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산업종사자의 자존심 깡그리 무너뜨린 조선일보의 '경마도박장' 보도

말산업종사자의 자존심 깡그리 무너뜨린 조선일보의 ‘경마도박장’ 보도

입력 : 2011.04.16 16:04

최근 조선일보가 한국마사회가 추진중인 서초 장외발매소 이전에 대해 의혹을 보도하면서 마필산업계는 물론 정치권에서까지 파문이 일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5일(화)「도심 주택가 한복판에 경마 도박장이라니…」라는 기사를 통해 부지의 원래 소유주인 A건설사는 1년 6개월 만에 90억원대의 시세차익을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또 다음날인 6일에는「‘주택가 근처엔 안된다’는 방침 무시… 농림부, 경마도박장 승인」이라는 기사를, 4월8일에는「마사회 건설사 앞세워 비밀리에 경마도박장 추진」이라는 기사에서 한국마사회가 건설시공을 맡은 A건설사에 인·허가 책임과 민원의 책임을 떠넘기는 비밀 계약서를 쓰고, 계약조건을 모두 이행하면 마사회 측이 이 땅을 1200억 원 가량에 매입해줄 계획이었다고 보도했다. 또 같은 날「서초구, 농림부에 경마도박장 이전 승인 취소 요청」, 9일에는「서초구청 前간부(한나라당 서초을 지구당 부위원장)가 경마도박장 허가때 핵심역할」, 13일에는 「서초구청 “구청장은 경마도박장 아는 바 없다”더니.....진익철 서초구청장 당선후에도 건축심의 했다」등의 기사를 연일 쏟아내고 있다.

기사마다 ‘경마도박장’이라는 용어가 들어간다. 이렇게 무식한 기자가 조선일보의 기자인가. 그야말로 ‘경마도박장’이라니... 용어조차도 모르면서 기사를 작성한단 말인가. 영국이나 유럽의 여러나라 호주 미국 캐나다 일본 홍콩 싱가폴 등 경마선진국에서 이런 제목의 기사가 보도되었다면 해당 기자는 독자들에게 맞아 죽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런 제목의 기사가 보도되는 데도 한국마사회 임직원이나 말산업관련 종사자들은 도대체 뭘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말산업 종사자에 대한 자존심을 깡그리 무너뜨리는데도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으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정말로 비리가 있기는 있는 것인가.

최근 불법·사설사행행위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활개를 치고 있는 상황임에도 정부는 물론 사감위 마저 이에 대해 전혀 해결책이나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사행산업 건전화 대책방안’에서 밝힌 경마산업에 대한 건전한 발전의 추진보다는 억제와 규제를 최우선으로 하는 행태를 이어가고 있다. 모든 국민에게는 경마를 즐길 수 있는 자유가 있다. 물론 경마를 건전하게 즐기도록 하기 위해 마사회도 공정성과 건전성, 쾌적한 환경을 제공할 의무가 있다. 경마팬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선 국내 최고 인기스포츠인 프로야구를 넘어서는 이용객 수에 걸맞는 시설 확보가 꼭 필요하다.

물론 한국마사회의 장외발매소 신설 및 이전 추진 방식도 개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마사회는 장외발매소 신설 및 이전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상당수 개발사를 통한 건축후 매입이나 임대 형태를 취해 왔다. 하지만 이런 추진 방식은 투명성 문제를 끊임없이 제기시키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확실한 투명성 제고와 추진과정의 오픈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지방에서 불법사설행위에 대한 적발이 끊이질 않고 있다. 과거 수도권에서 기승을 부리던 불법사설행위가 최근에는 경마를 이용할 수 없는 경마소외 지방에서 유독 많다는 점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생각해봐야 한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쾌적한 장외발매소를 늘리고 법령미비로 폐지된 온라인마권발매시스템(Knetz)을 하루빨리 부활시켜야 한다. 아날로그 시대를 벗어나 디지털을 거쳐 지금은 스마트시대다. 그런데도 한국경마는 아날로그에 머물러 있으니 그저 한심하기만 하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