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여 암과 사투 벌였으나 지난 2일(수) 오후 1시 사망
- 4일간 가족장후 5일(토) 37조 마방 거쳐 서호추모관 안치

〈故 천창기 조교사 프로필〉
소 속 조 : 37조
생년월일 : 1966/12/04 (45세)
기수 데뷔 : 1987/04/01
기수 전적 : 4981전(628/566/513/495/488) 승률: 12.6% 복승률: 24.0% 연승률: 34.3%
주요대회 : ‘미러클윈’ 굿데이배(‘02), ‘흑돌풍’ 중앙일보배(‘02), ‘메도우이헌터’ 동아일보배(‘02), ‘보헤미안버틀러’ 그랑프리(‘02), ‘북천’ 뚝섬배(‘03), ‘애머랜스’ 코리안오크스(‘03), ‘스페셜러’ 세계일보배(‘04), ‘기쁜우리’ 네티즌의날기념(‘04), ‘싱그러운’ 코리안오크스(‘04), ‘아너러블코드’ 디지틀조선배(‘04), ‘다이아몬드퀸’ 동아일보배(‘04), ‘비천봉’ 대통령배(‘04), ‘스타우드’ 뚝섬배(‘05), ‘스타우드’ 뚝섬배(‘06) ‘백광’ 동아일보배(‘06), ‘백광’ 농림부장관배(‘06), ‘백파’ 스포츠서울배(‘07), ‘백파’ 코리안오크스(‘07), ‘황금돼지’ 세계일보배(‘08)
조교사 데뷔 : 2009/02/12
조교사 전적 : 635전(46/57/44/45/55) 승률: 7.2% 복승률: 16.2% 연승률: 23.1%
주요대회 : ‘리걸레이디’ 문화일보배(‘11)

오랜기간 암투병중이던 천창기 조교사가 지난 2일(수) 오후 1시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유명을 달리하면서, 경마관계자들은 물론 많은 경마팬에게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기수시절 폐암이 발견되면서 수술후 암투병을 거쳐 조교사로 새로운 출발을 하면서 제2의 경마장 생활을 시작했던 천 조교사는 그러나 또다시 암이 재발되어 장기간 암과 사투를 벌여왔으나 지난 2일 끝내 병마를 털어내지 못하고 영원히 경마팬의 곁을 떠나게 된 것이다.
고인의 빈소는 지난 2일 오후에 평촌 한림대성심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어 가족 4일장으로 치러졌고, 5일(토) 오전 7시경 빈소를 출발해 고인이 명마 배출의 꿈을 키웠던 37조 마방을 둘러보고 서호추모관(서평택)에서 영원한 안식을 가지게 된다.
고인의 사망소식을 접한 경마관계자들은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는 모습이었고, 경마팬들은 고인의 명복을 비는 메시지를 전했다.

△‘경마대회의 사나이’ 천창기
故 천창기 조교사는 기수시절 ‘경마대회의 사나이’로 불리며 많은 경마팬의 인기를 모았었다.
하지만 최고의 동기들을 지닌 천 조교사가 처음부터 좋은 활약을 펼친 것은 아니다. 87년 뚝섬에서 경주로에 데뷔한 그는 소위 ‘잘 나가는’ 동기들은 10승을 올리는 등 화려한 성적을 올리고 있었건만, 그에게는 첫 승의 기회는 찾아오지 않았다. 그러다가 30전을 넘기고 나서야 드디어‘강진’이라는 호주산 거세마로 첫 승을 올리고 본격적인 기수의 길에 접어들게 되었다.
이후에도 천 조교사는 96년까지 그다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물론 성적이 아주 저조했던 것은 아니지만 20승 내외의 성적을 거두는 그가 박태종, 김효섭, 임대규 등으로 대표되는 동기들에 비해 관심을 받기는 어려웠던 것이다.
그러나 97년 그는 한해 35승을 거두면서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었고, 이후 99년부터 꾸준하게 30승을 넘어서는 성적으로 경마팬 앞에 우뚝 섰다.
당시 그는 이러한 변화에 촉매제가 된 것이 ‘96년 3개월의 짧은 기간이지만 아일랜드로의 유학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물론 꼭 경마유학이 변화의 전부는 아니지만, 그 스스로도 “경마를 보는 눈을 넓힐 수 있었다”는 얘기를 할 정도로 새로운 계기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천 조교사의 경마장 생활에 큰 전환점이라 할 수 있던 것이 바로 2002년이다.
수년간 꾸준하게 상위권에 해당하는 성적을 올렸지만 유독 경마대회와의 인연은 없었던 것다. 물론 경마대회 우승의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가 평소 아쉽게 생각하는 것은 잔뜩 기대를 가지고 코리안더비에 나섰던 ‘단심’의 목차 2위다. 기대도 기대지만 이후 ‘단심’이 이렇다할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하향세를 그리게 된 것이 못내 아쉽다고 토로한 바 있다. 그리고 또 한번의 아쉬운 기억은 ‘97년 문화일보배에서 ‘당대제일’로 2위를 한 것. 전반적인 레이스에 대한 후회는 없지만 부담중량으로 인해 능력에 걸맞는 성적을 못낸 것이 안타까운 점이라고 했다. 이후에도 ‘당대제일’과 몇차례 경마대회에 도전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셔야 했다.
천 조교사에게 경마대회의 갈증을 풀어준 것은 그에게 3백승을 안겼던 ‘미러클윈’으로 ‘02년 드디어 굿데이배 경마대회에서 생애 최초 우승을 안겨주었다. 그 해 천 조교사는 무려 4개 경마대회 석권이라는 활약으로 일약 ‘경마대회의 사나이’라는 닉네임을 가지게 됐고, ‘03년 2회, ‘04년 6회 우승이라는 대활약을 거듭하면서, 기수시절 총 경마대회 19회 우승기록을 남겼다.
이런 활약에 힘입어 천 조교사는 지난 2006년 ‘87년 데뷔후 정확히 20년만에 한국경마사상 8번째로 영예기수가 되는 영광을 안았다. 이후 그는 마방대부 1순위를 부여받으며 조교사로 새출발의 꿈을 키웠지만, 정기검진에서 폐암이 발견되었고 기수로서의 생활을 중단하고 수술을 거쳐 암투병에 온 힘을 기울여야 했다.
1년여의 암투병 이후 조교사로 경주로에 복귀한 천 조교사는 자신이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더욱 한국경마의 발전에 앞장선다는 각오로 조교사 업무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암이 다른 곳으로 전이된 것이 발견되었고, 오랜기간 경주로에 돌아오기 위해 병마와 싸웠지만 끝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나고 말았다.
모든 경마팬과 경마관계자들은 뚝섬시절 한국경마가 본격적인 성장기에 접어들 무렵부터 한국경마의 최고 부흥기에 대활약을 펼치며 한국경마사에 적지않은 족적을 남겼던 故 천창기 조교사를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며, 고인의 평안한 영면을 기원하고 있다.
권순옥 취재부장 mar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