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회의 혈통이야기(9) - ‘흑돌풍’의 중앙일보배 우승을 축하하며…

- 부마 ‘사이코배블’과 모마 ‘올림픽포춘’의 닉스가 좋아
- 스타트가 너무 늦은 단점, 보강해야할 필요가 있을 듯

해가 갈수록 선행마가 득세하는 현대경마에서 지난주 ‘흑돌풍’이 보여준 추입력은 정말 일품이었다. 마치 지난해 월드시리즈에서 애리조나가 양키스에게 9회말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을 때 보여준 승리와 같다고나 할까.
‘흑돌풍’은 부마 ‘사이코배블’과 모마 ‘올림픽포춘’ 사이에서 태어났다. ‘흑돌풍’의 혈통상의 특징은 부마와 모마의 닉스(Nicks, 궁합)가 상당히 좋다는 점을 들을 수 있다. 바로 모마 ‘올림픽포춘’의 혈통을 살펴보면 ‘Raise a Native’의 3X4 근친임을 알 수 있는데, 이 ‘Raise a Native’가 ‘사이코배블’의 외조부 ‘Blushing Groom’과 상당히 좋은 닉스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런 배합은 수말 우성이기 때문에 ‘흑돌풍’에게 더욱 우수한 피를 전달해준 것으로 분석된다.
비슷한 관점에서 해석한다면 ‘흑돌풍’의 모마 ‘올림픽포춘’은 국내 씨수말중 ‘Blushing Groom’의 피를 이어받은 ‘미스터아도라블’(암말 자마), ‘더그룸이즈레드’, ‘사일런트워리어’(수말 자마) 등과 닉스가 좋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다만 ‘더그룸이즈레드’와는 지나치게 근친이 많아지기 때문에 다소 신중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한편 ‘흑돌풍’의 거리적성은 1800m 정도로 분석된다. 물론 최근 보여준 추입력을 봤을 때 장거리에 진출해서도 무난한 성적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지만, 혈통상으론 적정거리가 그렇게 거리가 길지는 않다. 부마 ‘사이코배블’은 거리적성이 길게 나오지만 모마 ‘올림픽포춘’은 스피드 혈통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는 모계에 있는 ‘Raise a Native’가 명마 ‘Mr. Prospector’를 비롯해 전형적인 단거리 경주마를 많이 배출한 스피드 혈통이기 때문. ‘올림픽포춘’은 이 ‘Raise a Native’의 3X4 근친임으로 더욱 그렇다.
아무튼 ‘흑돌풍’은 근래 보기 드문 추입마의 탄생이란 점에서 경마팬들의 흥미를 돋굴 전망이다. 그러나 아무리 추입마라해도 ‘흑돌풍’은 스타트가 너무 늦다는 단점이 있다. 적당한 스피드의 보강은 ‘흑돌풍’이 앞으로 꼭 보강해야할 숙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중앙일보배 우승으로 지난 굿데이배 경마대회에 이어 경마대회 2연속 우승의 승전보를 울린 곽영효 조교사와 천창기 기수. 이 자리를 빌어 그들의 최근 연이은 활약에 박수를 보내며, ‘흑돌풍’이 이번 중앙일보배 우승에 그치지 않고 더욱 좋은 경주마로 성장해 국산마의 위상을 높혀주는데 한 몫 하길 하는 기대를 가져본다.



작 성 자 : 김중회 rin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