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1776호 안정적으로 경주마를 공급하고 경마의 선진화를 위해 마주제를 혁신하자

경주마 경매에서 2억9천만원 짜리 경주마가 탄생하면서 경마산업의 양극화에 대한 볼멘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소수의 마주들이 상금을 독식하고 대부분의 마주들은 손해가 눈덩이처럼 쌓여가고 있다고 아우성이다. 일부 생산자 마주의 경우 관리비를 제때에 내지 못해 마주 자격을 박탈 당할 위기에 몰리고 있다는 소문이다. 일반 마주들의 경우도 체납관리비가 늘어나 재산상의 손실은 물론이고 마주자격을 유지하기 힘든 지경으로 내몰리고 있다.

서울마주는 물론이고 부산마주도 손해를 보는 경우가 속출하면서 매년 50여명의 마주들이 스스로 지위를 포기하고 있다. 선진경마국에서는 부와 명예의 상징으로 대우받는 마주들이 한국에서는 왜 이럴까. 그 이유는 여러 곳에서 찾을 수 있겠지만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역시 경제적인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아무리 마주라는 지위가 명예를 우선시하는 신분이라 하더라도 경제적으로 손실이 생긴다면 매력을 잃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경마는 모든 과정이 철저한 경쟁의 원리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이익을 보는 사람과 손해를 보는 사람이 함께 나타날 수밖에 없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냉엄한 자본주의 혹독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매순간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으며 다양한 형태로 경쟁에 참여하고 있다. 그래서 경마를 흔히 자본주의의 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개인마주의 희생을 보완하기 위해 공유마주제(5명)와 조합마주제(5명-20명)를 시범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제도는 진정한 의미의 국민마주제로 보기 어렵다. 조교사들도 여러 명의 마주를 대하다보니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가칭 ‘구좌마주제’ 또는 ‘조합원마주제’를 제안한다. 소위 ‘국민마주제’다. 가령 100명의 국민이 100만원씩만 갹출한다면 1억원짜리 경주마를 구입할 수 있다. 1%의 지분을 가진 조합원들이 민법상 공유 혹은 합유의 개념으로 경주마를 소유하면서 인터넷 투표 등을 통하여 경주마의 보존 관리에 대한 비용 등을 비롯한 사항들을 관리하며 그 경주마가 창출한 상금이란 가치를 지분 비율로 분배 받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수동적 위치의 경마팬들을 경마 시행에 관한 능동적 적극적 위치로 끌어들여 경마의 부정적 편견도 해소할 수 있다. 거액을 투자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손실이 생기더라도 얼마든지 즐거운 마음으로 경마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구좌마주제’또는 ‘조합원마주제’가 현실화된다면 ‘스포츠의 왕(King of Sports)`이라는 경마 본연의 순기능을 활성화 시킬 수 있다. 소위 ‘국민마주’에 참여하는 경마팬은 단순한 팬이 아닌 마주라는 입장에서 자신의 경주마가 출전한 경주를 응원하는 과정을 통해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생활의 재충전 기회가 되는 것이다. 오래전부터 선진 경마국들은 신디케이트 마주가 정착되어 있다. 구좌마주제가 가장 잘 발달한 나라는 이웃 일본이다. 현재 구좌마주를 시행하는 일본의 경마클럽은 20개에 이른다.

가칭 ‘구좌마주제’ 혹은 ‘조합원마주제’는 경마 인구의 저변 확대란 부가가치를 얻게 되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는 물론 정치권이나 시민단체 등에서도 경마를 홀대하지 못할 것이다. 가령 1000명의 국민이 참여한 ‘구좌마주’가 10마주가 되어 이들이 1두의 국민 경주마를 구입하여 10두만 되어도 1만명이라는 고정 경마팬이 확보된다. 그리고 국민이면 누구나 용돈을 아껴 부담 없이 마주가 될 수 있기에 그 수요의 확대는 가히 폭발적일 것이다. 입장인원과 매출액의 감소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국민들이 경마를 사랑하는 다양한 정책이 나와야 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