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회의… 국산마, 이젠 혈통이 달린다 (6)

- 장거리에 강한 혈통 ‘글로리화이’

〈표〉 ‘글로리화이’의 혈통표
Nearctic
Northern Dancer
Nijinsky Natalma

Bull Page
Flaming Page
Flaring Top
글로리화이
Ribot
Graustark
Flower Bowl
Autumn Glory
Hasty Road
Golden Trail
Sunny Vale

- ‘글로리화이’의 혈통
지난 96년부터 과천벌에서 뛰기 시작한 ‘글로리화이’는 국내 씨수말중 가장 장거리에 강한 혈통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장거리에 강한 혈통이기 때문에 주로 단거리 경주가 많은 국내 여건에는 부합하지 않는 측면도 있어서인지, 과천벌에 유명 자마를 많이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글로리화이’의 부마는 ‘Northern Dancer’의 자마중에서도 넘버원으로 불리는 ‘Nijinsky’다. ‘Nijinsky’는 35년만에 영국 3관경주 우승을 차지한 것을 비롯해 그 자신의 성적도 일류였지만(13전 11승 2위 2회), 자마들의 활약으로 인해서 더 유명해진 씨수말이라 할 수 있다. 자신의 주무대였던 영국에서 수 차례 리딩사이어에 오른 것은 물론이고, 미국으로까지 건너가서도 계속 리딩사이어 상위권에서 활약했기 때문. 거리적성도 영국 3관경주 우승마답게 스테미너가 필요한 장거리부터 스피드가 필요한 중·단거리까지 고른 적성을 보이고 있다. 특히 부마인 ‘Northern Dancer’가 장거리에서 한계를 노출한 것에 비해서 ‘Nijinsky’는 오히려 거리가 길어지면 더욱 힘을 발휘했기 때문에 더욱 각광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글로리화이’의 모마인 ‘Autumn Glory’는 ‘Ribot’ 계열로 현역시절 26전 6승 2위 6회의 좋은 성적을 올렸던 마필이었다. 부마 ‘Graustark’는 8전 7승의 성적을 올렸던 마필로 자기 자신은 경마대회 우승 실적이 없지만, 자마들이 중거리부터 장거리까지 능력 있는 마필들을 다수 배출했다. 특히 모계에서 활약이 높아 85년 영국 브루드메어사이어에 오른 것을 비롯해, 수 차례 미국 브루드메어사이어 상위권에 등극했던 씨수말이었다.
따라서 ‘글로리화이’는 당대 최고의 씨수말이라는 ‘Nijinsky’와 브루드메어에서 활약이 높았던 ‘Graustark’의 만남으로 인해서 상당히 기대를 모았던 경주마였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러한 기대와는 다르게 ‘글로리화이’는 현지에서 이렇다할 성적을 올리지 못하고 2억4천만원이라는 가격에 국내 씨수말로 팔려왔지만 말이다.

【김중회 기자 rin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