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와 에너지 공급 2~

에너지 공급 이야기는 지루하고, 게다가 알기 어려우므로 그다지 말하고 싶지 않지만, 알기 어려운 것을 알면서도 되풀이하는 것에는 어느 정도 이유가 있다.

■ 유산소 운동과 무산소 운동

최근 건강에 관한 붐이 일어 주변에서 건강을 위해선 ‘유산소 운동’을 해야 한다는 말이 들린다. 이와 관련해 ‘무산소 운동’도 자주 언급된다. 물론 육상경기 100M에서는 무산소 에너지의 역할이 크지만, 자신이 달리고 있을 때에는 호흡하고 있다는 실감은 별로 없다. 그래서인지 무호흡에서 행하는 것이 무산소 운동과 같은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난 연재에서 언급했듯이 무산소 에너지 공급이라는 것은 ATP를 만드는 화학 반응에서 산소가 이용되지 않을 뿐 무호흡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 서러브레드는 호흡하며 달리고 있다

1986년에 초판이 발행된 JRA 경주마종합연구소에서 발간한 《말의 과학−서러브레드는 왜 빠른가》에도 ‘말은 라스트 스퍼트에서 무호흡한다’라는 분명히 잘못된 기술이 있다. 이십 몇 년 전에는 운동생리학적 지식이 막 퍼지기 시작한 시기여서, 당시에는 아무 생각 없이 오류가 그대로 기재되었다고 생각한다.

그 오류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가끔 “경마는 무산소운동이기 때문에 ‘무호흡’으로 달리고 있다”라는 기술을 발견했다. 전에 이야기한 것과 같이 무산소 에너지 공급이라는 것은 무호흡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말이 질주하고 있을 때는 1걸음에 1회 호흡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이에 대해서는 추후의 연재에서 상세히 언급할 예정이다). 말이 질주하고 있을 때는 보폭과 일치하며 콧김소리가 부르르, 부르르 하고 크게 들리는 것은 주의해서 들으면 누구라도 알 수 있다.

■ 에너지 공급 비율

경마는 매우 힘든 운동이므로 유산소 에너지 공급이 최대한으로 작동해도, 그것만으로는 속도를 유지하기에는 ATP가 부족해서 동시에 무산소 에너지 공급도 열심히 최대한으로 작동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시적으로 대량의 젖산이 생긴다.

그림 1은 시드니 대학 연구진이 서러브레드로 한 연구를 바탕으로 경마 때의 에너지 공급 비율을 도식화한 것이다. 그들의 연구에 따르면 1분 정도로 탈진되는 운동(경마로 말하면 1000M 경주 정도)으로는 유산소 에너지의 공급 비율은 약 70%, 3분 정도로 기진맥진하는 운동(3000M 경주 정도)으로는 유산소 에너지 공급 비율은 90% 정도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 단거리에서도 지구력은 중요

JRA경주마 종합 연구소의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오고 있으며 거리가 길어질수록 유산소성의 에너지 공급 비율은 높아지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주의해야 하는 것은 1000M 경주 정도의 단거리 레이스에서도, 지구력은 중요하다는 것이다. 반복하지만, 경마 같은 운동에서는 심폐 기능이 풀가동되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유산소 에너지 공급 능력은 지구력과 스태미너와 같은 말로 표현하는 일이 많고 이에 무산소 에너지 공급 능력은 속도 능력과 순발력이라는 말로 나타낼 수 있다. 경마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도쿄경마장의 마일컵*은 단순히 빠르기만 한 말은 안 되며 스태미너도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 예를 들어 단거리 경주에서도 심폐 기능의 역할은 크고 운동 생리학적으로 보아도, 그들의 이야기는 맞다고 할 수 있다.

■ 지구력을 유지하는 것

지구력이라고 하면 금방 떠오르는 것은 마라톤 선수이다. 상당히 긴 거리를 새침한 얼굴로 달리는 것을 보면, 조금이라도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면 숨이 차는 나와 대비해 그들은 슈퍼맨이라고 생각한다. 지구력은 산소를 사용하고 ATP를 만드는 능력의 종합력이므로 산소를 도입하는 폐, 산소가 녹은 혈액을 근육에 전달해 주는 심장, 그리고 총알 배달된 산소를 이용하는 근육이 통합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하지만 우선은 산소를 흡수하고 근육에 보내기 위해서는 작동하는 심폐 기능이 우수하지 않으면 지구력은 높아지지 않는다.

*NHK마일컵 : 일본 도쿄경마장에서 열리는 1600M GⅠ 잔디경주. 일본더비의 관문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2004년 ‘킹카메하메하(King Kamehameha)’가 마일컵에서 우승 후 일본 더비에서 승리를 거두며 당대 일본 경마의 정점에 선 바 있다.

(경마북 2008.3.17호 게재)

감수 = 한국마사회 말산업연구소 최귀철 소장
번역 = 황수인 취재 기자

히라가 아츠시

現 일본중앙경마회(JRA)의 히다카 육성목장 목장장이자 수의사·수의학박사. 1988년 경주마종합연구소에 들어간 이후 말의 운동생리학을 연구해오고 있다.

▲에너지 공급의 비율.

작 성 자 : 황수인 nius103@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