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RA, 외국인 기수 도핑검사 중 마약 성분 적발 사실 밝혀
한국경마의 선진화·국제화 위해 기수 도핑검사 도입 필요성 제기돼

최근 일본중앙경마회가 기수에 대한 도핑검사 양성반응이 있었음을 밝히면서 일본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기수에 대한 도핑검사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월 11일, 일본중앙경마회(JRA)가 약 2개월간의 단기 면허를 부여받고 활동하고 있던 멕시코 국적의 루이스 콘트레라스 기수가 도핑검사 중 마약 성분이 포함되어 있는 약물에 대한 양성반응이 적발되었다고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JRA에 따르면, 2월 6일 실시된 기수의 도핑검사 중 루이스 기수에게 채취한 표본에서 금지 약물인 옥시코돈이 검출되었으며 JRA는 10일 결과를 통보받았다고 전했다.

JRA 측은 기수 도핑검사를 실시한 이래 양성반응이 나온 것은 처음이며, 루이스 기수는 상벌위원회의 의정이 있을 때까지 기승정지처분을 받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JRA는 기수 도핑검사 제도를 2003년 4월부터 실시하고 있으며 연중 무작위로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기자회견에서 JRA 관계자는 “이번 도핑사건으로 현재 활동하고 있는 모든 기수를 대상으로 도핑검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검출된 옥시코돈은 일본 내에서 마약으로 분류되고 있어 경찰에도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에서 루이스 기수는 약물 입수 경로와 과실여부 등을 조사받을 예정이다. 루이스 기수는 JRA에서 단기 면허를 부여받은 이후 출전한 46회의 경주 중 2회 우승을 포함해 총 10회의 순위권에 들은 바 있다.

기수의 도핑검사 양성 반응이 알려지자, 일본 경마팬과 언론매체들 사이에선 이번에 검출된 옥시코돈이 치료용으로도 쓰이는 약물인 만큼 루이스 기수가 마약성분이 포함된 사실을 모르고 복용했던 것 아니냐는 추측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옥시코돈은 암 환자의 진통제로 주로 사용되고 있으며 의사의 처방만 있으면 치료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루이스 기수가 옥시코돈을 의사의 처방전으로 인해 합당하게 복용했다는 것이 인정될 경우 면책될 가능성은 크다. 하지만, 옥시코돈은 국제기준의 스포츠경기에서 대부분 복용이 금지되어 있어 ‘프로로서의 자각 부족’에 대한 비난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아직까지 기수에 대한 도핑검사를 시행하고 있는 경마시행체는 국제적으로도 적은 상황이다. 올림픽 정식종목인 승마 부문에선 국제승마협회(FEI)가 선수에 대한 엄격한 도핑검사를 실시하고 있는데, FEI에서는 수백 가지의 약물을 ‘PROHIBITED(절대 금지)’, ‘BANNED(금지하는)’, ‘CONTROLLED(관리하는)’ 3가지 단계로 분류하고 있다. 그중 옥시코돈은 BANNED 분류의 금지약물이다. 하지만 모든 승마경기에서 선수에 대한 도핑검사를 실시하는 것은 아니며 올림픽과 같은 국제대회에서만 한정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JRA에서의 도핑검사 양성반응 소식이 알려지면서 국내에서도 기수에 대한 도핑검사 제도가 하루 빨리 도입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비슷한 사건을 미연에 방지하고 한국마사회가 미국, 유럽 등의 경마선진국 수준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기수 도핑검사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마사회에서는 경주마 도핑검사는 경주 전후로 나누어 엄격히 하고 있지만, 기수에 대한 도핑검사는 기수가 개인적으로 신고하는 사전 신고제와 알코올 검사만을 실시하고 있다. 한국마사회 측에서는 기수 도핑검사에 대해 올해 내로 시행을 계획하고 있으며 시스템과 제도 면의 정비를 갖춘다면 빠른 시일 내에 기수 도핑검사가 실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마사회 도핑검사소 허만배 팀장은 “이번 사건은 ‘치료목적’으로 사용됐다는 것이 입증된다면 면책범위에 들어갈 수 있다. JRA에서 기수처분을 어떻게 할 지는 아직 기다려봐야겠지만, 이 일을 반면교사 삼아 한국마사회에서도 빠른 시일 내 기수 도핑검사를 실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멕시코 출신의 루이스 기수가 10일 JRA에서 실시한 도핑검사에서 금지약물 중 하나인 옥시코돈이 적발되어 논란을 빚고 있다. 사진은 루이스 기수가 JRA면허를 교부받은 후 첫승리를 장식하고 찍었던 기념사진.


작 성 자 : 황수인 nius103@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