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막을 내린 ‘유럽판 브리더즈컵’ 로열 애스콧 경마축제에서 엘리자베스 여왕(1926~)의 소유마가 우승을 차지해 화제를 낳고 있다.
1711년 앤 여왕이 영국 왕실의 위상을 제고할 목적으로 창설된 300년 전통의 로열 애스콧 경마축제(6/15일자 본지 상세 보도)에서 정작 왕실의 소유마가 재위 기간 중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승마는 4세 암말 ‘Estimate’(부 MONSUN)로, 축제 3일째 열린 <골드컵, GⅠ>에 출전한 ‘Estimate’는 결승주로 종반까지 치열한 접전이 이어진 끝에 1과3/4마신 차로 쾌승했다. 골드컵 대회는 경주거리 4,000M의 최장거리 경주로서, <브리티쉬 롱디스턴스 챔피언쉽>과 더불어 영국내 베스트 스테이어(Stayer)를 가린다는 점에서 여왕마의 우승 의미를 더했다.
‘Estimate’는 경기전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로 지목되면서 여왕의 애스콧 첫 승을 기대케 했으나 최장거리 경주라는 변수가 있어 누구도 장담키 어려운 레이스가 예상된 바 있다.
유력 경마지 레이싱포스트는 ‘Estimate’가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고령의 엘리자베스 여왕이 자리에 벌떡 일어나 환호성을 질렀다고 전하며, “여왕의 우승이 애스콧 축제의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다”고 평가했다.
BBC는 “앤 여왕에서 현재의 엘리자베스 여왕에 이르기까지 영국 왕실의 남다른 말 사랑이 드디어 결실을 맺었다. 영국 경마의 기억될만한 날이다”고 여왕의 우승을 함께 기뻐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대회 우승마주 자격으로 이날 직접 시상대에 올라 우승상금 2억3800만 원(13만5000 파운드)을 받았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소유마가 탑레벨 경기에서 우승한 사례는 1989년 ‘Unknown Quantity’가 미국 앨링턴 핸디캡 우승을, 1954년 ‘Aureole’의 코로네이션 컵과 킹조지 엘리자베스 스테익스 우승한 적이 있다.

조지영 기자 llspongell@krj.co.kr

조지영 ranade@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