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관왕(Triple Crown) 2차 관문인 제17회 코리안더비 경마대회가 5월 18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제9경주로 펼쳐진다. 비단 우리나라 뿐만아니라 세계적으로도 5월은 수많은 더비가 개최되면서 지구촌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영국 엡섬더비와 미국 켄터키더비는 5월 3일 펼쳐져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는데, 경마 종주국 영국을 더욱 영국답게 만드는 엡섬더비와 현대경마의 최고봉이라는 미국을 대표하는 켄터키더비는 전 세계인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스포츠 축제다.

서울과 부산경남의 최고 스타경주마들이 출전해 ‘경부선 더비’로 불리기도 하는 코리안더비는 총 상금 16억 원이 걸렸다. 경주마로서 일생동안 단 한번 도전할 수밖에 없는 최고의 대회다. 코리안더비에 출전할 수 있는 경주마의 수는 대상 경주마 900여두 중 최대 16두에 불과하다.

코리안더비는 동기부여가 더욱 확실하기 때문에 너도나도 이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우선 3관 대회 가운데 코리안더비의 경주상금은 총 6억 원으로 나머지 두 개 대회(각 5억)에 비해 높다. 많은 상금이 걸려있고, 경주마 신인왕으로 가는 확실한 티켓이기에 각 경주마들은 코리안더비에 사활을 건다. 다른 대회에 비해 많은 상금 때문일까 이번 코리안더비에 출전을 예고하고 나선 경주마들의 몸값 합계는 무려 11억원이 넘는다. 우승열패와 보는 이들이 느끼게 되는 흥미는 정비례하기 마련이다.

영국인은 일생에 단 한번이라도 꼭 보아야할 스포츠경기로 엡섬섬더비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미국인도 마찬가지다. 슈퍼볼 월드시리즈와 함께 켄터키더비를 꼽는다. 한국 경마팬이라면 코리안더비는 꼭 챙겨봐야하지 않을까.

일반인들의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면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단어가 바로 ‘더비’이다. ‘더비’는 스포츠 전반에 걸쳐 라이벌팀 간의 대결을 일컫는 용어로 팬들에게 흥분과 관전의 묘미를 기대케 한다. 스포츠용어는 물론 정치 경제용어들이 경마에서 시작되 것이 많은데 ‘더비’라는 용어도 경마에서 파생되었다. 경마에서 파생된 ‘더비’의 역사는 1779년 영국의 더비(Derby) 백작과 찰스 번버리(Charles Bunbury) 경이 특정 파티에서 3세 경주말이 대결하는 경주를 창설하기로 뜻을 모은 데서 시작한다. 1779년 더비 백작이 해밀톤이라는 여자와 결혼을 하면서 귀족들의 풍습에 따라 경마대회를 열게 되었다. 유별난 일을 잘 벌였던 더비 백작은 결혼기념으로 특별한 이벤트를 구상했다. 결국 1780년 5월 제1회 더비 대회를 개최했고, 이후 1·2차 세계대전 중에도 중단되지 않고 계속 열려 전통과 명성을 자랑하고 있다.

영국 엡섬에서 시작된 더비는 현대경마를 중흥기로 이끈 미국경마의 켄터키 더비에서 정점을 찍었다. ‘켄터키 더비’는 월드시리즈(7.2%), 마스터스 골프대회(8%)를 제치고 2013년 전미 스포츠 중계 시청률 6위(9%)에 오를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보고 즐기는 대중적인 축제이다.

올해 코리안더비는 다양한 관심거리를 내포하고 있다. 어느 때보다 흥미진진한 대회가 될 전망이다. 우선 서울-부경, 1:1의 오픈경주 균형추가 어느 쪽으로 기울까에 관심이 집중된다. 2014년 현재 두 차례 오픈경주를 치렀다. 첫 오픈경주였던 지난 3월 뚝섬배(GⅢ) 우승은 부경이었지만 두 번째 대회였던 KRA컵 마일(GⅡ)에서는 서울이 우승을 차지해 승부의 추를 원점으로 돌려놓는데 성공했다. 우승컵이 서울에 머물지 경부선을 타고 부경으로 떠날지 재미있는 관전포인트다.

‘청룡비상’ ‘퀸즈블레이드’ ‘푸른거탑’ ‘금포스카이’ ‘라온모리스’ ‘남도트리오’ 등의 거침없는 질주가 ‘세월호’ 사고로 실의와 좌절에 빠져 있는 국민들에게 조금의 위안이라도 되기를 바란다. ‘코리안더비’여 세계를 향해 진군하라.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