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토요일(3월30일)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에 있는 메이단 경마장(Meydan Racecourse)에서 열린 제18회 두바이월드컵(제9경주, 인공주로, 2000m)에서 ‘애니멀킹덤(Animal Kingdom)’이 지난해 부상의 시련을 딛고 감격스런 우승을 일궈냈다. 경주기록은 2분 3초 22.

인공주로에서 열리는 두바이 월드컵에는 미국의 경주마가 우승하기 힘들다는 속설을 보기좋게 깨뜨리는 순간이었다. 이로써  ‘애니멀킹덤’은 1000만달러(한화 약 111억원)가 걸린 두바이월드컵 우승을 포함 켄터키더비 우승 등 G1레이스(세계 최강마들의 경마대회) 5회 우승을 달성하며 지금까지 벌어들인 상금이 무려 838만9884달러(약 93억원)에 달했다.

미국은 전통적인 경마 강호로 두바이월드컵 8회 우승의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2010년 두바이월드컵 개최장소를 알아시드경마장에서 인공주로로 조성한 메이단경마장으로 옮긴 후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경주로가 더트(모래)주로에서 인공주로로 바뀌면서 한 번도 미국마가 3위 안에 들지 못해 애를 태웠다. ‘애니멀킹덤’의 우승으로 미국은 3년 동안 두바이원ㄹ드컵에서 우승하지 못한 한을 풀었다.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이날 레이스에서 초반 선행에 나선 경주마는 미국산 암말 ‘로얄델타(Royal Delta)’였다. ‘애니멀킹덤’은 ‘로얄델타’의 뒤를 따르며 선두권에서 페이스를 유지했다. ‘애니멀킹덤’은 결승선 400M를 남겨두고, 특유의 탄력 있는 걸음으로 2위를 차지한 ‘레드 카도(Red Cadeaux)`의 추격을 물리치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하룻밤 사이 우승상금 600백만 달러를 추가한 ‘애니멀킹덤’의 누적상금은 약 839만 9884달러로 수직상승했다.  ‘애니멀킹덤’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총 11전 5승, 준우승 5회를 기록하게 되었다.  

2011년 켄터키 더비 우승마인 ‘애니멀킹덤’은 2011년 이클립스 어워즈(Eclipse Awards)에서 3세 수말 부문 챔피언에 오르며 전성기를 구가했으나 이후 부상에 시달리며 2012년에는 무려 250여일간 휴양하며 재활치료에만 매달려야 했다. 부상의 여파로 2012년 두바이월드컵 출전을 포기했다. ‘애니멀킹덤’은 지난해 11월 이후 두바이 월드컵만을 위해 훈련에 매진하며 정성을 다해 준비한 끝에 1년 만에 세계 최정상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

‘애니멀킹덤’의 감독 그레이엄 모션(Graham Motion)은 ”‘애니멀킹덤’이 1년 전 심각한 부상에 시달릴 당시, 마주 중 한 사람이 ‘그럼 2013년 두바이 월드컵을 준비하자’고 했을 때 나는 사실 그가 미쳤다고 생각했다.”면서 “이번 경주는 내게 켄터키 더비 우승의 영광스런 순간을 떠올리게 했다. 모든 것이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애니멀킹덤’은 법인마주 팀 밸러 인터내셔널(Team Valor International)이 소유하고 있다. 이 회사 대표 배리어윈(Barry Irwin)은 “또 한 번 켄터키 더비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으리라 굳게 믿었다. 작년 11월  ‘Breeders’ Cup Mile‘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그 꿈이 가까워졌고, 오늘 바로 그 꿈이 실현되었다.”면서 “‘애니멀킹덤’은 심각한 부상을 이겨냈다. 그는 예전 모습 그대로 완벽히 돌아왔다.”고 전했다. ‘애니멀킹덤’은 이제 6월 영국의 로얄 애스콧 경마장에서 열리는 Prince of Wales`s Stakes 경주에 출전할 예정이다.

두바이월드컵 경마대회는 석유부국 아랍에미레이트가 사막 한가운데 최첨단 도시를 건설하면서 가장 중요한 이벤트로 마련했다. 3년 전에는 처음에 건설했던 알아시드경마장 대신 메이단경마장을 건설하여 인공주로에서 대회를 치르고 있다. 시리즈대회도 모두 9개 경주로 늘렸으며 총상금도 2천7백75만달러(한화 약 3백억원)으로 늘렸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