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는 혈통의 스포츠다. 경마를 시행하는 지구상 120여 국가들의 경쟁의 최종 목표는  어느 나라가 더 우수한 씨수말을 소유하고 있는가로 귀결된다. 1961년 캐나다에서 ‘노던댄서’가 태어나기 전에는 영국과 아일랜드 프랑스 등 유럽 경주마들이 세계를 주름잡았다. 그러나 ‘노던댄서’가 태어나면서 세계의 경마산업 판도는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대륙이 장악했다.

그러나 현재 미국은 경마산업 자체가 사양화 길을 걸으면서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반면 영국과 아일랜드, 호주, 아랍에미레이트, 싱가폴, 홍콩 등이 다양한 경마산업 진흥 정책을 펼치면서 경마산업의 세계질서가 재편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세계적으로 경마산업이 평준화 되는 것이 아닌가 관심을 모은다.    

‘메니피’가 장악하고 있는 한국경마에서는 최근 ‘포리스트캠프’가 주목을 받고 있다. ‘포리스트캠프’의 높아진 인기는 지난 주 KRA컵 마일 경마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스팅레이’의 활약에 기인한다. ‘포리스트캠프’는 지난 2007년 당시 현지가 310만 달러(한화 35억원)의 고가로 국내에 들여온 귀한 몸이다. 현재 국내에서 보유하고 있는 고가 씨수말 중 가장 높은 가격을 형성해 이미 도입 당시부터 기대를 모았다.

‘포리스트캠프’는 도입 이듬해부터 교배를 시작해 2009년 첫 자마를 배출 했고, 현재는 우수한 경주마를 대거 배출해 주목을 받고 있다. ‘포리스트캠프’의 우수한 유전력은 이미 자마들의 성적으로 입증됐다. 그는 지난 2011년 2세마 부문 리딩사이어에서 ‘메니피’를 제치고 당당히 1위를 기록했고, 2012년 리딩사이어 4위에 오른데 이어 올해는 현재 ‘메니피’에 이어 리딩사이어 2위에 랭크되어 있다.

‘포리스트캠프’의 주가를 높인 주인공은 ‘스팅레이’다. ‘스팅레이’는 현재 서울과 부경 통틀어 3세마 중 첫 1군에 진입한 강자다. 경주력이 월등하게 향상되고 있고, 장거리로 갈수록 진가가 나오고 있어 삼관경주에서 활약이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스팅레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기에 ‘포리스트캠프’는 국내 최고가 씨수말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한 셈이다. 현재 ‘포리스트캠프’의 자마 중에는 ‘스팅레이’를 필두로 4세마 ‘드림타워’, ‘명운제왕’, ‘천은’, ‘초원여제’, ‘파인파인’ 등이 있다.

`포리스트캠프`는 2011년 말 유전능력평가에서 당당하게 1위를 차지했다. 말 유전능력평가는 정기적인 말 유전능력 평가 및 공시를 통한 과학적인 마필 개량으로 세계 일류의 경주마를 생산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된다.

말 유전능력평가는 해당 말과 직계·방계 혈통 및 자손의 경주성적 정보를 활용하여 자손에게 전달하는 개체의 능력을 추정하는 것을 말한다. 이 결과는 육종가(Breeding Value)로 표현되는데, 결론적으로 육종가는 자손에게 유전자를 전달하는 씨말로서의 가치를 말한다. 육종가는 경주마 집단 평균(0) 대비 경주기록으로 표기되며 낮을수록 우수하다.

마필의 경주 능력은 유전요인과 환경요인으로 구성된다. 이 중 유전요인은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의 효과를 말하며, 환경요인은 마필의 출생 후 경주기록에 관여하는 모든 외부적 요인을 말한다. 환경요인은 마필의 육성환경 및 모체효과 등을 포함하는 영구환경효과와 경주 전개, 주로상태 등의 일시환경효과로 구분된다.

‘포리스트캠프’라는 걸출한 씨수말의 등장으로 향후 한국경마에서 씨수말의 혈통 경쟁은 점입가경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훌륭한 경주마가 많이 태어나 세계와 대등하게 경쟁하길 기원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