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와1/2마신 차 역전승으로 139번째 더비 주인공
선수, 감독 모두 더비 첫 우승 감격

제139회 켄터키더비는 ‘오브’(Orb)의 짜릿한 역전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현지시각으로 4일(우리시각 5일 새벽) 켄터키 처칠다운즈 경마장에서 열린 켄터키 더비는 오전부터 내린 비가 발주시간까지 이어지면서 질퍽한(muddy) 주로 속에서 펼쳐졌다.
경주초반 선두권이 두텁게 형성되는 가운데 16번 게이트에서 출발한 ‘오브’는 후미권에서 경주를 전개하며 종반전을 도모하는 작전에 나섰다. 3코너를 선회하면서 외곽에서 서서히 순위를 끌어올린 ‘오브’는 결승주로 초반까지 6~7위권에 머물렀으나 선두권 말들을 하나 둘 제친 끝에 결국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2위마와의 도착차는 2와1/2마신, 주파기록은 2:02.89였다. 준우승은 인기 하위권의 ‘골든 소울’(Golden Soul)이, 3위는 최고 인기의 ‘레볼루셔너리’(Revolutionary)가 이었다.
이날 우승으로 통산 8전 5승째를 올린 ‘오브’는 데뷔 후 첫 3전을 패한 후 5연승을 달리는 독특한 이력을 남겼으며, 우승상금 142만 불을 더해 통산 수득상금 233만 불을 기록하게 되었다.
기승했던 조엘 로사리오 선수는 더비에서 첫 우승을 거두며 지난 3월 ‘애니멀 킹덤’으로 두바이월드컵을 우승한데 이어 겹경사를 맞았고, 특히, ‘오브’를 관리하고 있는 맥거히 감독은 무려 7번의 더비 도전 끝에 처음으로 더비 트로피를 들어올리는데 성공했다.
흑인 선수 최초의 우승을 노렸던 케빈 클리거 선수위 ‘골든 센트’는 17위에 그쳤고, 역시 여성 선수로는 더비 첫 우승사냥에 나섰던 로지 나프라브닉 선수의 ‘마이루트’는 5위를 차지하며 더비 사상 여성 선수 중에서는 가장 상위성적을 기록하는데 만족했다.
‘Malibu Moon’의 자마로는 첫 더비 챔피언에 오른 ‘오브’는 2011년 이얼링 세일에서 8만 불, 2012년 트레이닝 세일에서 23만5천 불에 낙찰된 경주마로, 혈통적으로 크게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클래식 적성에 부합하는 배합을 가졌다. 3대모인 ‘Laughter’는 유명한 암말 ‘러피안’(Ruffian)가 반자매마다.
현지에서는 이날 ‘오브’의 우승을 ‘압도적 승리’로 표현하며 그의 경주력이 최근 몇 년 내 가장 발군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우천으로 인해 선행마들에게 다소 유리한 주로상태 였지만 종반 추입으로 우승을 차지한 사실은 그만큼 경주력에서 상대마들을 압도했다는 이유로 풀이된다.
‘오브’는 현재 2번째 삼관경주가 열릴 예정인 핌리코 경마장으로 이동해 컨디션 조율에 들어간 상태다. 관계자 뿐 아니라 현지 언론에서도 그의 2관 달성을 유력하게 전망하고 있어 오는 19일(우리시간) 열리는 프리크니스 스테익스에서 3관 달성의 확실한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기대를 모았던 우리 씨수말 ‘록하드텐’의 자마 ‘블랙 오닉스’(Black Onyx)는 경주를 앞둔 금요일 오전 앞다리 발목에서 뼈조각이 발견되면서 출전을 포기해 아쉬움을 남겼다. ‘블랙 오닉스’는 골편 제거술이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수술 일정은 미정이다.

조지영 기자 llspongell@krj.co.kr

제139회 켄터키더비 결과(GⅠ, 2000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