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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주마 생산의 본거지인 캔터키에 일류 씨수말들은 10,000$(약 1억2천만원) 이상의 교배료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하며, 그 외 대부분의 씨수말은 5,000$ 미만의 교배료로 플로리다나 팬실베니아등 생산의 변방에서 씨수말로 데뷔를 하게된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캔터키더비 우승마 ‘엠파이어메이커’와 자키골드컵 우승마 ‘마인세프트’가 각각 100,000$(약 12억원)로 최고 가격을 형성한 것을 비롯 모두 30두의 씨수말이 캔터키에서 데뷔했으며, 그 외 약 200두의 씨수말이 나머지 지역에서 씨수말로 데뷔를 했다.
경주 성적과 혈통에 따라서 첫 해 교배료가 결정이 되고 우열에 따라 최고 대우를 받는 캔터키나 그 외 지역으로 자기 지역까지 결정이 되고, 그 이후는 자마들의 성적에 따라 씨수말들은 제2의 승부가 펼쳐진다. 높은 교배료가 결정된 씨수말들은 첫 해부터 최고의 씨암말과 교배를 하게되고, 반면 낮은 교배료가 결정된 씨수말들은 첫 해부터 별 볼일 없는 씨암말을 색시로 맞아들이게 될 수밖에 없다.
철저하고 엄격하게 매겨진 서열에 따라 결정이 되지만, 흥미롭게도 결코 성적은 몸값순이 아니다. 바로 씨수말로 데뷔하고 첫 평가가 내려지는 3년 후부터-자마들이 1세가되기 시작하면서- 이들의 몸값은 천차만별로 변하게 된다.
그 첫 번째는 1세 자마가 경매와 나오는 이얼링세일이 되겠고, 그 두 번째는 2세 자마의 성적에 따라 처음으로 순위가 매겨지는 퍼스트크롭사이어(First crop sires)가 되겠다. 이얼링세일은 사실 완벽한 평가가 내려질 수 없지만, 퍼스트크롭사이어는 첫 자마가 데뷔하는 해에 성적을 놓고 평가하는 것이어서 냉정한 진짜 첫 번째 평가가 내려진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런 올해 미국의 2세마 리딩퍼스트크롭사이어를 보면 1위와 2위가 상당히 흥미롭다. 1위는 ‘석세스풀어피어’(Successful Appeal)이고, 2위는 ‘후세이치페가수스’(Fusaichi Pegasus).
이들이 1위와 2위를 차지한 것이 흥미로운 것은 바로 이들의 배경 때문이다.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는 ‘석세스풀어피어’는 경주마 시절 22전8승에 블랙타입 5승을 거두긴 했지만 대회도 규모가 작은 경주였고, 혈통 또한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던 씨수말이었다. 교배료는 6,000$(약 7천2백만원)이었고, 데뷔한 지역 역시 캔터키가 아닌 플로리다.
반면 2위를 달리고 있는 ‘후세이치페가수스’는 캔터키더비 우승마이고 ‘미스터프로스펙트’의 자마라는 화려한 후광을 등에 업고 교배료 100,000$(현재는 85,000$)로 캔터키에서 화려하게 데뷔한 씨수말이다.
당연히 ‘후세이치페가수스’의 절대 강세가 예상되지만, 의외로 첫 자마의 성적은 ‘석세스풀어피어’의 승리였다. ‘석세스풀어피어’의 첫 자마중 캔터키 쥬비나일 필레 우승마(‘펀치어피어’)를 생산한 것을 비롯해 4두의 스테익스 자마를 생산했다. 이 성적이 놀라운 것은 ‘석세스풀어피어’가 ‘후세이치페가수스’보다 훨씬 적은 2세 자마수(35:74)인 것은 물론이고,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수준 이하 씨암말과의 교배로 자마를 배출했기 때문이다.
물론 ‘석세스풀어피어’가 현역 시절 스프린터에서 강세를 보였던 스피드마였단 점에서 첫 해의 강세가 계속 가리란 보장은 없다. 그러나 절대 열세를 극복하고 거둔 퍼스트크롭 1위의 성적은 상당히 의외의 결과고, 그로 인해 ‘석세스풀어피어’의 내년도 교배료도 내년도 자마들의 수준도 무척 올라가리란 기대를 가질 수 있을 전망이다.
엄격한 평가에 의해 두 씨수말의 첫 스타트는 엄청난 격차를 보이고 시작했지만, 그 반대로 첫 자마를 배출한 지금 현재 두 씨수말의 격차는 엄청나게 좁혀진 느낌이다. (물론 그래도 아직도 ‘후세이치페가수스’가 이얼링세일에서 5배 이상의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긴 하다.)
두 씨수말의 계속된 승부가 어떻게 될지, 시간이 지나면 또 한번 다뤄보겠다.
작 성 자 : 김중회 rin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