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부터 잠실종합운동장 내 빅탑씨어터에서 공연 시작
12월 28일까지 ‘절정의 승마예술’ 선보여

태양의 서커스단 공동 설립자인 노만 라투렐이 연출한 아트 서커스 ‘카발리아’가 드디어 한국을 찾았다. 10년간 2,500회 이상 공연하며 50개 이상의 도시를 순회하다가 올해 한국을 찾게 된 것이다.
갑작스런 추위가 불어닥친 지난 12일 밤.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내 빅탑씨어터를 가득 메운 2천 여명의 관객은 실새 없이 탄성을 쏟아냈다.
‘카발리아’ 공연은 절정의 승마예술을 수채화처럼 펼친다. 바로 몇 미터 앞에서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승마예술이 총천연색처럼 시공간을 물들인다. 승마는 승마가 아닌 게 된다. 승마들은 승마를 뛰어 넘어 예술을 선보인다. 그러면서 꿈같은 광경이 시종일관 펼쳐진다. 약동하는 기운을 품은 말들, 4차원 적으로 느껴지는 멀티미디어, 라이브 음악가, 숙련된 곡예사, 댄서들이 한 데 어우러져 대대적인 향연을 펼친 결과다. 노만 라투렐은 “공연은 눈과 귀를 위한 한편의 시”라고 말했다.
말과 사람이 어우려진 ‘카발리아’ 공연은 무대, 음악, 기술의 조화가 돋보였다. 2500톤의 모래와 흙, 자갈로 채운 무대 주변을 60m 대형 스크린이 둘러쌌다. 스크린 속 화면이 중세의 성, 푸른 숲, 동굴, 설원 등 수시로 바뀌어 관객은 지루할 틈이 없었다. 음악은 6인조 밴드가 라이브로 연주했다. 몽환적인 분위기의 곡이 공연의 신비로움을 배가시켰다.
무대는 매 장면마다 테마를 가지고 있다. 와이드 스크린에 투사되는 디지털 배경에 따라서 음악풍도 다채롭게 펼쳐진다. 3차원적인 느낌이 드는 디지털 배경을 라이브 음악이 감싸는 순간은 압권 중에 압권이다. 물론 이에 따라서 펼쳐지는 곡예도 다르다. 수 십 미터 위에서 펼쳐지는 공중 스트랩은 물론이고 에너지 넘치는 댄스도 진행된다. 고삐에 지배당하지 않은 수려한 명마들이 뛰노는 장면은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넘나든다. 게다가 2,440㎡, 높이 35m의 장소이기 때문에 말들이 전속력으로 질주하는 모습 등도 볼 수 있다.
이날 공연에 나선 말들은 세계 각지에서 공수됐다. 크기와 털 색깔은 제각각이지만 하나같이 빗질이 잘 된 털과 반짝이는 갈기를 뽐냈다. 당당하고 힘찬 모습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고삐에서 풀려난 말들이 무대를 신나게 뛰어다닐 때 관객들도 해방감을 느꼈다. 특히 6살 짜리 작은 말 `트루버도`는 관객의 인기를 독차지했다. 늠름한 준마들 틈에서 한 차례 등장했을 뿐이지만 존재감이 강렬했다.
공연 막바지. 무대는 12만 리터의 물로 채워졌고, 어느새 호수로 바뀌었다. 말과 곡예사들은 드넓은 호수를 누비며 하이라이트를 장식했고, 관객석에서는 기립박수가 나왔다.
2003년 초연을 시작해 북미와 유럽에 걸쳐 4백만 관객들이 감상한 카발리아의 국내 공연은 오는 12일부터 12월 28일까지 계속된다.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