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섭서디’ 세월의 흔적인가? 앞으로도 과중량이 관건일 듯

마명만 들어도 웬만하면 우승할 것 같은 ‘굿데이’와 ‘섭서디’가 지난 설휴장을 앞둔 경마에서 모두 입상에 실패했다.
더군다나 인기 순위 1위였던 이들이 연승식 배당도 지켜내지 못함은 더욱 아쉬움으로 남는다. 지난해 그랑프리 출전까지 기대됐던 이들이 부진했던 이유를 심층 분석해본다.
먼저 1월18일(일요일) 제10경주에 출전했던 ‘굿데이’는 출전마 중 가장 높은 60kg의 부담중량(핸디캡 방식)이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가장 수월한 편성이었기 때문에 입상 실패에 대한 우려는 갖기 힘들었다. 오히려 부담중량 면에서는 57kg을 부여받은 ‘누진도’와 ‘플라잉캣’이 상대적인 불리가 점쳐졌다.
레이스 전개는 추진과 함께 수월하게 선행에 나섰고, 1코너 중간 지점에서 ‘흑조비상’이 치고 나와 2코너 이후부터는 인코스 선입 전개를 펼쳤다. 그리고 4코너 선회시 다시 안쪽에서 선두권을 재탈환했고, 기세가 결승선까지 이어지는 듯 했지만 막판 ‘선주장수’, ‘달가네’, ‘누진도’등에게 덜미를 잡히며 결국 4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날 기록된 우승마 ‘선주장수’의 주파기록은 2분14초8이었고, ‘굿데이’는 2분15초5로, 경주로 상태라든가 레이스 흐름에 따라 주파기록은 달라지겠지만, 어쨌든 5번의 2000m 경주에서는 가장 느린 타임이었다.
이와 같은 ‘굿데이’의 부진에 대해 전문가들은 과중량에 의한 피로 누적과 낮아진 마필 위상을 꼽고 있다.
‘굿데이’가 58kg 이상의 고부담중량을 달기 시작한 때는 국산2군 시절이었던 2007년 10월(3세 후반)부터였고, 이후 1년 3개월 동안 그 이상의 부담중량으로 뛰어 왔다.
마령 중량보다 적게는 2kg, 많게는 3kg으로 장기간 동안 계속 뛰는 과정에서 피로는 쌓일 수밖에 없고, 특히 선행형 스타일이라 체력적인 부담은 더 따른다.
그래서 예전 같으면 상대마들도 ‘굿데이’를 인정(?)하는 가운데 레이스 전개를 펼쳤다면 최근에는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자기 플레이를 펼치기 때문에 ‘굿데이’로서는 더욱 전개가 어려워졌고, 맞물려 60kg의 부담중량과 함께 막판 덜미 잡히는 모습이 되풀이되고 있다.
연거푸 입상 실패로 시련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굿데이’, 그러나 국산 최정상급 마필로의 귀환을 의심하는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한편 1월17일(토요일) 제11경주에 출전한 ‘섭서디’에게서는 세월의 흔적이 엿보인다는 평가가 많다.
‘섭서디’가 가장 최근 우승을 거둔 지난해 9월 경주에서도 특유의 레이스를 압도하는 중반 선행이 아닌 결승주로에서의 추입력이었고, 이후 경주에서도 선행보다는 추입 쪽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어느 덧 9세마가 됐고, 부담중량은 그대로 과중량이기 때문에 이제는 일반경주도 예전처럼 호락호락하지 않는 상태가 않다.
그러나 지난 11월 경주에서 부담중량이 56kg으로 낮아지자 소위 “섭서디 기질”이 나온만큼 부담중량만 괜찮다면 전통 강호로서의 맹위는 계속 떨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대유 기자 dykim@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