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첫째 주 경마는 한국경마사에서 매우 의미 있는 주간이었다. 한국마사회의 경마혁신 정책으로 첫 산지통합경주가 열렸기 때문이다. 특히 부산경남 일요일 경마 제6경주에는 지난해 대통령배와 그랑프리를 석권하며 국산마 최강자로 등장한 ‘경부대로’가 출전해 관심을 집중시켰다. 마주와 생산자들이 ‘산지통합경주를 시행할 경우 국산마 생산 기반이 무너진다’며 한국마사회의 경마혁신정책을 반대하는 상황에서 열린 경주이기 때문에 관심은 더욱 고조될 수밖에 없었다.

첫 시행된 산지 통합 경주인 2월 6일 부산경남 금요일 11경주에선 외산마가 선전했다. 출전마중 가장 높은 부담중량을 짊어진 ‘축제멜로디’(57kg)가 우승을 차지했고, ‘미네스트보인타운’이 준우승을 차지했다. 1등급 경주로 시행된 2월 8일 6경주에선 국산마 ‘경부대로’가 우승을 차지했고, ‘금포스카이’가 준우승을 차지했다. 공교롭게도 2등급 경주에선 외산마가 1위와 2위를 차지했고, 1등급 경주에선 국산마가 우승과 준우승을 휩쓸었다.

산지통합경주는 한국마사회의 경마혁신안 중 가장 뜨거운 감자였다. 그에 따른 논란도 많았으나 부경은 예정대로 산지 통합 경주가 시행됐고, 서울도 시행 2주차부터 국, 외산마가 사전 등록을 마쳐 정상적으로 시행된다.

산지통합경주서 당당하게 우승을 일궈낸 ‘경부대로’는 2014년 대통령배, 그랑프리 경마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최강자다. 국내 최강자로 거듭난 만큼 산지통합 경주에서 부여 받을 그의 부담중량과 그에 따른 성적에 높은 관심이 모아질 수밖에 없었다. 관심이 집중된 경주에서 ‘경부대로’는 출전마 중 가장 높은 60kg을 짊어졌다. 우승 경쟁마로 평가를 받았던 외산마 강자인 ‘천지불패’가 57kg, 신예 기대주 ‘스프링날리’가 52kg을 부여 받았다. ‘경부대로’는 상대적으로 높은 부담중량을 짊어지고 경주에 출전했으나 경쟁마들을 따돌리고 우승이라는 값진 성과를 얻었다. 산지 통합 시스템에서도 건재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반면 기대를 모았던 외산마 기대주 ‘스프링날리’는 5위, 외산마 선두주자 ‘천지불패’는 6위에 그쳐 ‘경부대로’와 대조된 모습을 보였다.

경기 직후 가진 ‘경부대로’의 오문식 조교사는“한국경마의 혁신을 시작하는 역사적인 경기에 우승을 차지해서 너무 기쁘다. 특히, 경쟁마들이 대부분 뒷심이 좋아 막판 치열한 몸싸움이 예상됐지만, 기수가 똑똑하게 잘 풀어냈다.”며 “전통적으로 부경은 국산마가 강하다. 최근 2년간 부경의 국산마가 그랑프리를 우승한 것도 이 때문이다. 최소한 1~2군 경주에서는 국산마가 외산마에 비해 능력이 뒤떨어진다는 편견은 이미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산지통합경주의 성공여부를 ‘경부대로’만을 기준으로 하는 것은 무리다. 이제 첫 단추를 끼웠을 뿐이다. 앞으로 무수한 시행착오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 모두가 알다시피 경마산업은 세계가 함께하는 글로벌산업이다. 그리고 질좋은 경주마의 생산-육성-경주-생산으로 이어지는 사이클을 통해서 발전해간다. 전과정에 치열한 경쟁이 수반된다. 경쟁의 과정에는 심한 피로감이 따르기 마련이다. 치열한 경쟁의 최정점은 어느 나라가 가장 좋은 번식마를 소유하는가로 모아진다. 특히 씨수말의 가치는 하늘높은 줄 모른다. 지난 1999년에 사망한 ‘미스터프로스펙터’의 경우 가장 비쌀 때의 교배료가 100만불(한화 약 11억)에 이르렀다. 정액 한방울이 다이아몬드 값보다 비쌌다. 경마는 그만큼 혈통이 중요시되는 스포츠이고 또한 산업이다. 한국마사회의 경마혁신안은 많은 문제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변화를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모험과 도전을 하면서 문제점을 개선해나가야 한다. 그래야만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날도 올 수 있을 것이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