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마필산업은 외부적으로 엄청난 어려움에 빠져 있다. 그 핵심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이하 사감위법)에 의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의 활동에 있다. 전국 25개 농민단체를 비롯해 모든 마필산업 종사자들은 경마는 여타의 사행산업과 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다른 사행산업과 구별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목이 터져라 외쳐 왔다. 경마산업은 축산업을 근간으로 하여 발전하는 산업이고 경마를 시행하는 한국마사회법의 목적은 마사진흥과 축산발전에 있기 때문에 농업정책적인 차원에서 다뤄져야 한다는 간절한 열망을 피력해왔다. 특히 세계 1백20여 경마시행국가는 ‘서러브레드’라는 단일 혈통의 경주마로 경마를 시행하기 때문에 세계와의 경쟁을 피해갈 수 없다는 점을 누누이 강조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들이 공허한 메아리에 그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사감위의 활동이 본격화하면서 그야말로 마필산업은 송두리째 날아갈 위기를 맞고 있다. 스포츠토토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성장하고 있는데 사감위는 경마산업 죽이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축산진흥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듯이 정책이 흘러가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나라가 어디로 가고 있는 지 한심한 노릇이다. 사회적 문제가 되었던 ‘바다이야기’와 같은 게임물은 아예 취급도 하지 않고 사설경마와 같은 불법을 막을 생각은 하지도 않으면서 경마를 죽이므로써 경륜이나 경정, 스포츠토토 같은 산업만 상대적으로 키우려는 데 혈안이 되어 있는 듯하다.

경마는 도박성 자체를 놓고 비교해보더라도 카지노 복권과 같은 100% 요행이나 운에 의존하는 진짜 도박은 물론이요 경륜이나 경정, 스포츠토토와 비교하더라도 많은 차이가 있다. 사전적 의미에 입각할 때 사행은 ‘요행을 노림’으로 풀이된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카지노나 복권은 사전적 풀이에 부합하는 사행으로 간주할 수 있다. 경륜이나 경정 스포츠토토는 경마와 유사성은 있으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질적으로 다르다. 경륜이나 경정 스포츠토토는 기계나 기구를 이용한 스포츠를 대상으로 베팅을 하지만 경마는 말이라는 가축에 대하여 70% 기수라는 사람에 대하여 30%를 전제하여 베팅을 하는 특성을 지닌다. 경륜이나 경정, 스포츠토토는 100% 사람의 의지에 의해 승부가 결정나지만 경마는 경주마의 능력이 기수의 기승술보다 훨씬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특징을 지닌다. 이런 이유 때문에 세계적으로 경마는 글로벌화된 산업이지만 경륜이나 경정은 일본과 우리나라 단 2개 국가에서만 시행하는 것으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을 도외시한 채 한국의 경마산업은 카지노 복권 경륜 경정 스포츠토토에 포함되어 도매금으로 통제와 규제를 받고 있다. 경마산업을 육성시키기 위해 경마장내 카지노 등을 설치하고 거기서 나오는 수익금으로 경마상금을 충당하고 생산에 지원하는 것은 물론 마권구입시 원천징수세를 폐지하는 외국의 상황과는 완전히 다른 정책으로 나가고 있다. 글로벌화된 산업에 대해 글로벌경쟁을 할 수 없게 족쇄가 채워지고 있다. 특히 그동안 사감위의 활동을 들여다보면 경마산업을 집중적으로 규제하려는 쪽으로만 움직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사감위의 조직 구성을 보면 대다수가 가장 많은 사행산업을 거느리고 있는 문화관광부 인맥을 중심으로 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축산업을 근간으로 하는 경마를 대변하는 농림부와 마사회의 입장이 제대로 전달될 여지가 없다.

이제는 경마산업 종사자 모두가 사감위법에서 경마가 제외되도록 하는 일에 발벗고 나서야 한다. 비단 농림부와 마사회 외에도 모든 경마산업 종사자는 물론이요 특히 축산농민들도 함께 나서 사감위법에서 경마가 제외되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