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통 좋은 포입마들이 대거 수입되며, 올 한해는 그야말로 ‘포입마 세상’이 될 것이라던 예측이 완전히 빗나가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포입마들의 수준이 날이 갈수록 위세를 떨칠 것에 대비해 섣불리 ‘포입마에 관한 관련 규정’까지 만들면서 경계했지만, 지금까지의 상황을 미뤄봤을 때 기우에 그치고 만 것으로 보인다. ‘포입마에 관한 관련 규정’은 혈통 좋은 포입마들이 국내산 경마대회를 싹쓸이 할 것에 대비해, 포입마는 경마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는 것이 주요 내용. 물론 시행시기상 현 2세마까지는 이 규정에 해당되지 않아, 포입마가 내년까지는 경마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
그러나 현 2세 포입마들의 수준을 봤을 때 우승은커녕 출전조차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데뷔전 혹은 여러 번의 경주를 치른 포입마들중 그나마 성적이 나온 2세마들을 살펴보면 ‘퓨어니스’(3전 1승), ‘플라잉캣’(3전 1승), ‘프리티로드’(4전 2위 2회) 정도. 어지간한 경마팬이라면 이들 정도의 수준을 최고의 2세마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쉽게 분석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최고의 씨수말인 ‘스톰캣’ 계열의 ‘플라잉캣’, ‘데저트와인’의 자마인 ‘퓨어니스’ 같이 이미 첫 승을 거둔 포입마 외에도 혈통적으로 관심을 모으는 씨수말의 자마는 무척 많다. 부계가 브리더즈컵 2연패마인 ‘티즈나우’와 같은 ‘씨즈메리’, 최우수 혈통 ‘데인힐’의 손자인 ‘월곡사랑’, 또 하나의 ‘스톰캣’ 혈통인 ‘와일드스톰’ 등 혈통상 관심을 모으는 포입마는 꽤 많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포입마들이 제몫을 못해주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기자의 생각으로는 육성에 가장 큰 문제가 있다고 본다. 변변한 트레이닝 센타 하나 없는 국내의 육성 현실 상, 우수한 혈통의 경주마라도 제대로 성장하는데 한계를 드러낸다. 이를 뒤집어서 해석해본다면 국내에는 아무리 우수한 혈통의 씨를 받아왔더라도 육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우수한 경주마로 성장하는데 한계를 드러낼 수 있다고 본다. 같은 씨를 받고 태어난 경주마가 국내가 아닌 우수한 육성 시설을 갖춘 선진국에서 태어난다면, 경주마로서 좀 더 우수한 성적을 거둘 수도 있다는 뜻이다.
또한 이와는 별개로 국내 씨수말들의 수준도 포입마들의 혈통에 못지 않게 해가 갈수록 좋아지면서, 포입마들과의 격차를 좁혀놓은 것도 중요한 이유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결국 ‘포입마에 대한 관련 규정’은 국내에서 생산한 경주마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한국마사회가 선견지명(先見之明)을 발휘해봤지만, 섣부른 판단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최근 혈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경마 생산자들도 혈통을 고려한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경마가 후진적인 것은 혈통보다 육성이 더 문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작 성 자 : 김중회 rin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