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러브레드의 근섬유 분류~

서러브레드의 골격근을 조직한 각각의 근섬유는 수축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신진대사로 크게 나누면 3종류의 근섬유, 즉 유형 Ⅰ, 유형 Ⅱ의 A형, 유형 Ⅱ의 X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그림 1). 각각의 특징을 쉽게 설명하자면 유형 Ⅰ은 수축 속도가 늦지만, 천천히 피로해지는 근섬유다. 유형 Ⅱ의 X는 수축 속도는 매우 빠르나 피로해지기 쉬운 근섬유이다. 반면 Ⅱ의 A형은 수축 속도가 빠른 데다 쉽게 피로해지지 않는다. 유형 Ⅰ은 지근(遲筋), 유형 Ⅱ는 속근(速筋)이다.
　
근섬유를 분류할 때, 이상 쓴 유형 Ⅰ, 유형 ⅡA·ⅡX 등의 기재법 외에도 다른 용어가 있다. 예를 들어, 유형 Ⅰ은 SO(Slow-twitch, Oxidative: 지근섬유의 산화 활동) 등으로도 쓰인다. 마찬가지로, ⅡX형은 FG(First-twitch, Glycolitic: 속근섬유의 해당 활동) ⅡA형은 FOG (First-twitch, Oxidative-Glycolytic: 속근섬유의 산화 및 해당 활동) 등으로 쓰인다. 근수축에 필요한 ATP가 만들어지는 방법이 산화(유산소)이냐, 해당(무산소)이냐에 따라 피로도가 결정되는 셈이다.

지난 연재에서도 말했지만, 서러브레드의 근섬유 분류에 관련한 오래된 자료에서는 말 근섬유를 유형 ⅡB이라고 지칭하기도 하나, 이 연재에서는 유형 ⅡX라 칭한다. 최근에는 유형 ⅡX라고 통일하는 것이 추세다.

[그림1] 미오신 염색성에 따른 근섬유 분류. 이 그림을 보면 가장 어둡게 보이는 것이 유형 Ⅰ 섬유, 가장 희게 보이는 것이 유형 ⅡX 섬유다. 중간 색을 띄는 것이 유형 ⅡA 섬유다.

■ 서러브레드의 중둔근

서러브레드는 총 200개 이상의 골격근을 갖고 있지만, 지금까지의 연구 중 중둔근이 근섬유 조성 조사가 가장 잘 돼있다. 중든근은 추진력 생성의 주도 근육이다.

서러브레드 중둔근의 근섬유 조성 특징을 봤을 때, 유형 Ⅱ의 비율이 높다. 즉, 서러브레드는 기본적으로 속근 섬유의 비율이 매우 높은 동물이다. 2세 봄까지 훈련을 쌓은 서러브레드 중둔근의 근섬유 조성은 유형 Ⅰ 11.7%, ⅡA형 47.3%, ⅡX형 41%였다. 골격근은 트레이닝과 휴양의 영향을 받기 쉬운 조직 중 하나다. 근섬유 조성 평가에 있어 말의 훈련 상태 등을 염두에 넣을 필요가 있지만, 다른 연구자의 보고와 비교해봐도 대체로 유사한 수치를 보인다.

1/4마일(쿼터 마일: 약 400m) 경주에 사용되는 쿼터호스(Quater Horse)는 서러브레드보다 순발력에 뛰어난 근섬유가 조성되어 있다. 한편, 지구력 경주에서 자주 쓰이는 아랍종은 서러브레드보다 체력 면에서 강한 근섬유가 조성돼있다.

[그림2] 서러브레드의 전신 근육의 근섬유 조성. A의 위쪽에 표시된 뒷다리 근육들은 순발력이 뛰어난 유형 ⅡX 섬유의 비율이 높으며 B의 위쪽에 표시된 앞다리 근육들은 비교적 지구력이 뛰어난 유형 ⅡA의 비율이 높다. 이것으로 뒷다리의 추진력이 일어나면 앞다리에서는 지지하는 방향으로 서러브레드가 주행하는 메커니즘을 알 수 있는 근섬유 조성이라 할 수 있다.

■ 서러브레드 전신 근육의 근섬유 분류

서러브레드의 중둔근 이외의 근육의 근섬유 조성은 어떻게 되어 있는지를 분석한 JRA 경주마연구소의 연구 성과에 따르면, 분석한 전신 대부분의 근육에서 ⅡA형 섬유의 비율이 높고, 서러브레드는 중둔근뿐만 아니라 전신으로도 수축 속도가 빠르고 게다가 지구력이 뛰어난 근섬유 조성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진력 발휘에 크게 기여하는 뒷다리의 근육은 평균적으로 유형Ⅱ 섬유 중에서도 X형 섬유의 비율이 높았다. 뒷다리의 근육은 해당계 대사에 뛰어나 스프린트 능력을 발휘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특성이 있다. 반면, 체중을 지탱 기능이 강한 앞다리 근육은 유형Ⅱ 섬유 중에서도 산화계 대사에 좋은 섬유, 즉 A형의 비율이 높은 특성이 있었다. 또한, 척추 등의 몸통 근육의 근육 섬유 조성은 뒷다리와 유사하나, 근섬유 중 효소에 대해서는 산화 활동을 하는 효소의 활성도 높았다. 무거운 몸통을 지지하고 주행 시 다리의 동작에 적응한 결과라고 추측된다. 머리와 경부(頸部)의 호흡 관련 근육은 유형Ⅰ 섬유의 비율이 높고, 지구력이 뛰어난 특성이 있었다.

서러브레드가 달리고 있을 때, 추진력 발휘에 뒷다리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앞다리는 뒷다리가 만들어 낸 추진력을 받아 조종하는 메커니즘을 근섬유 조성의 측면에서 지원하는 데이터를 나타내고 있다.

골격근의 근섬유 분류에서 보면, 서러브레드는 속근섬유의 비율이 높은 동물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서러브레드의 지구력은 높다. 그 비밀은 분명히 수축 속도가 빠른 데다 피곤함을 쉽게 느끼지 않는 ⅡA형 섬유의 비율이 높기 때문일 거다.

(경마북 2010.3.28.호 게재)

감수 = 한국마사회 말산업연구소 최귀철 박사
번역 = 황수인 취재 기자

히라가 아츠시

現 일본중앙경마회(JRA)의 히다카 육성목장 목장장이자 수의사·수의학박사. 1988년 경주마종합연구소에 들어간 이후 말의 운동생리학을 연구해오고 있다.

작 성 자 : 황수인 nius103@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