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와 에너지 공급 1~

경마는 육상 경기에서 말하면 중거리 종목에 해당하는 것이지만, 800m 등의 중거리 육상경기가 매우 어려운 것을 경험적으로도 알 수 있다. 힘들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번 연재에서는 에너지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쉽게 설명하고 운동과 에너지에 대해서 생각해보겠다.

■ 에너지는 ATP로부터 공급된다

운동할 때는 물론이고 안정을 취하고 있을 때에도 에너지가 끊임없이 만들어진다. 그렇지 않으면 동물이 살아갈 수 기 때문인데,. 신체 내의 에너지 물질이란 ATP(아데노신 3인산)로 불리는 화학 물질이다. 이 ATP에서 인산이 하나로 되고 ADP(아데노신 2인산)이 될 때 에너지가 방출된다. 동물은 이 에너지를 이용해 근육을 수축해 운동하며, 운동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근육세포 내에서 ATP를 만들어야 한다.

세포 내에서 ATP를 만드는 반응은 글리코겐(포도당이 다수 결합한 당질)의 분해에서 시작한다(그림 1). 일련의 반응 중 처음으로는 피루브산이라는 물질이 만들어지는 것부터 시작한다(해당반응). 글리코겐이 피루브산이 되기까지의 반응에서 산소(O₂)는 사용되지 않으며 ATP가 만들어진다.

생성된 피루브산은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라는 기관에 들어가는 산소(O₂)를 사용한 복잡한 반응 후에야 최종적으로 이산화탄소(CO₂)와 물(H₂O)로 분해된다. 그 과정에서 ATP가 대량으로 만들어진다.

동물이 포도당과 산소에서 물과 이산화탄소와 에너지를 생성하는 반응을 ‘호흡’이라고 부른다. 우리가 호흡을, 산소를 들이마시고 이산화탄소를 내뿜는 것은 전신 세포가 살아가기 위해 에너지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코(입)에서 호흡을 하는 것은 전신의 세포가 호흡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 유산소 에너지 공급과 무산소 에너지 공급

글리코겐이 피루브산이 되기까지의 화학 반응에서는 산소가 사용되지 않으므로 무산소(혐기) 에너지 공급이라 불린다. 한편, 미토콘드리아에서는 산소가 사용되는 반응에 의해서 ATP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유산소(호기) 에너지 공급이라 부른다. 전자에서는 ATP의 생성 속도는 빠르지만 포도당 1분자로 이루어져 ATP의 수는 적다. 한편 미토콘드리아에서 ATP가 생성될 때는 그 생성 속도는 더디지만 많은 ATP가 만들어진다. 즉, 미토콘드리아에서 일어나는 ATP생성은 매우 효율적인 것이다.

유산소성이나 무산소성이든지 어떤 형식으로 만들어 졌더라도 방법이 다를 뿐, 만들어지는 ATP는 마찬가지다. 가끔 유산소 에너지 혹은 무산소 에너지라고 기술되는 경우가 있지만 모두 ATP다.

■ 힘든 운동일수록 에너지가 필요하다

안정을 취하고 있을 때나 운동의 강도가 약할 때에는 ATP는 주로 미토콘드리아에서 만들어진다.(실선의 화살표) 즉, 산소를 사용한 반응에서 주로 만들어진다. 점차 운동 강도가 높아지면 많은 ATP가 필요하다. 미토콘드리아에서 많은 ATP를 만들려면 그만큼 산소도 많이 필요하므로 산소가 폐에서 도입한다. 운동하면 숨이 차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운동 강도가 세지면 미토콘드리아에서 만들어지는 ATP만으로는 부족하다. 미토콘드리아에서의 ATP생성은 산소가 필요하나, 동물이 체내에 끌어들일 수 있는 산소의 양에는 한도가 있다. 이 상태에서 운동 강도가 더 세지면, 즉, ATP가 더 필요하게 되면 글리코겐에서 피루브산까지 당의 분해가 더욱 항진해(점선 화살표 부분이 늘어났다) ATP의 생성이 증가한다. 결과적으로 피루브산이 늘어나는 것이지만, 미토콘드리아에서 처리되는 피루브산의 양은 정해져 있어 나머지 피루브산은 일시적으로 젖산이라는 물질로 바뀐다. 만들어진 젖산은 결코 노폐물이 아니라 피루브산에 다시 변환되는 등 에너지원으로 재활용된다.

즉, 전력 질주와 같은 격한 운동에서는 미토콘드리아에서 대량의 ATP생성이 이뤄진다. ATP가 모자랄 경우에는 당의 분해가 항진한다.

■ 경마 중 에너지 공급 풀가동

경주마가 전력 질주하고 있을 때에는 유산소성 에너지 공급과 무산소성의 에너지 공급이 동시에 풀가동하고 있다. 즉, 산소를 체내에 넣어 온몸에 퍼뜨리고 심장도 허파도 한 몸으로 작동하고 있는데, 그래도 ATP가 모자라서 당 분해를 항진해 ATP를 만드는 것이다.

▲에너지(ATP) 생성 모식도.

(경마북 2008.2.25 호 게재)
감수 = 한국마사회 말산업연구소 최귀철 소장
번역 = 황수인 취재 기자

히라가 아츠시

現 일본중앙경마회(JRA)의 히다카 육성목장 목장장이자 수의사·수의학박사. 1988년 경주마종합연구소에 들어간 이후 말의 운동생리학을 연구해오고 있다.

작 성 자 : 황수인 nius103@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