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가인 10억원이란 거금을 들여 국내에 들어온 ‘라시그니’가 자마 배출 2년 만에 3류 씨수말의 길로 전락고 있다. 이제 겨우 19마리의 자마가 실전을 치렀기 때문에 다소 이른 분석일 수도 있겠지만, 현재까지의 모습만 놓고 봤을 때는 거의 절망적인 수준이다. 현재로선 ‘희망특급’ 한 두만이 제몫을 해주고 있는데, ‘희망특급’도 모계가 단거리 혈통이라 앞으로를 장담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G1경주 우승마, 최우수 혈통, 최고의 가격에 수입된 ‘라시그니’의 문제점은 과연 무엇일까? 일단 혈통적인 측면에서 ‘라시그니’는 ‘Gone West’의 자마인 만큼, 부계혈통은 최우수 혈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B.M.S인 ‘Rio Bravo’는 5년연속 브라질 리딩사이어 5위 이내의 성적을 거둬 성공한 혈통이라고 할 수 있지만, 거리적성이 너무 길고 잔디주로용 이였다는 단점이 지적된다. 이러한 모계혈통이 국내 경마와 다소 맞지 않는다는 단점 때문에 국내에 있는 ‘라시그니’ 자마들의 성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하다는 혈통적인 평가가 가능해 보인다.
그러나 기자는 ‘라시그니’ 자마들의 체중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해보고자 한다.
〈표〉를 보자. 〈표〉에서 보듯이 ‘라시그니’ 자마들은 마체중이 450kg을 넘는 경주마를 찾기가 대단히 어려울 정도로 대체적으로 상당히 왜소한 편이다. 또한 체중과 성적이 정비례 관계를 보이고 있는데, 체중이 무거우면 무거울수록 경주성적은 대체적으로 우수한 편이었다. 현재까지 ‘라시그니’ 자마중 최고 상금을 번 ‘시그너스’가 433kg, 최우수 자마로 꼽히는 ‘희망특급’이 448kg으로 평균 ‘라시그니’ 자마보다 상당히 체격이 우수한 편. 이에 비해서 성적이 나오지 않는 ‘라시그니’의 자마들은 하나같이 400kg을 왔다갔다는 왜소한 경주마들이 많다.
현재 원당목장에서 교배 활동중인 ‘라시그니’의 마체중은 480kg. 물론 지금은 훈련도 안하고, 말 그대로 먹고 자고 암말과 사랑하면서(?)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경주마 때보다 체중은 조금 더 나가는 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자마들이 480kg은커녕 400kg을 왔다갔다는 왜소한 경주마들이 많다는 건 뭔가 분명 문제가 있다. ‘라시그니’가 유전적으로 잘 피를 전수했다면, 그리고 자마들이 아버지 ‘라시그니’를 닮는다면 당연히 체중도 평균 450kg을 넘나들어야 정상이 아닐까?
바꿔 말한다면 ‘라시그니’는 자기의 우성 인자를 자마들에게 전수하지 못하고 전반적으로 열성 인자를 자마들에게 전수하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분석이다. 그래서 그나마 우성의 피를 받은 자마들은 체중이 좀 더 나가고, 그래서 성적도 우수한 편이 아닐까하는 분석 말이다. 다소 지나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까지의 ‘라시그니’ 자마들을 검토해보면 충분히 수긍이 갈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그렇다면 데뷔전에서 468kg의 마체중을 보였던 ‘대상승’(14조)은 ‘라시그니’ 자마중에서 가장 우수한 자마가 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지리산’, ‘승리제일’ 등 스피드 우수마를 배출했던 ‘투투투’의 자마 ‘대상승’이 ‘라시그니’ 자마의 부진을 극복하고 선전하길 기대해본다.

〈표〉 ‘라시그니’ 자마들
시그너스 13 3 3 433kg
희망특급 6 4 0 448kg
티사그니 11 2 3 424kg
천봉 16 0 2 409kg
연주호걸 17 0 1 443kg
희망비행 8 0 0 420kg
남달라 13 0 0 394kg
마이더스 6 0 0 435kg
프리마댄서 5 0 0 396kg
동진 3 0 0 395kg
대상승 1 0 0 468kg
님과함께 4 0 0 402kg
국건 3 0 0 396kg
디파이 2 0 0 435kg
장자도 2 0 0 450kg
태백섬광 2 0 0 397kg
레벌루션 2 0 0 433kg
눈부시게 1 0 0 382kg
이지커머 1 0 0 438kg





작 성 자 : 김중회 rin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