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러브레드의 골격근 ~

■ 물질의 비중

형태학적으로 봤을 때, 동물의 근육은 크게 3종류로 분류할 수 있다. 그 중 하나는 횡문근으로,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근세섬유에서 횡문(가로 줄무늬)를 볼 수 있다. 자신의 의지로 움직일 수 있는 수의근이다. 나머지는 심근과 평활근이다. 심근는 구조적으로 횡문을 볼 수 있으나, 자의적으로 움직일 수 없는 불수의근이다. 평활근은 내장 등을 구성하는 근육으로 횡문근은 보이지 않는다. 물론 불수의근이다.
　
횡문근의 대부분은 ‘골격근’이 차지하고 있다. 골격근이란 뼈에 붙은 근육으로, 실제 운동에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우리가 보통 근육이라고 말할 때, 골격근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횡문근 내에는 골격근 외에도, 피근과 관절근이 있으나 차지하고 있는 비율은 적다. 피근은 말 그대로 피부 바로 아래에 있으며, 피부 운동과 긴장을 위해 일한다. 평상시 피근이 사용되는 경우는 파리가 피부에 앉았을 때 피부를 부르르 떨어 쫓아버리는 때다.

■ 근육 수축의 구조

수많은 단백질은 근육을 구성하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으며, 근육 수축을 할 경우에는 미오신과 액틴이라는 단백질이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노벨상 수상자인 알버트 센트 조르지 박사(Nagyrápolti Szent-Györgyi Albert)는 60여 년 전 근육 수축과 관련해 미오신과 액틴, 이온, ATP의 상호 작용으로 이뤄진다고 저서에서 밝힌 바 있다. 이후 근육 수축은 미오신이 굵은 필라멘트를, 액틴이 가느다란 필라멘트의 역할을 맡아 활주(滑走)가 일어난다는 ‘미끄럼설’이 제기됐다.

현재 근육 수축에 관해 다음과 같은 설명이 있다. 우선, 신경 자극에 의해 근섬유의 세포막이 흥분하면 근육 세포 안에 있는 근소포체에서 칼슘이온(Ca2+)이 방출된다. Ca2+의 작용으로 미오신과 액틴의 상호 작용이 일어나며, 미오신의 일부가 ATP 분해 효소로 일해 ATP를 분해한다. 이때 유리되는 에너지는 액틴 필라멘트가 미오신 필라멘트 사이에 미끄러져 들어가며 현상이 일어난다. 실제로는 더 복잡한 현상이지만 미오신과 액틴, Ca2+와 ATP의 상호 작용과 다름없다. 근소포체에서 방출되는 Ca2+가 근육 수축에서 하는 중요한 역할 메커니즘을 규명한 사람은 일본의 故 에바시 박사다. 노벨상을 받을 수도 있었던 대발견이다.

■ 근섬유 분류

한마디로 근육이라고 해도 외관의 색으로 보아 빨간 근육도 있고, 흰 근육도 있다. 물고기로 말하면, 참치의 근육은 빨갛고 넙치나 농어의 근육은 하얗다. 참치의 근육이 빨간 것은 산소를 결합하는 단백질인 미오글로빈(빨강)이 많고, 게다가 모세 혈관의 분포가 많기 때문이다. 산소의 이용률이 풍부하기 때문에 지구력이 높은 근육이다. 색상이 붉기 때문에 적색근이라고도 한다. 한편, 백색근은 미오글로빈도 적지만 혈관의 분포도 적다. 순발력이 뛰어난 근육이며, 색에서 비롯해 백색근이라 불린다.

근섬유는 수축 특성(수축 속도가 빠르거나 느리거나)이나 신진대사 특성(에너지 생산이 산화 또는 해당활동) 등에 의해 일부에 분류된다. 근육 섬유중인 미오신의 특성의 차이에 의해근육 섬유를 조직 화학적으로 유형 I, 유형 II A, 유형 II B의 3종류로 분류하는 방법이 1970년대부터 행해져 왔다. 유형 I 근섬유는 수축 속도가 느린 근육 섬유에서 이른바 ‘지근’ 으로 알려져 있다. 대사에서는 산화적으로 일하고 지구력이 풍부하나 피곤을 쉽게 느끼는 근섬유다. 한편, 유형 II 근섬유의 수축 속도가 빨라, 이른바 ‘속근’으로 알려져 있다. 그 중에서도 유형 IIB는 수축 속도가 매우 빠르지만 대사가 해당으로 일하기 때문에 순발력은 있으나 피로를 느끼는 근섬유다. 이에 대해 동일한 유형 II 이어도 유형 II A는 수축 속도가 빠른 데다, 대사적으로도, 산화적으로도 작동하기 때문에, 속근이면서 피로를 얻기 어렵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 말의 근섬유 분류

1990년대 들어 미오신의 성질을 더욱 상세하게 분석할 수 있게 되었다(미오신 중쇄 분자 분석). 그 결과, 쥐 등의 작은 동물의 골격근에서 미오신 중쇄 분자형으로 말하면, I·II a· II x·II B의 분자 종을 발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조직 화학적으로는 각 유형 I, 유형 II A, 유형 II X, 유형 II B로 분류되었다.

[그림 1] Gel 전기영동법으로 서러브레드의 골격근 중 3종류의 미오신 H사슬(MHC, Myosin H Chain) 분자종(分子種)이 검출됐다(MHC Ⅰ・Ⅱ a・Ⅱ x). 말에서는 유형Ⅱ b는 없으며 Ⅱ x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말의 골격근에서는 유형 II X의 미오신 분자 종이 표현되고 있지만, II B의 분자 종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서러브레드에서 기존의 조직 화학적 분류에서 유형 II B로 되어 있던 근육 섬유는 사실 유형 II X라고 부른 것이 좋다고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그림 1). 즉, 서러브레드의 골격근 조직 화학적으로 분류하면 기본적으로 유형 I, 유형 II A, 유형 II X의 3 종류로 크게 분류된다.

JRA 경주마종합연구소가 지금까지 감수 및 발행하는 서적과 자료 또는 기타 책 속에 서러브레드의 근섬유 분류 유형 II B라고 기술되어 있는 것이 종종 있으나, 이것은 최근 분류로는 유형 II X 섬유에 속한다. 실수하지 않도록 부탁한다.

(경마북 2010.3.7 호 게재)

감수 = 한국마사회 말산업연구소 최귀철 박사
번역 = 황수인 취재 기자

히라가 아츠시

現 일본중앙경마회(JRA)의 히다카 육성목장 목장장이자 수의사·수의학박사. 1988년 경주마종합연구소에 들어간 이후 말의 운동생리학을 연구해오고 있다.

작 성 자 : 황수인 nius103@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