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와 마사회 계약직원이 연루된 경마부정 의혹이 제기되며 관련자들이 검찰에 구속된 가운데, 조직폭력배가 개입된 것으로 드러나 검찰이 수사를 확대하고 있어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2일(월) 대전지검 서산지청(지청장 양부남)은 승부를 조작하거나 경마 내부자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명목으로 조직폭력배에게 수천만원의 금품 등을 받은 혐의(한국마사회법 위반)로 한국마사회 제주경마공원 소속 기수 정모(37)씨와 박모(32)씨, 김모(36)씨 등 기수 3명과 경주마의 상태, 우승예상 말 등 내부정보를 수천만원을 받고 제공한 한국마사회 소속 직원 양모씨 등 4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또한 검찰은 구속된 기수와 마사회 직원에게 금품을 주고 내부정보를 받아 베팅해 수천만원 이상의 이익을 챙긴 혐의로 광주지역 폭력조직(충장OB파) 행동대원 김모씨를 앞서 구속해 수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사회에서는 이번 경마부정건과 관련해 지난달 해당 기수들에 대해 기승정지 처분을 내리고 관련자들을 지난 2월 검찰에 수사의뢰했는데, 경마정보를 제공했지만 승부조작은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정모 기수 등이 경주마의 건강상태 등 내부정보와 우승 예상 경주마 번호 등을 제공한 것에 대해 대부분 인정했다고 밝히고, 승부조작이나 연루된 기수나 조직폭력배가 더 있는지 수사중이라고 말했다.

필자는 평소 `경마는 도박이 아니다`라는 논리를 끊임없이 펼쳐왔다. 이 논리는 기본적으로 사전적 풀이에서 출발하며 사전의 풀이에 따라 경마는 도박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국어사전에는 사행(射倖)을 ‘요행(僥倖)을 노림’으로 풀이한다. 그런데 경마에는 요행이 존재하기 힘들다. 경마는 경주마의 능력을 70%, 기수 즉 선수의 기승술을 30%로 전제하여 각종 정보와 자료를 취합해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추리를 해야만 답을 얻어 낼 수 있다. 경주마의 능력을 평가할 때 어떤 아비마와 어미마 사이에서 태어났는지의 혈통연구에서부터 육성과 순치과정은 어떠했는지 경주마의 훈련상태는 어떠했는지 기수와의 호흡관계는 어떤지 부담중량 극복은 어떻게 가능한지 훈련상황은 어떠한지 등 무려 100여 가지가 넘는 승부요인을 분석하여 해답을 도출해내야 한다. 그런데 어떻게 요행이 존재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도 우리사회는 선진외국과는 달리 경마를 마치 도박의 황제인양 착각하는 부정적 편견에 매몰돼 있다. 경마는 경주마의 능력이 70%, 기수의 기승술이 30%로 승패에 작용되는 스포츠다. 기본적으로 경주마는 스스로 승부조작을 행할 능력이 없다. 훈련이 된 경주마는 전력질주하는 습성이 있다. 만약 경마에서 승부조작이 성립되려면 오직 기수의 기승술밖에는 없다. 그런데 기수는 최대한 30% 승패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기수가 100%로 승부조작에 성공한다고 가정할 때 그것이 곧 30%의 성공률인 것이다.

다른 스포츠는 선수에 의해 100% 승부조작이 가능하다. 다른 스포츠는 100% 사람의 능력과 의지에 따라 승패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검찰이나 언론, 학자 아니 대부분의 국민들이 경마정보 제공을 승부조작으로 연결한다. 그야말로 불편한 편견이다. 경마정보를 제공하고 금품을 수수하는 행위는 일벌백계(一罰百戒)로 엄단되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경마정보제공-금품수수=승부조작으로 이해하는 사회적인 불편한 편견은 바로잡아야 한다. 그래야만 경마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