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0년 마지막 승부, 최혜식·지용훈 조교사 우위
- 임대규·이주용 기수도 3승으로 유종의 미 거둬
- 강종문 조교사, 끝바람 매서운 2승
- 김일성 조교사, 기대주들로 2승
- 김혜성 기수, 타조 활약 더 두드러져
- 배휴준 기수, 2000년 마지막 경주 우승으로 장식
- 박태종 기수 낙마, 다행이 큰 부상은 아님
- 강태현 기수, “이제부턴 고배당 기수라 불러다오”
- ‘대견’, ‘신세대’와의 대결에서 첫 승
- ‘인센스티브’ 1군에서 만납시다
- ‘합천’·‘백두거인’ 4세마들이 국산 경주 중심
- ‘이히빈’·‘탐낭자’ 39조에서 키워낸 또다른 기대주
- ‘디스코’·‘퍼스트코트’·‘핫라인’ 매섭게 돌진하는 신예마

전쟁터를 방불케 했던 2000년 12월 4째주 경마, 경진년 마지막 경마일 답게 수적, 질적으로 박진감 넘치는 경주가 많이 펼쳐졌다.
그중에서도 잊혀지지 않는 것은 노장 ‘대견’의 투혼, 예전 같으면 ‘대견’이란 마명 자체만으로도 나올 수 없는 1백60.6배(쌍승식 3백52.6배)의 배당이 지난 경주에 기록돼 과천벌 힘의 판도가 어떻게 변화되고 있음을 짐작케 해줬다.
이외 ‘인디언핑크’와 ‘큰은혜’가 합작해 낸 2백46.4배(쌍승식 8백9.3배)의 배당은 “휴장 직전엔 터진다”란 말을 실감시켰다.
모든 마방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전력 투구했던 2000년 마지막 경마, 먼저 조교사 부문에서는 39조 최혜식 조교사와 9조 지용훈 조교사가 우위를 보였다.
모두 3승씩을 거뒀으며 39조의 경우 과감히 타조 기수를 기용하는 작전 변화에 성공했고, 9조는 그동안 성적이 나오지 않았던 마필들을 기어이 우승시키는 끈기승으로 풀이할 수 있다.
2승을 거둔 조교사에는 14조 김일성 조교사와 21조 강종문 조교사가 있다. 김조교사는 현재보다 장래가 더 촉망되는 ‘인센스티브’, ‘디스코’로 순탄한 행보를 펼쳤고, 강조교사는 매서운 끝바람을 연상시키듯 승승장구했던 3군 당시의 ‘토탈’, ‘뜰똥이’를 상위군에서 재현 시켰다.
기수 부문에서도 나란히 3승을 거둔 임대규 기수와 이주용 기수가 유종의 미를 거뒀다.
승수는 같아도 내용면에서는 대립된다고 할 수 있는데 임기수의 3승은 모두 인기마로서 복병마들의 도전을 물리쳤고, 반대로 이기수는 모두 복병마들로서 인기마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그래서 배당면에서는 이기수가 경마팬들의 뇌리에 더 많이 남을 것이다.
2승을 거둔 김혜성 기수도 맹활약을 펼쳤다. 특히 모처럼만에 타조 나들이에서 2승 2위 2회를 거둬 그것도 일요 경마에만 몰려 있기에 이주용 기수와 함께 가장 인상적인 기수로 꼽힐 것이다.
한편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란 속담을 연상시키듯 과천벌 황제 박태종 기수가 스타트에서 낙마하는 보기 드문 현상을 보였다. 다행이 큰 부상이 아니기 때문에 새천년 첫 경마일부터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강태현 기수는 2회 입상 모두 999배당을 터뜨려 새천년 새로운 고배당 기수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경주마 부문에서는 역시 11세 노장 ‘대견’의 투혼이 빛난다. 특히 ‘신세대’와의 맞대결에서 한번도 이겨보지 못했던 ‘대견’은 새천년이 접어들 무렵 드디어 이것을 해냈다. 그야말로 경주마의 삶을 구가하고 있는 ‘대견’, 올해도 건재할 지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문화부장관배에서 1군 경주에 출전한 적이 있지만 정규적인 코스를 밝으며 정식으로 1군으로 진출한 ‘인센스티브’, 강자들과의 재대결도 올해 관심사 중의 하나다.
국산마에서는 ‘합천’, ‘백두거인’의 우승으로 올해 4세가 된 경주마들에게 힘의 이동을 예고했다. 즉 ‘새강자’, ‘자당’이 버티고 있는 경마대회까지는 어려워도 일반경주에서는 이들이 중심 세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승군마에서는 39조 최혜식 조교사가 또다시 키워낸 ‘이히빈’과 ‘탐낭자’가 돋보인다. 아직은 1400m까지 뛰었으나 여유승을 거둬 향후를 밝게 했다.
신예마에서는 신예 기대주로 자리 잡은 ‘디스코’와 ‘퍼스트코트’가 매섭게 돌진했다. 아직 단거리라 검증의 단계는 남아 있으나 다른 마필들보다 앞서 있는 건 사실이다.
또한 데뷔전에서 근성을 발휘했던 ‘핫라인’도 첫 승을 거둬 예사롭지 않음을 짐작케 했다.
이번주부터 신사년 새 경마가 시작된다. 예전과는 달리 1주간의 동계 휴식 뒤 치러져 연속성이 있고, 설날이 1월에 있기에 초반부터 대다수의 경주마들이 출전을 앞당기고 있다.
사실상 연말 경마의 연장이라 할 수 있기 때문에 그야말로 새해 벽두부터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된다.
【김대유 기자 dykim@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