4kg이었다는 내용이 문헌에 언급되어있다. 또한 2008년에 발간된 말의 운동생리학 교과서(Equine Exercise Physiology: The Science of Exercise in the Athletic Horse)에 따르면, ‘이지고어(Eagy Goer)’의 심장은 6.8kg이었다. 역시 유명한 경주마 심장은 능력만큼이나 크다.

■ 심박수와 자율신경

　동물의 체중과 휴식 심박수 사이에 일정한 관계(수식)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식에서 체중 500kg 서러브레드의 휴식 시 심박수를 계산하면 약 50회/분이 된다. 그런데 서러브레드 경주마의 경우 안정 시 심박수는 30~40회/분 정도 인 것이 많은 수식에서 예상되는 평균적인 수치보다 분명히 적다.

　동물의 심장 자극전도계의 작용에 의해 자동으로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여 전신에 혈액을 펌프 펌프로 일하고 있지만, 외부에서도 실로 여러 가지 조절을 받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자율 신경에 의한 조절이다.

　심장은 교감 신경과 부교감 신경이라는 두 개의 자율 신경에 의해 이중 지배를 받고 있다. 이 두 가지 자율 신경의 기능은 서로 길항적이며, 대략적으로 말해 교감 신경은 심장을 촉진하고 부교감 신경은 심장에 억제적인 기능을 보인다. 심박수에 관해서도 교감신경은 심박수를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부교감신경은 심장 박동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 트레이닝과 서러브레드의 심박수

　트레이닝을 하면 안정 시 심박수가 감소하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2세 10월까지 보통 트레이닝한 말과 방목만 하고 트레이닝 하지 않은 말을 비교했을 때 트레이닝 한 말은 안정 시 심박수가 떨어지고 있었지만, 트레이닝 하지 않은 말은 안정 시 심박수가 그다지 감소하지 않았다. 또한 부교감 신경활동을 나타내는 HF파워라는 수치는 트레이닝을 하였던 말들에서 650정도였던 반면, 트레이닝 하지 안했던 말들은 300이 넘는 정도로 트레이닝을 한 말에 비해 분명히 낮았다.

JRA 육성마의 10년 전 데이터에서도 흥미로운 연구 성과를 얻을 수 있다. 1세 12월부터 2세 4월까지 V200(심박수가 200회/분이 되는 주행속도)이 향상된 말들 즉, 트레이닝 효과가 있었던 말들에서는 안정 시 심박수는 분명히 적어졌다. 한편, 트레이닝 효과가 별로 없었던 말들인 V200이 별로 변하지 않은 말들의 안정 시 심박수는 거의 줄어들지 않았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여 안정 시 심박수가 줄어든 말들의 부교감 신경활동은 더 항진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러브레드 경주마의 안정 시 심박수가 적다는 것은 조교에 의해 부교감 신경 활동이 항진하기 때문이라고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지만, 연구에 의해 확실히 증명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전 ‘티엠오페라오(T. M. Opera O)’의 3시간에 걸쳐 기록한 안정 시 심박수는 평균 만 25회/분이었으며 HF파워 값은 6000에 가까운 매우 높은 값이었다.

(경마북 2009.04.19 게재)

감수 = 한국마사회 말산업연구소 최귀철 박사
번역 = 황수인 취재 기자

히라가 아츠시

現 일본중앙경마회(JRA)의 히다카 육성목장 목장장이자 수의사·수의학박사. 1988년 경주마종합연구소에 들어간 이후 말의 운동생리학을 연구해오고 있다.

작 성 자 : 황수인 nius103@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