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2월부터 시행된 프리기수제(Free Jockey)가 시행 5년만에 좌초되고 말았다. 소속조가 없이 자유롭게 기승에 전념하는 프리기수와 소속조를 두고 새벽훈련 등에 중점을 두는 소속조기수로 이원화된 자유기승계약제의 시행은 한국경마에 있어 혁명적인 변화의 시초로 평가받았다.

프리기수제 시행에 따른 변화를 보면, 프리기수의 경우 경주마 훈련 수당이 없이 기승료와 수득상금만을 받게 되면서 기승횟수 확대와 성적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불가피해 더욱 박진감 넘치는 경주를 기대할 수 있고 기수별로 기승술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프리기수제의 도입으로 기수들간 무한경쟁 체제로 들어섰다. 선진경마국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프리기수제가 일반화되어 있다. 심지어 매니지먼트까지 두고 좋은 경주마에 기승하려는 노력이 일상화되어 있다. 여러 상황을 종합해볼때 프리기수제가 공정경마에 큰 보탬이 되는 것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프리기수제는 유지가 되지만 국내기수중 프리기수로 활동하는 기수가 사라지게 된다. 한국경마기수협회는 1월26일(목) 서울기수 총회를 개최하고 국내기수 모두가 2월부터 계약기수로 활동한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서울경마공원에는 3명의 일본기수(마코토, 마이, 토시히코 기수)만이 프리기수로 남게 되었다.

프리기수제는 당초 시행취지와는 달리 프리기수는 물론 계약기수도 많은 제약을 주는 등 문제점을 나타낸 바 있다. 이미 서울기수협회에서는 지난 연말부터 프리기수제에 대한 기수들의 불만 누적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고, 마사회에도 국내 프리기수들의 계약기수로의 전환에 대한 취지를 설명했다.

프리기수제는 이미 오래 전부터 문제점이 발견되어 개선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문제는 부산경마공원에서부터 시작됐다. 조교사들이 프리기수를 기승에서 제외하는 일이 벌어졌다. 프리기수들이 새벽훈련에 불참하는 것이 문제였다. 프리기수들은 매주 금요일에는 경마일 체력을 비축한다는 명목아래 새벽훈련에 불참했다. 그러자 조교사협회에서는 매주 3명의 기수를 경마일 기승에서 제외시켰다. 그러자 프리기수들 측에서는 이럴 바에야 다시 계약기수제로 가는 것이 좋다고 항의성 의사를 시행체에 전달하기도 했다.

프리기수들의 훈련에 대한 문제는 서울과 부산에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분명 문제가 있었다. 이러한 문제가 더욱 커지기 전에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 무엇이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떠한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인가 시행체에서는 함께 고민해야 했다. 그저 강건너 불보듯하고 있다가 오늘의 사태를 맞이한 것이다. 참으로 한심스러운 일이다. 이래가지고서야 언제 한국경마가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인가.

경마를 흔히 자본주의의 꽃이라고 한다. 모든 과정이 철저한 경쟁이 없이는 발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프리기수제를 버리는 것은 경마의 본질을 외면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시행체와 기수협회는 한국경마 발전이라는 대의를 놓고 서로 고민하여 바람직한 방안을 새로이 마련해야 한다. 현실의 문제점을 면밀하게 찾아내어 해결을 함으로써 프리기수제가 갖고 있는 장점을 살려나가야 한다. 그래야만 경마에 대한 공정성 시비도 사라지고 한국경마의 세계화 선진화도 달성되는 것이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