렛츠런파크 부경, ‘강한 말 만들기 프로젝트’ 일환으로 해외 말 운동생리학 전문가 초청
히라가 아츠시 히다카 육성목장장, 트레이닝의 다양한 매뉴얼 제시
과학으로 접근한 경주마 트레이닝, 경주마 질 높이는데 도움 예상

렛츠런파크 부경에서 ‘강한 말 만들기 프로젝트’를 위해 초청한 해외 말 운동생리학 전문가의 방문이 8월 16일부터 19일까지 이뤄졌다. 이번 방문에서 일본 북해도 히다카 육성목장의 히라가 아츠시 목장장은 부경 맞춤형 트레이닝 방법을 제시했다.

이번에 초청된 히라가 히다카 육성목장장은 부경 방문이 2번째다. 지난 7월 초청에서는 말 관계자에게 운동생리의 이론을 강의하고, 맞춤형 트레이닝 방법을 마련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렛츠런파크 부경의 곳곳을 시찰했다.

▲관찰하고 기록하고…. 부경 맞춤형 트레이닝 방법을 내놓기 위해 히라가 목장장은 다양한 질문을 해 메모하고 사진을 찍으며 렛츠런파크 부경 곳곳을 시찰했다.

8월 방문에서 히라가 목장장은 렛츠런파크 부경의 맞춤형 트레이닝으로 △트레이닝 메뉴의 다양화 △워밍업 및 클린다운 중시 △타임조교 실시 △확실한 브레이킹 실시 등을 제시했다. ‘인터벌 트레이닝’을 통해 단조로운 트레이닝에서 벗어나 구보와 습보, 펄롱타임을 트레이닝 거리에 따라 적절히 배분하면 다양한 트레이닝이 가능해 말 또한 트레이닝으로 확실한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경마장에 들어오기 전 육성기에 확실히 브레이킹(기승순치)을 해놓아야 관리하기도 쉽고 좋은 말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인터벌 트레이닝에 대해서는 예시를 들어가며 설명했다. 인터벌 트레이닝은 한정된 주로에서 실시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두 개 주로를 쓰며 하는 트레이닝 방법을 예시로 들었다. 1300m 주로에서 속보 800m와 구보 800~1200m를 F17~18의 스피드로 1회차의 운동을 실시하고, 2000m 주로에서 2회차의 트레이닝을 습보 1600m를 F15~12까지의 스피드로 실행하는 예를 들며 하나의 트레이닝 방법을 제시했다.

트랙라이더의 기승술이 부족하다는 느낌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마구 사용은 최대한 안하는 편이 좋지만, 트랙라이더가 말을 확실히 컨트롤 할 수 없으면 악벽이 생기기 전에 사용하며 길들이는 것이 좋다고 추천했다. 말을 굉장히 잘 타는 사람들이 트랙라이더만 전담해 트레이닝을 해야하며, 관리사와 트랙라이더의 구분을 확실히 지었으면 좋겠다고 넌지시 이야기했다.

렛츠런파크 부경 관계자들에게 히라가 목장장은 초청에 대한 감사를 표하면서도 한국마사회에 대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트레이닝에 사용되는 주로가 3개밖에 없어 트레이닝 메뉴의 다양화가 실질적으로 어려우며, 트레이닝에 주어진 시간도 국제적으로 비교해도 너무 짧다고 했다. 효과적인 트레이닝을 위해서는 언덕 주로가 필요하며, 언덕 주로는 근처 산을 이용해 주로를 만들면 되기 때문에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했다.

말 관계자들은 일본중앙경마회(JRA)의 트레이닝을 굉장히 궁금해했다. 히라가 목장장은 현재 목장장으로 있는 히다카 육성 트레이닝 센터 시설과 함께 JRA의 트레이닝 주기에 대해 이야기했다. 히다카 육성 트레이닝 센터는 35명의 조교사가 전담, 1일 5백여 두가 트레이닝을 받는다. JRA에서는 1세 9월부터 2세 3~4월까지 육성 트레이닝 센터에서 트레이닝을 하며 2세 4월 이후 JRA 트레이닝 센터로 이동하고, 경마에 참가하는 것은 6월 이후부터 가능하다.

히라가 목장장은 이번 방문에서 어려운 이론 내용 때문에 말 관계자들의 참여도가 떨어질까 우려하는 말에, ‘1명 이상만 오면 된다’고 하며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1985년 릿토 트레이닝 센터에 언덕 주로가 생겼을 때, 단 3명의 조교사만이 관심을 가지고 트레이닝에 활용했다. 3명의 조교사들 점점 성적이 좋아지자 다른 조교사들도 언덕 주로 트레이닝을 활용하기 시작했다”며, “단 1명이라도 여러 트레이닝 방법을 시도해 보고 노력해 그것이 성과로 이어진다면, 다른 말 관계자들이 자연스레 따라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2차 방문 때에는 1차에서 히라가 목장장에게 질문을 던지거나 흥미를 보인 말 관계자들이 다시 참석해 인터벌 트레이닝을 도입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어떤 트레이닝이 좋을 지 재차 물었다.

결국 경주마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은 말 관계자들의 노력, 이라는 것이 히라가 목장장의 이야기였다. 히라가 목장장은 “과학적 접근 방법이 있어도 결국 말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것은 말 관계자의 눈이다. 항상 지켜보고 말에 대한 기본적 이해와 애착이 있어야 경주마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초청된 해외 말 운동생리학 전문가인 히라가 목장장은 일본중앙경마회(JRA) 소속으로, 1988년부터 경주마종합연구소에서 말 운동생리학을 연구해왔다. 말 과학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물로, 본지 〈말산업저널〉에도 칼럼 ‘수의사 히라가의 경주마 운동생리학’이 번역 연재돼 우리나라 마사관계자는 물론 경마팬들에게 ‘새로운 경마의 길’을 알리고 있다.

말 운동생리학은 운동선수인 ‘경주마’에 관해 운동생리학적으로 접근한 말 과학 분야다. 말에게 다양한 트레이닝을 시도하며 연구한다. 연구 결과를 통해 어떤 트레이닝을 거쳐야 ‘강한 말’이 될 수 있는지 방안을 제시해줄 수 있는 학문이다.

황수인 기자

▲히라가 목장장은 말에 관해 숙련된 눈을 갖고 한국 경마 시스템의 아쉬운 점을 짚어냈다. 히라가 목장장은 18일 안우성 부경 15조에 말의 체형을 보며 어떤 습성을 가지고 있고 어떠한 관리를 해야 하는지 추천했다. 사진은 안우성 부경 15조의 ‘트리플영광’을 보는 히라가 목장장.

▲히라가 목장장은 부경 관계자들에게 초청에 대한 감사를 표하면서도 한국마사회에 대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작 성 자 : 황수인 nius103@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