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21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2개 경주가 취소된 데 있어 3월29일 일요일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도 2개 경주가 취소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서울에서는 우승한 경주마의 전검량과 후검량 결과 과도한 부담중량 차이가 문제였고 부산에서는 우승이 예상되던 경주마의 안장이 변위되면서 기수가 제기량을 발휘하지 못해 입상에 실패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서울의 경우 당일 김동수 기수가 2경주와 3경주에 연속으로 기승했는데 2경주와 3경주의 안장을 바꿔 경주마의 등에 얹은 것이 원인이었다. 김동수 기수가 부여받은 부담중량은 2경주 53kg, 3경주 51kg이었다. 경마시행규정에 따르면 경주에 기승하는 기수는 해당 경주 출발시각 50분 전 까지 공표된 부담중량으로 전검량을 받아야 한다. 다만, 2회 이상 연속하여 기승하거나 기수변경으로 기승하게 될 경우 혹은 그 밖에 검량위원이 부득이한 사유라고 인정한 때에는 별도로 정해 진 시간에 전검량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김동수 기수는 2경주와 3경주에 해당하는 전검량을 별도로 받았고 이후 관계자들이 안장을 정비하는 과정에서 착오가 생긴 것이다. 상식적으로 일어나지 말아야할 일이 발생했다. 경마를 시행하는 한국마사회의 해당 관계자는 물론이고 경주마의 조교사 기수 관리사의 업무 태만이 부른 참사였다.

경마시행규정 제61조 3항에 따르면 후검량이 전검량보다 1kg을 초과하여 부족할 경우 실격처리된다. 공정경마를 위한 기본적인 규정이다. 이에 따라 2.2kg이 차이 났던 3번마 ‘아르고위즈덤’은 실격 처리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해당 경주는 심의경주로 지정됐고 심의 결과 3번마 실격, 2위였던 함완식 기수의 ‘강남굴’이 우승마가 됐다.

그러나 많은 경마팬들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일부 경마팬은 경주로로 뛰어들기도 했다. 경마를 당장 중단하라는 외침이 장내를 가득 메웠고, 100여 명의 팬들이 결승선 앞에 몰려들어 해결을 요구했다.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경찰이 투입되며 현장의 날선 긴장감은 더욱 고조됐다. 결국 렛츠런파크 서울의 3경주와 4경주가 연달아 취소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부산의 경우 당일 제4경주에 출전한 ‘영웅볼트’의 안장에 있었다. ‘영웅볼트’에 기승한 후지이 기수는 출발 신호와 함께 정상적으로 게이트를 박차고 나왔으나 얼마 안 가 추진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안장변위 때문이었다. 마지막 결승 구간에서는 거의 일어서다시피한 기승자세로 경주를 마무리했다. 부산 심판위원단은 안장변위의 경우 심의를 하지 않는 관례에 따라 다음 경주를 진했햇다. 그러나 경마팬들은 납득할 수 없었다. 일부러 승부를 조작했다는 오해를 받기에 충분했다. 안장 관리 소홀과 더불어 고의적인 부분에 대한 가능성을 지적하고 나선 경마팬들이 출장주로를 점거했다. 예시장에 있던 경주마들이 경주로에 출장하지 못하고 시간이 지연됐고, 제5경주와 제6경주가 연이어 취소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부경에서는 해당 사건에 대한 공지와 함께 후지이 기수가 직접 방송에 나와 상황에 대해 설명했으나 경마팬의 항의는 그칠 줄을 몰랐다.

서울과 부산에서 경주취소 사태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시행체인 한국마사회에 대한 불신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21일 한국마사회는 부담중량 차이로 인해 발생한 우승마 실격 사태에 대해 ‘기존 마권에 대한 추가 환급’이라는 파격적인 카드를 꺼내든 바 있다. 규정을 과감하게 깨뜨린 이와 같은 조치는 마사회가 비로소 경마팬의 입장에서 대처하기 시작했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추후의 대책을 고려하지 못한 단편적인 처사였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시행체의 관리 소홀과 운영 미숙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경마에 대한 편파적 규제가 극심한 가운데 불량상품(경주)이 만들어져 소비자(경마팬)가 구매를 꺼리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늦었지만 경마시행규정 등을 꼼꼼하게 살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