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의 시간들이 이어졌던 계사년이 저물고 있다. 예년 같으면 경마산업 종사자들은 달콤한 휴식을 즐기고 있을 시기이지만 올해는 휴식도 없이 경마를 시행하느라 여념이 없다. 경마 매출에 있어거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정해준 총량액조차도 달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마권발매원의 파업까지 강행돼 연말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100% 국민통합, 100% 국민행복을 기치로 한 박근혜 정부가 들어섰지만 국민들의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대선 불법과 부정에 대한 혼란한 상황들이 이어졌고 경제적으로는 양극화(부익부 빈익빈) 갈등이 첨예화하여 자살자들이 속출한 한해였다.

말산업도 말산업육성법 시행 3년차를 맞아 각 부문에서 혁명적인 모험과 도전이 이어졌다. 말산업육성 전담기관인 한국마사회는 각 부문의 갈등을 해소하는 중재자 역할을 하면서 말산업의 발전을 이끄느라 어느 해보다 고단한 한해를 보냈다. 경마산업에 대한 외부적인 부정적 편견을 해소하면서 내부적으로는 세계와 경쟁을 해야 하는 어려움을 헤쳐 나왔다.

현재 한국말산업의 구조적 모순은 여러 분야에서 여러 문제들이 실타래처럼 엉켜 있다. 모든 모순을 한꺼번에 해결하기는 매우 어렵다. 특히 경마산업은 그 특성상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면 반대급부적인 또 다른 문제가 파생하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선진제도를 정착시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는 역사를 통해서 잘 알 수 있다. 특히 분야별로 이익에 대한 관심도가 다르기 때문에 의견을 하나로 집약시켜 발전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우물 안 개구리’식의 과거에 안주하거나 ‘구더기 무서워 장 못담그는 복지부동’에 머무른다면 우리의 말산업은 그만큼 퇴보하게 된다.
경마에 있어서 우리나라는 2004년 파트3국에 진입했다. 파트1국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의 말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선진화된 제도의 정착이 필수적인 과제다. 만약 판만 돌아가게 하고 마권매출만 올리는 것이 경마산업의 전부라고 생각한다면 차라리 과거처럼 시행체가 모든 경주마를 소유하여 경마를 시행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저질의 경주마로 경마만 시행하고 마권만 판매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굳이 농민들이 피땀을 흘려 경주마를 생산할 필요가 없다. 말등록제도의 선진화, 마주제의 오픈, 마권구매 상한제 폐지, 상금과 연계한 경주편성의 선진화, 경마산업과 관련한 조세제도의 개선, 질좋은 경주마를 우대하는 정책의 강화, 환급률 인상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한해였다.

지난해 우리 경마산업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정한 총량에도 미치지 못하는 매출액을 기록했다. 복권이며 스포츠토토가 총량매출액을 훨씬 넘어 선 것과 비교하면 너무나 부끄러운 성적표다. 한국마사회는 사감위 정책에 어떻게 대처했는지 뼈저리게 반성해야 한다. 최소한 복권이나 토토와 동등한 대우라도 받아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말산업계는 한국경마 91년 역사상 최초로 펼쳐진 한-일 국제교류 경주 2차전에서 ‘와츠빌리지’가 우승하는 값진 성과를 얻어냈다. 특히 적지인 일본 현지의 도쿄 오이경마장에서 일궈낸 우승이어서 더욱 빛나는 성적이었다. 한국경마의 국제화를 가늠해보는 아주 소중한 기회였다. 그러나 이렇게 값진 성과였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에게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말산업저널, 경마문화신문, 퍼펙트오늘경마 등 오프라인 매체 발행과 인터넷 KRJ방송, ARS, SMS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는 레이싱미디어는 대한민국 말(馬)문화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했다. 모든 임직원이 혼연일체가 되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도 미흡한 부문이 많이 있다. 대한민국 말(馬)문화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더욱 분투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