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5년부터 자마들을 생산하기 시작한 ‘디디미’는 해마다 꾸준히 능력 있는 자마들을 배출했다. 데뷔 첫 해인 98년 ‘자당’과 ‘무비동자’를 배출했고, 99년에는 ‘단심’, ‘연승시대’, ‘큰바위’ 등 국산 1군에서도 꾸준히 제몫을 해준 능력마와 ‘집대성’, ‘당케’, ‘돌개바람’ 등이 최근 좋은 성적을 거둔 자마들을 배출했다. 그러나 지난해 데뷔한 경주마중는 이전보다 다소 처져 보인다. 현재 ‘갱이바다’, ‘그룹캡틴’, ‘무적질주’, ‘으랏차차’ 등이 국산 3군으로 승군을 했고, ‘럭키디프’, ‘쾌도난마’, ‘친구야’ 등이 하위군인 국산 4군에서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정도. 결국 지난해 리딩사이어 ‘디디미’는 지난 코리안오크스에 이어 코리안더비 역시 출전할 자마가 없어 2년 연속 최고 씨수말 자리를 지키기가 무척 위태로워졌다. 이번호에서는 ‘디디미’의 대표자마와 가능성 있는 신예들을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 주〉

- 2000년 리딩사이어, ‘디디미’의 자마들(2)

〈표-1〉 ‘자당’의 혈통표
Northern Dancer
Dixieland Band
Mississippi Mud
디디미
Mr. Prospector
Soundings
Ocean’s Answer
자당
Bold Laddle
Tella Fib
엑틴크랏시 Runnun Tell

Royal Pursuit
Classy Fame
Goin’s Teady

- 대표자마 ‘자당’(29조, 5세, 암)
‘자당’은 ‘디디미’의 대표자마로 18전 14승 2위 3회라는 폭발적인 경주 성적과 경마대회 4관왕에 빛나는 국산 최고의 명마이다.
‘자당’의 모마 ‘액틴크랏시’(87년, 미국)는 현역 시절 23전 3승의 성적을 올렸는데, 공교롭게도 3승을 차지한 경주가 모두 1200m 모래주로였다는 특징이 있다. 물론 그 외에 경주거리는 출전도 거의 안했지만, 출전해서도 이렇다할 성적을 거두지 못해 대체적으론 단거리에 거리 적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자당’외에도 ‘자상’(부: 무자지프), ‘자룡’(부: 미스터아도라블)이 있고, 아직 데뷔하지 않은 ‘해피째즈밴드’의 자마가 6월이면 경주마로 등록할 것으로 보인다.
‘액틴크랏시’의 혈통을 살펴보면, 3대부인 ‘Boldnesian’(5전 4승)은 G1 1승(Santa Anita Derby, 1800m)을 기록했고, 86년 미국 리딩브루드메어사이어 3위를 기록한바 있다. 그 외 이렇다할 유명 씨수말은 보이지 않는다.
아무튼 모마인 ‘액틴크랏시’가 단거리 성향이 강한 것 외에도 ‘자당’이 단거리에 강하다는 특징은 여러 곳에서 입증된다.
일단 ‘자당’의 경주 성적을 살펴보면, 경마대회 4번의 우승중 3번이 단거리인 1200m와 1400m였단 점과 일반경주도 주로 1800m 이하의 거리에만 집중적으로 출전했단 점이다. 또한 경주마의 거리적 적합성을 나타내는 도시지 이론에서 CD(Center of Distribution)값이 1.20을 기록, 스피드에 치우친 혈통임을 알 수 있다. (CD값이 0보다 높을수록 스피드 혈통이고, 0보다 낮으면 스테미나에 가까운 혈통이다.)

- 능력 검증 덜된 ‘다산’(36조, 3세, 수)
실전 3번의 경주에서 이렇다할 성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36조의 3세마 ‘다산’은 경매가 2천9백90만원으로 상당한 고가 경주마이다. ‘다산’의 혈통을 보면 ‘디디미’의 대표자마중 한 두인 ‘무비동자’(5세, 수)와 상당히 흡사한 혈통을 보유하고 있어 기대를 모은다.
바로 모마 ‘런치박스’의 2대부가 ‘Gummo’(34전 11승 2위 5회)로 ‘무비동자’와 같은 배열이라는 점이다. ‘Gummo’는 79년 미국 리딩사이어 3위에 기록됐던 씨수말로 실제 경주마로서의 성적도 우수하지만, 그의 자마들이 상당한 성적을 올린 경주마가 많았다는 점에서 더 관심을 모은다.
모마 ‘런치박스’는 ‘다산’외에도 ‘제주도령’(부: 블루클린다져)을 배출했는데, ‘제주도령’은 국산 4군에서 2연승을 차지하고 기대를 모으다 질병으로 조기에 퇴역한 아쉬움을 남긴 경주마였다.

- 데뷔 앞둔 ‘신의선물’(28조, 3세, 수)
곧 데뷔전을 치를 예정인 ‘신의선물’은 모계 혈통이 우수해 한번쯤 관심을 가져볼 만한 경주마다.
‘신의선물’의 모마 ‘서리스’(93’, 아일랜드)는 16전 2위 1회의 보잘 것 없는 성적을 올렸던 평범한 경주마였다. 그러나 그의 2대부 ‘Red God’(54’, 미국, 14전 5승)은 74년 ‘Blushing Groom’을 배출한 것을 비롯해 G1 우승마 다수를 배출해냈고, 79년 영국 리딩브루드메어사이어에 랭크됐던 유명 씨수말이다. 또한 ‘서리스’의 브루드메어인 ‘Royal and Regal’(70’, 미국)은 플로리다더비 우승을 비롯해 20전 6승 2위 3회의 성적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1700m 코스레코드(1분 44초2)의 기록을 소유하기도 했다.
이런 혈통적으로 우수했던 씨수말들이 모계에 많이 포진돼있고, 또한 모계 혈통이 장거리에 거리적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관심을 모으는 부분이다.

- 번번이 아쉬움 남기고 있는 ‘킹오브레이스’(36조, 3세, 수)
실전에서 번번이 아쉬움을 남기고 있는 ‘킹오브레이스’도 모계 혈통이 상당히 우수한 것으로 분석된다.
모마 ‘아씨에라’(92’, 미국)은 23전 2승이라는 성적을 올렸던 평범한 경주마. 그러나 관심을 모으는 것은 ‘아씨에라’의 2대부인 ‘Damascus’와 브루드메어인 ‘Riva Ridge’이다.
먼저 ‘Damacus’는 67년 캔터키더비 3위를 시작으로 벨몬트스테이크와 프리크니스스테이크 우승을 비롯해 G1 6승의 초일류마였다. 더욱이 씨수말로도 맹활약을 펼쳐 74년과 75년 미국 리딩사이어 2위, 4위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중장거리에 수많은 G1 우승마를 배출했었다.
한편 ‘아씨에라’의 브루드메어인 ‘Riva Ridge’는 72년 미국 캔터키더비 우승을 비롯해 30전 17승(블랙타입 13승)을 올린 것을 비롯해 1700m, 1800m, 1900m 코스레코드를 각각 기록하는 기록의 경주마이기도 했다.
아무튼 ‘킹오브레이스’는 모계에 있는 이런 장거리 성향이 강한 초일류마들 덕분에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고, 경매가 역시 3천50만원의 초고가마여서 기대를 가지게 한다.

- ‘론드’의 4번째 자마 ‘해암장군’(2세, 암)
‘론드’(88, 미국)는 해마다 실패한 경주마가 한 마리도 없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는 씨암말이다. 97년 데뷔한 ‘대통합’(부: 큐리아레기스)을 비롯해, 98년 데뷔한 ‘푸른강산’(부: 랜드러쉬), 그리고 지난해 데뷔한 ‘햇빛마을’(부: 무자지프)까지.
‘론드’의 자마들이 이렇게 활약도가 높아지자 99년 최고 씨수말로 꼽히는 ‘디디미’와 교배를 했고, 그래서 태어난 경주마가 바로 ‘해암장군’이다.
‘론드’는 위대한 경주마 ‘Nijinsky’의 3대손으로 그의 2대부 ‘Dancing Champ’(72’, 미국)는 13전 7승에 블랙타입 3승을 올렸고, 그의 부마 ‘Toast The Champ’(79’, 미국)는 중거리에 거리적성을 뒀던 36전 5승의 성적을 올린바 있다.

【김중회 기자 rin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