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 수득상금 순으로 본 ‘피어슬리’ 자마
순위 마명 연령 성별 수득상금
1 새강자 6 거 1,015,117,000
2 진군 6 수 245,748,000
3 비호돌이 4 수 213,608,000
4 만석꾼 퇴역 수 208,093,000
5 초강대국 퇴역 수 204,405,000
6 청춘 8 거 203,295,600
7 잠보 8 거 185,219,800
8 대복 6 수 182,040,000
9 새한빛 퇴역 수 132,831,000
10 상승가도 퇴역 수 114,158,000

일반적으로 유전은 아빠의 형질은 딸에게, 엄마의 형질이 아들에게 많이 간다고 알려져 있다. 국내산 경주마들을 여기에 대입시켜 보면, 왜 유독 우리 경마가 ‘암말 강세’임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바로 아직 씨수말들의 수준이 향상되고 있는 것에 비해서 씨암말들의 수준이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4번의 코리안더비 우승마만 봐도 ‘우승예감’과 ‘햇빛마을’등이 암말로 수말에 전혀 밀리지 않았으며, ‘자당’과 ‘당대제일’ 등 이름을 날린 경주마도 오히려 암말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세계 선진 경마에서 암말이 수말을 이긴 사례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캔터키더비나 브리더즈컵에서 암말이 우승한 경우는 최근 10년간 단 한번도 없었으며, 수말에게 열세를 인정하기에 출전조차 거의 하지 않았다.
다행히 우리 경마도 씨암말들의 수준이 올라가면서 암말보다 수말이 점차적으로 우위를 나타내고 있는 점은 반가운 사실이다. 현재 과천벌을 주름잡고 있는 3세마들도 대부분 암말보다는 수말 쪽이 강세를 보이고 있으니 말이다.
국내에는 아직도 암말 자마군이 우위를 나타내고 있는 씨수말들이 많은 편인데, 해가 바뀌면서 이러한 추세도 점차로 바뀌고 있는 듯 하다. 특히 씨수말 리딩사이어 상위권에 있는 씨수말일수록 암말보다는 수말 쪽에 우세를 두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예가 99년 국내 씨수말 리딩사이어에 올랐고, 현재까지 올해 리딩사이어를 지키고 있는 ‘피어슬리’의 자마들이 그렇다. 〈표〉는 씨수말 ‘피어슬리’ 자마들중 수득상금 상위 10위까지를 모은 자료이다. 어렵지 않게, 상위 10위권에 든 경주마중 암말이 단 한두도 없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이 자료를 바탕으로 한다면, ‘피어슬리’의 자마는 수말이 철저한 우성이라는 것도 알 수 있다. 실제로 ‘피어슬리’의 암말 자마중 상위권 성적을 기록한 경주마로는 ‘꽃나비’(12위), ‘진광풍’(16위) 등 몇 두 되지도 않고, 올 해 잘 나가는 ‘피어슬리’의 3세 자마 ‘고려방’, ‘아이캔두’, ‘호성’ 등이 모두 수말임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암말 자마에 우성을 둔 씨수말은 없을까?
‘미스터아도라블’을 보자. ‘미스터아도라블’의 자마중 ‘미스터드림’ 단 1두를 제외하곤 수말중에서 국산1군까지 승군한 경주마는 단 1두도 없다. ‘공로자’, ‘여걸’, ‘에루화’ 등 ‘미스터아도라블’의 주요자마는 모두 암말이 휩쓸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특정 씨수말에 일부 성별의 자마가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경우는 이 외에도 몇 두가 더 있다. 왜 이러한 일이 발생하는지는 필자의 유전적 지식으로는 설명할 수 없지만, 알아두면 실전에서 응용할 수 있는 기본 지식임에 틀림없다.



작 성 자 : 김중회 rin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