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의 복지예산이 97조원을 넘어서면서 세수 확보가 최대 국정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각 분야에서 강도 높은 세무조사가 이어지면서 찬반 양론이 들끓고 있다. 찬성하는 쪽은 세금 한푼 내지 않고 지하에서 움직여지는 지하경제를 양성화시켜 국가경제를 투명하게 운영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기업활동을 극도로 위축시켜 가뜩이나 움추러든 경기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는 주장이다. 장단점이 있는 주장들이지만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세금을 많이 거둬들여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많이 베푸는 것이 현실적으로 효과적인 방법일 것이다.

재벌닷컴은 국내 10대기업의 법인세 비용을 조사한 결과 총 11조7220억원으로 추정했다. 삼성(13개사)이 5조260억원으로 가장 많고 현대차(9개사)가 3조1380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포스코(820억), LG(819억), SK(766억), 롯데(523억) 등은 모두 1천억 원에 못 미쳤다. 이는 공기업을 제외한 순위라서 가장 중요한 납세자가 빠져 있다. 경마산업을 관장하고 있는 한국마사회다.

2012년 결산을 끝낸 마사회의 납세실적은 1조4650억원으로 삼성그룹, 현대차그룹에 이어 서열 3위다. 한국마사회가 이처럼 세금을 많이 낼 수 있는 것은 마권원천세가 있기 때문이다. 마사회는 법인세 외에도 마권매출액의 16%를 레저세(10%), 지방교육세(4%), 농어촌특별소비세(2%)로 납부하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매출규모에 비해 어마어마한 세금을 내고 있다. 삼성전자의 작년 매출액은 201조원, 현대차는 84조원에 달한다. 반면 마사회는 7조8천억원으로 삼성전자의 4/100, 현대차의 1/10에 불과하다. 매출액 대비 납세규모로 세수창출능력을 비교하면 마사회는 약19%로 1위로 뛰어오르며 삼성전자(2%), 현대차(4%), 포스코(2%) 등을 멀찍이 따돌린다. 불과 20년 전만해도 한국마사회는 단일 기업의 매출비교로 봤을 때 삼성전자와 엇비슷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무려 25배의 매출액 격차를 보이고 있다. 세금 징수비율로 따진다면 국가는 한국마사회에는 지극히 가혹하고 삼성전자 등 재벌기업들에게 엄청난 특혜를 주고 있는 것이다.

한국마사회는 말산업육성법에 의한 말산업육성 전담기관으로 지정되면서 기존 한국마사회법에 의한 경마=도박이라는 인식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힘겨운 도전을 선언했다. 경마에만 편중됐던 사업 영역을 넓혀 이른바 `말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변화의 출발대를 박차고 나선 것이다. 승마 활성화는 물론 말의 해외 수출, 승용 및 육용 말 사육 확대, 마유(馬油) 등 가공산업 육성, 그리고 경마공원을 활용한 말테마파크와 전시, 컨벤션 사업과 말 캐릭터 상품화까지 종합 말산업 레저 기업을 지향하고 있다.

특히, 승마힐링센터는 청소년의 게임중독, 집중력 장애, 과잉행동 장애, 우울증 등 정신건강 문제를 승마치료와 전문 상담을 병행한다. 신뢰도가 높고 비용이 저렴해 한 곳당 연간 2,000여명이 이용하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인천과 경기도 시흥에 KRA 승마힐링센터 1ㆍ2호점이 문을 열었고 올해 1~2곳 등 오는 2022년까지 1,000억원을 투자해 3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그런데도 국회와 정부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을 동원하여 경마산업 죽이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경마산업의 발전 없이는 말산업을 육성하기 어려운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그런데도 말산업육성법은 제정해놓고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으로 경마산업을 규제하는 이율배반적인 국가정책을 펼치고 있다. FTA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촌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서는 옥상옥으로 규제당하는 경마를 사감위법에서 제외하는 것이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