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수익금 없으면 축산발전기금도 한푼 없다

일부 국회의원들이 추진하고 있는 ‘사행산업 통합 감독위원회법’이 제정될 경우 한국마사회는 수익금이 한푼도 발생하지 않을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사실이다. 아니 오히려 적자운영이 불가피해 정부는 공적자금을 투입해 경마산업을 살리든지 아니면 아예 경마산업을 폐지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국회의원들이 사회의 부정적 편견에 편승해 경마산업을 여타의 다른 사행산업과 동일하게 취급 경마산업을 규제한다면 국가적으로 엄청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경마산업이 위축되면 당장 생존의 위기를 겪는 분야는 경주마생산 농가들이다. 한국마사회 지원지정 경주마생산 농가 136개의 목장을 비롯하여 지원지정을 받지 못한 농가를 포함하면 850여 농가가 말(馬)을 기르고 있다. 대부분 경주마생산 농가들은 산업사회의 발달로 농업이 피폐화되면서 대체농업의 꿈을 안고 소나 돼지 닭 등을 키우다가 부가가치가 높을 것으로 판단되는 말생산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이다. 이들은 축산진흥기금 중 일부의 지원을 받아 어렵게 경주마를 생산-육성하고 있다. 경마의 총상금 규모가 열악한 상황에서도 세계에서 제일 훌륭한 경주마를 생산하겠다는 꿈을 안고 1차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주마생산 농민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상황이 닥친다면 이는 크나큰 사회적 혼란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농후하다.

현재도 경주마생산 농가들은 어려움이 닥쳐 꿈을 접어야겠다며 자포자기하는 농가가 생기고 있는 상황에서 입법부와 행정부가 경마산업을 말살하는 법을 제정하고 집행한다면 국가경제 전체에 미치는 파장이 클 뿐만아니라 농업진흥정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예측은 그동안 한국마사회가 납입한 축산발전기금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축산법 제35조와 제36조 제40조 등에 근거하여 막대한 축산발전기금을 납입해왔다. 지난 2000년까지는 3천8백69억2천만원을 납부했고 2001년 983억4천4백만원, 2002년 1천2백15억3천1백만원, 2003년 1천8백33억9천9백만원, 2004년 1천1백27억6천6백만원을 납부한 바 있다. 1995년 이전에는 전체 축산발전기금중 축산물 수입이이금의 비율이 약 70%를 차지하고 한국마사회의 출연금은 약 10% 이내였으나 최근에는 한국마사회의 출연금이 거꾸로 70%에 육박해 한국마사회 단독으로 축산발전을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2000년 이후에는 매년 1천억원 내외의 축산발전기금을 납부함으로써 총 경마상금 보다도 훨씬 많은 돈을 축산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경마산업이 정상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경마상금의 규모를 높여 나가야 한다. 그래야만 마주들의 재투자의욕이 강화돼 질좋은 경주마를 확보하기 위한 선의의 경쟁이 이뤄지고 이에따른 질좋은 경주마 생산을 위한 생산농가들의 노력도 배가될 것이며 조교사와 기수도 상금을 벌기 위해 매경주 전력질주하게 되는 것이다.

아무튼 위와같은 많은 돈이 그동안 축산발전기금으로 출연돼 우리 농촌의 발전에 크게 기여를 해왔으나 ‘사행산업통합 감독위원회’가 출범하게 된다면 한국마사회는 수익금이 생기지않아 축산발전기금을 한푼도 출연할 수 없게 된다. 왜냐하면 축산발전기금은 한국마사회에 수익금이 발생할 때만 출연할 수 있는 기금이기 때문이다. 현재의 법은 한국마사회 수익금중 60%를 축산발전기금으로 출연토록하고 있다.

이런점을 감안할 때 이제는 농민들 스스로 특히 축산농가들은 생존권을 방어하기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 한국마사회의 축산발전기금이 통째로 날아가게 된다면 비단 경주마를 키우는 생산농가 뿐만 아니라 소나 돼지 등 다른 가축을 기르는 농가들에도 그만큼 직접적인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경마산업의 본질을 정리하면 경마산업은 절대 사행산업이 아니다. 우리가 흔히 사행행위로 치부하는 마권매매 행위는 전체의 본질에서 일부문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한국의 경마산업은 마권매매 만이 전체 경마산업인양 인식되어 국민과 사회의 부정적 편견의 사슬에 묶여 헤어나지 못했다. ‘사행산업 통합 감독위원회법’ 제정 여부와 관련해 이번 기회에 본질에 입각한 경마산업의 발전 방향이 정립되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