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스톰캣’(Storm Cat)의 2003년도 교배료가 올해와 마찬가지로 500,000$(약6억, Live Foal)에 결정됐다고 한다. ‘스톰캣’의 몸값에 도전하고 있는 씨수말이 ‘에이피인디’(A.P Indy, 교배료 300,000$), ‘킹맘보’(Kingmambo, 교배료 200,000$) 정도인걸 보면, ‘스톰캣’의 몸값이 얼마나 비싼지를 알 수 있다. 아마 수년간은 쉽게 깨지지도 않을 기록인 것 같다.
현역시절 8전4승(G1-1승, Young America s)에 지나지 않았던 ‘스톰캣’이 이렇게 높은 교배료를 받을 수 있었던 건 순전히 그의 자마들의 성적 때문이다. 총 389두의 스테익스 우승마 배출한 ‘스톰캣’은 그간 자마들의 대단한 활약으로 99년과 2000년에 미국 리딩사이어에 올랐으며 올해도 ‘엘프라도’(El Prado)에 이어 2위를 기록중이다. 그의 대표자마를 보면 G1 3승의 ‘자이언츠코스웨이’(Giant’s Causeway), 브리더즈컵 클래식 우승마 ‘캣티프’(Cat Thief), 프리크니스스테익스와 벨몬트스테익스 우승마 ‘타바코캣’(Tabasco Cat) 등등이 꼽힌다.
해마다 최고 교배료 기록 경신을 거듭했던 ‘스톰캣’은 지난해 미국리딩사이어 16위에 그치고 올해 역시 뛰어난 자마를 배출하지 못해 더 이상의 몸값 상승을 못하고 3년째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지만, 교배료란 개념 자체가 거의 없는 국내 경마 수준을 생각해봤을 때 정말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스톰캣’도 이미 나이가 20세고, 최근 뛰어난 명 자마가 나오지 않고 있어 그의 교배료는 어쩌면 더 이상 상승하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럼 도대체 이렇게 비싼 교배료를 주고 교배를 하면 생산자들은 남는 게 있을까? 물론 있다. 국내에도 2년연속 리딩사이어를 차지한 ‘디디미’의 자마들이 경매에서 최고가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스톰캣’의 자마 역시 미국 경매에서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톰캣’의 2세자마는 올해 수말(14두 평균, 2,087,500$), 암말(9두 평균, 1,050,555$)이란 가격을 기록했으니 교배료 500,000$을 제외한다고 하더라도 생산자로선 충분히 남는 장사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수놈을 생산해야만 좀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겠지만, 암놈을 생산하더라도 본전은 너끈히 뽑을 수 있어 보인다.
아무튼 이런 명 씨수말의 자마 ‘크릭캣’이 국내에도 본격적으로 씨수말 활동을 시작해 올해 첫 자마를 배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실 ‘크릭캣’은 미국에서 경주마 생활을 하지 않고 곧바로 국내 늘푸른 목장에 씨수말로 수입됐기 때문에 사실 검증은 아무것도 된 것이 없다. 물론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경주로에 첫 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크릭캣’의 자마들은 일단 부계 혈통의 이름 값 때문에 국내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모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부계혈통의 화려함에 비해서 모계혈통은 상대적으로 열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다소 염려스러운 측면이라 할 수 있겠다.
세계 최고의 씨수말 자마가 국내에서 씨수말 활동을 시작해, 과연 그 이름 값을 하면서 국내 경주를 휩쓸 수 있을까? 아직 이른 감은 있지만 그 자마들의 뛰는 모습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작 성 자 : 김중회 rin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