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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밸류플레이’는 우리 경마의 허점을 적절히 파고들며 그랑프리 우승이라는 월척을 낚아냈고, 그런 ‘밸류플레이’에 대해서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어떤 말이었는지에 대한 분석 역시 필요할 듯 싶다.
‘밸류플레이’는 미국 현지에서 15전1승2위2회의 성적을 거뒀으며, 당시 미국에서 그가 거둬들인 상금은 73,970$다. 대단한 성적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가만히 경주 성적을 뜯어보면 결코 국내에 수입된 여타 개별거래마들에 비해서 나쁜 성적이라고도 할 수 없다. ‘밸류플레이’는 미국에서도 가장 권위가 있는 산타아니타 경마장을 비롯해 캔터키에서 경주를 치렀고, 경주 자체도 격이 많이 떨어지는 경주가 아니었다. 3세 시절 ‘밸류플레이’는 얼로언스(Allowance) 경주에서 뛰었는데, 이 경주는 스테익스 경주로 가기 직전의 경주마들이 뛰는 레이스다. 비록 ‘밸류플레이’가 블랙타입 경주에 출전은 못했지만 충분한 가능성은 보였단 이야기다. 실제로 국내 블랙타입 우승마중 한 두인 ‘언어카운티들리’가 우승을 거뒀던 레이스중 하나가 총상금 40,000$짜리 경주였는데, ‘밸류플레이’가 뛰었던 거의 대부분의 경주가 총상금 40,000$을 상회하는 경주였다는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큰물에서 놀았다는 이야기다. 바로 이점이 하나의 이유가 돼서 ‘밸류플레이’는 항상 핸디캡에서 생각보다 높은 부담중량을 받은 경우가 많았다.
‘밸류플레이’의 부마 ‘엠티리버모어’(MT. Livermore)는 ‘브러슁그룸’의 자마로 지난 95년에는 미국 리딩사이어 5위까지 올랐던 수준 높은 씨수말이다. 비록 올해는 노령(24세)과 더 이상의 능력자마 배출이 이뤄지지 않아 교배료가 35,000$에서 25,000$로 떨어질 예정에 있지만, 그간 많은 우수 자마를 배출했던 씨수말인 만큼 결코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대표자마인 ‘마이너모겐’은 일본 마일컵(G1)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으며, 그 외에도 60두 이상의 스테익스 우승자마를 배출하기도 했다. AEI나 CI 모두 2.0으로 평균 씨수말의 자마들에 비해 2배의 상금을 벌어들였다.
‘밸류플레이’의 모마 ‘리턴어브맘’(Return of Mom)은 ‘노던댄서’계로 역시 미국에서 상당한 우수 씨수말중 하나인 ‘데퓨티미니스터’(Deputy minister)의 자마다. 96년과 97년 미국 리딩사이어에 오르기도 했던 ‘데퓨티미니스터’는 2002년과 2003년에 걸쳐 미국 리딩부르드메어사이어에 거푸 2위에 오르면서, 만능 혈통으로 각광을 받았던 씨수말.
이상에서 ‘밸류플레이’는 비교적 우수한 혈통의 경주마이고, 미국 현지에서도 비교적 가능성 있는 경주 모습을 보여줬던 경주마로 평가할 수 있겠다. 그래서 두 수 아래의 혈통과 세 수 아래의 경주를 펼치고 있는 국내 경마에서 그랑프리 우승이라는 대어를 낚은 것으로 보여진다.
앞으로 ‘밸류플레이’는 더욱 더 높은 부담중량을 받고, 모든 이의 시선을 받으며 힘겨운 싸움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과연 어느 정도 성적을 거둘 수 있는지 지켜보자.
작 성 자 : 김중회 rin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