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순간, 영국의 수상보다는 더비 우승마의 마주가 되고싶다”

윈스턴 처칠이 영국 더비에서 남긴 유명한 말이다. 삼관 경주의 두 번째 관문이자 각국의 경마대회 중 최고의 명예와 권위를 가진 대회, 바로 더비다.

한국마사회 역시 더비를 맞아 이색적인 행사를 준비했다. 서울방송팀과 서울경마처는 13일(금) 오후 2시 반, 렛츠런파크 서울 놀라운지에서 <제19회 코리안더비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본지 취재팀을 포함해 스포츠경향, 포커스뉴스, KNS 등 언론지 기자들과 경마 전문가, 사전 신청을 받은 팬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출전마 관계자 대표로는 ‘반지의제왕’의 울즐리 조교사, ‘테마등극’의 박종곤 조교사, ‘시선포착’의 민장기 조교사, ‘파워블레이드’와 ‘월드챔피언’의 김영관 조교사, ‘천지스톰’의 김동균 조교사, ‘위너스글로리’의 김동수 기수, ‘토함산’의 서승운 기수, ‘파워블레이드’의 김용근 기수, ‘공룡’의 문세영 기수까지 총 9명이 나섰다.

서울방송팀의 거목 김종덕·김수진 아나운서의 매끄러운 진행이 이번 미디어데이를 이끌었다. 출전마 관계자들의 소개 후 기자단의 열띤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기자단은 더비는 물론 평소 관계자들에게 궁금했던 사안을 경쟁적으로 질문하며 관심을 드러냈다. 출전마 관계자들 역시 모든 질문에 솔직하게 답변하며 청중들의 궁금증을 해갈시켰다.

기자단의 질의응답이 끝난 후에는 사전에 진행했던 코리안더비 예상 우승마 투표 결과가 발표됐다. 경마팬과 관계자 및 기자단을 대상으로 각자 시행된 투표에서 ‘파워블레이드’는 모두 1위를 기록하며 인기를 과시했다. 이밖에도 경마팬 투표에서는 ‘반지의제왕’과 ‘천지스톰’, ‘스텔스’, ‘월드챔피언’ 등이 인기를 모았고 관계자 및 기자단 투표에서는 ‘파워블레이드’와 ‘위너스글로리’, ‘공룡’ 순으로 득표했다.

결과발표 후에는 경마팬을 대상으로 한 질문들이 이어졌다. 경마팬들은 기수들과 조교사들에게 출전마 관련 혈통에 대한 질문과 평소의 전개 및 경마장 내의 소문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코리안더비 미디어데이 “말(馬)말(言)말”

“사실 기수에게 믿는 부분은 없습니다.” “저도 사실 조교사님을 100프로 신뢰하진 않아요”
-김영관 조교사·김용근 기수

계속해서 경마대회마다 호흡을 맞추고 있는 김영관 조교사와 김용근 기수. 계속해서 콤비를 이루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믿는 구석이 있을 터. 어떤 부분을 믿냐는 질문에 김영관 조교사와 김용근 기수는 서로를 믿지 않는다며 농담을 던져 좌중을 폭소케 했다. 김영관 조교사는 “하지만 저렇게 열심히 노력하는 기수는 보기 힘듭니다. 그 노력과 성실함에 믿음을 갖고 있는 거죠.”라며, 김용근 기수는 “사실 19조 말을 탈 때마다 위기가 한 번씩 찾아와 질책도 많이 받았지만 그 후에 더욱 저를 챙겨주시는 모습을 봐왔기에 더 따르고 노력하고 있습니다.”며 서로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우승을 한다면 전액 기부하도록 하겠습니다” -문세영 기수

한국의 대표 기수인 문세영 기수. 평소에도 꾸준히 기부활동을 하고 있는 그에게 혹시 더비에서 우승을 하게 된다면 기부할 생각이 있냐는 질문이 들어왔다. 다른 질문에 막힘없이 대답하던 문세영 기수는 “상금은 와이프와 상의해야하기 때문에 곤란하다”며 난색을 표했다. 이 날 미디어데이에 함께 참석했던 문세영 기수의 아내 김려진 아나운서는 “남편은 99퍼센트의 노력과 1퍼센트의 운이 만들어낸 사람이다. 노력을 굉장히 많이 하는 기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후 또 한 번 기부에 대한 질문을 받자 문세영 기수는 “우승을 한다면 전액 기부하겠다.”고 답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한편, 이번 더비에서 몇 등을 할 것 같냐는 공통 질문에서 문세영 기수는 “내가 경마팬이고 이번 더비에서 내 말에 베팅을 한다면, 아마 연승식을 사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목표는 ‘파워블레이드’” “조금 더 생각해봐야겠다.” “‘월드챔피언’에 도전을…?” -민장기 조교사

경주에 임하는 각오에 민장기 조교사는 “일생에 단 한 번 밖에 없는 기회이기 때문에 ‘파워블레이드’에게 강하게 도전해보겠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파워블레이드’의 상태에 대해 강하게 자신감을 드러낸 김용근 기수의 발언 이후 민장기 조교사는 “‘파워블레이드’랑 겨뤄보겠다고 했는데 듣다보니 조금 더 생각해봐야겠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우승을 한다면 세레머니는…” -김동수 기수

만약 우승을 하면 어떤 세레머니를 보여주겠냐는 질문에 김동수 기수는 “일어나서 환호하겠다”고 답했다. 김동수 기수는 “아직 신인이고 기승술도 많이 부족한데 ‘위너스글로리’라는 좋은 말을 만나서 이렇게 큰 대회에 출전할 수 있게되어 말 이름 그대로 영광이다.”며 “‘위너스글로리’가 서울을 대표해 강한 전력임을 증명할 수 있는 경주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작 성 자 : 조지영 llspongell@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