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상금 1천만불 걸려있는 세계 최고 상금 경주 오늘 두바이에서 팡파레
뉴질랜드산 ‘So You Think’ 우세 속에 미국과 일본 도전도 거세

상반기 세계 최대의 경마 축제인 두바이 월드컵 시리즈가 오늘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위치한 메이단(Meydan) 경마장에서 열린다. 1996년 출범 이래 올해로 17회째를 맞는 올해 두바이 월드컵 시리즈는 총 9개의 주요 경마대회가 하루에 열리는 빅 이벤트이며, 이 중 제9경주로 열리는 두바이 월드컵(Dubai World Cup GⅠ, 2000m, 인공주로) 경주는 오늘의 하이라이트이다. 두바이 월드컵 경주는 총 1천만달러(USD)의 상금이 걸려 있으며, 우승마에게는 무려 6백만달러의 상금이 돌아간다. 올해는 14마리의 세계 최상위권 경주마들이 출전해 자웅을 가리게 되는데, 큰 능력 우위의 마필 없이 대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출전 마필을 산지(産地)별로 보면 미국산이 4마리로 가장 많고, 일본과 아일랜드가 각 3마리, 그리고 영국, 프랑스, 뉴질랜드, 독일이 각 1마리를 출전시킨다.

‘So You Think’, 호주/뉴질랜드에 첫 우승 안기나
뉴질랜드에서 태어나 호주와 뉴질랜드를 평정하고 유럽으로 진출해서도 강자로 군림해온 ‘So You Think’(뉴질랜드,5세,수). 그가 이번에 처음으로 두바이 월드컵에 도전한다. 통산 20전 12승의 전적에 주요 그룹(Group) 경주만 11승을 거뒀던 ‘So You Think’는 2011년 IFHA(세계경마연맹) 랭킹에서 126의 레이팅(rating)으로 7위에 오른 최상위권 경주마로, 이번 출전마 중에서도 가장 랭킹이 높다. 그동안 보여준 전력만으로는 우승권에 가장 가까운 마필이며 베팅 업체들로부터도 가장 높은 우승 확률로 인정받고 있지만 지난해 10월부터 11월까지 2주 간격으로 프랑스 개선문상, 영국 챔피언 스테잌스, 미국 브리더즈컵 클래식을 연이어 출전하며 체력적 한계 속에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두었던 점이 걸리는 부분이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이후 충분한 휴식을 취해 컨디션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자신의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면 선전이 기대되는 마필이다.

미국산 경주마, 3년 연속 우승 놓친 적 없다
두바이 월드컵 경주의 출범 첫 해인 1996년 ‘Cigar’가 우승한 이후 총 16번의 경주에서 미국산 마필은 총 8번 우승했다. 그리고 단 한 번도 3년 연속으로 우승을 내 준 적이 없다. 2010년 ‘Gloria de Campeao’(브라질), 2011년 ‘Victoire Pisa’(일본)가 우승을 차지했기에 올해의 우승은 미국산 마필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징크스에 믿음이 가는 부분이다. 올해 대회에는 4마리의 미국산 경주마가 출격에 나서는데, 이중 지난해 브리더즈컵 클래식 준우승마 ‘Game On Dude’(5세,거)와 유일한 암말 출전마이자 지난해 브리더즈컵 레이디즈 클래식 우승마인 ‘Royal Delta’(4세,암)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중 ‘Game On Dude’는 어미말 ‘Worldly Pleasure’가 국내 씨암말이었던(현재는 일본으로 수출) 인연으로 한국 경마팬과도 익숙한데, 최근 상승세를 발판으로 우승을 노린다. 한편 `Game On Dude`의 기수 챈탈 서덜랜드(Chantal Sutherland)는 두바이 월드컵 역사상 첫 여성기수로 기록되었으며, 여성기수 첫 우승까지 넘보고 있다.

일본, ‘빅토와르피사’ 우승 이어 2연패 노린다
지난해 3월, 일본이 동북지역 대지진으로 큰 슬픔에 빠져있을 즈음 두바이 월드컵에서 일본산 경주마가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하며 일본 국민들을 달래 준 기억이 생생하다. 우승을 차지한 ‘빅토와르피사’는 지난해를 마지막으로 은퇴하며 이별을 고했지만, 준우승마 ‘Transcend’(6세,수)는 올해도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해 재팬컵 더트(GⅠ)를 우승하는 등 여전히 일본 최고의 더트 경주마로 군림하고 있어 연속 선전을 노리고 있다. 한편, 영국 베팅 업체들로부터 ‘So You Think’에 이어 인기 2위로 주목받고 있는 ‘Smart Falcon’(7세,수)도 유력한 우승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Smart Falcon’은 통산 30전 23승의 전적으로 주로 일본 지방경마에서 활동해 왔으며 주요 경마대회만 20회 우승한 더트 주로의 강자이다.

유럽산 경주마, 이번에도 우승은 저 너머에?
유럽산 경주마가 우승을 차지한 것은 지난 2003년 ‘Moon Ballad’(아일랜드)가 마지막으로 이후 8년간 단 한 번도 우승마를 배출하지 못했다. 이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유럽 최대의 경마 조직인 쿨모어(Coolmore)와 두바이 월드컵을 주최하는 아랍에미리트의 막툼 왕가(Godolphin Racing 소유)와의 알력 다툼도 그 배경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두 집단의 경쟁 관계로 쿨모어 측에서 두바이 월드컵에 경주마를 출전하지 않은 것. 하지만 지난해 6년 만에 쿨모어 측이 대회 출전을 선언함으로써 향후 두바이 월드컵에도 유럽산 마필의 선전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하지만 올해 역시 독일 챔피언인 ‘Zazou’(5세,수)와 아일랜드의 ‘Capponi’(5세,수) 정도를 제외하고는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어서 유럽산 마필들이 어느 정도 성적을 기록할 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승열 기자 wanggo@krj.co.kr

표2. 3/30 개최 두바이 월드컵 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