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리딩사이어’(Leading Sires)는 씨수말이 된 후 낳은 자마가 벌어들인 총 상금액수로 순위가 결정된다. 이러한 리딩사이어는 역사가 짧은 우리의 경우는 단순히 리딩사이어만 말하곤 하지만, 실제로는 여러 가지로 구분이 된다.
일단 리딩브루드메어사이어(Leading Broodmare Sires, 외조부 순위)가 있고, 2세 자마들의 성적으로 순위를 매긴 2세마 리딩사이어(Leading Sires of Two-Years-Olds), 또한 퍼스트크롭(First Crop Sires), 세컨드크롭(Second Crop Sires), 써드크롭(Third Crop Sires) 등도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오늘은 이중 퍼스트크롭에 대해서 알아본다. 크롭(Crop)을 우리말로 해석하면 ‘수확’이란 뜻으로 굳이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첫 번째 수확’이란 뜻 정도가 될 것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퍼스트크롭이란 씨수말이 된 후 첫 시즌에 낳은 자마가 벌어들인 총 상금액수로 순위를 결정한 것이다. 이러한 퍼스트크롭은 한 해 수 백 마리의 씨수말이 데뷔하는 미국에서 어떤 씨수말의 자마가 초년부터 두각을 나타내는지 알 수 있는 좋은 자료라고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세컨드크롭은 씨수말이 된 후 두 번째 시즌에 낳은 자마가 벌어들인 총 상금액으로 순위를 결정한 것이고, 써드크롭은 세 번째 시즌을 뜻하게 된다.
올해 미국에서 퍼스트크롭 1위를 기록중인 씨수말은 ‘스트라빈스키’(Stravinsky)다. ‘스트라빈스키’는 ‘노던댄서’의 자마인 ‘누레이브’(Nureyev)의 자마. 현역 시절 경주 성적은 8전3승에 블랙타입 2승을 기록했고, 아마도 부상으로 인해서 조기에 씨수말로 도입된 듯 하다. 다만 ‘스트라빈스키’가 혈통적으로 부계도 화려하지만 모의 부가 ‘브러슁그룸’(Blushing Groom)로 모계 역시 화려하기 때문에 경주 성적에 비해서는 높은 교배료인 17,500$에 씨수말로 초년을 시작했다. 첫 해인 올해 23마리의 위너와 2마리의 스테익스 위너를 배출해 총 810,447$의 상금을 벌어들인 중이다.
반면 미국 퍼스트크롭 2위를 기록중인 씨수말은 그 유명한 ‘빅토리갤럽’(Victory Gallop)이다. ‘빅토리갤럽’은 캔터키더비와 프리크니스스테익스에 2위를 차지했지만, 벨몬트스테익스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최고의 명마. 17전9승에 블랙타입 7승을 거뒀고, 그가 벌어들인 상금만 3,505,895$나 된다. 그러나 그의 부마가 교배료 15,000$에 그친 비인기 씨수말인 ‘Cryptoclearance’여서 그런지, 첫 해 교배료는 그의 부마와 같은 15,000$에 그치고 있다. 자마 데뷔 첫 해인 올해 31두의 위너와 1두의 스테익스 위너를 배출했다.
반면 올 해 첫 자마를 배출한 씨수말중 가장 높은 교배료를 받은 씨수말은 ‘포리스트리’(Forestry)로 현재 50,000$의 교배료를 기록중이다. ‘포리스트리’의 경주 성적은 11전7승에 블랙타입 3승으로 결코 최고 교배료를 받을 정도로 화려하진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높은 교배료를 받는 이유는 현역 최고의 교배료를 받고 있는 ‘스톰캣’(Storm Cat)의 자마이기 때문. 올해 미국 퍼스트크롭 순위는 현재 5위이며, 2두의 스테익스 위너를 배출했다.
지난해까지 퍼스트크롭… 세컨드크롭… 써드크롭… 등에 개념이 없던 국내에서도 올해부터 이러한 순위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그래봤자 올해부터 자마를 배출한 씨수말은 ‘퍼시픽바운티’ 단 1두라 별다른 의미는 없지만 말이다. 그러나 씨수말 수가 많아지면 앞으로 유용한 자료로 쓰일 수 있는 것이 바로 퍼스트, 세컨드, 써드 크롭 등의 순위이다. 물론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개별거래 또는 씨수말이나 씨암말을 수입할 때도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아닌가 싶다.



작 성 자 : 김중회 rin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