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약물 검출
- 잔류기간 모호한 약물 검출에 대한 제재, 정확한 규정 필요하다
- 최근 약물검출 대부분 소염진통제 ‘케토프로펜’  

최근 경주후 사후검사에서 금지약물인 ‘케토프로펜’ 이 검출되면서 한 마방이 조교정지 2개월의 제재를 받으면서 경주마들의 위탁관리조가 변경되었다. 물론 이번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관리사의 실수로 인해 발생된 것으로 해당 조교사에게 관리의 책임을 물어 비교적 가벼운 제재를 내린 것이다.
하지만 지난 2000년 이후 금지약물 ‘케토프로펜’검출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이에 대한 방안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경주마에 대한 약물사용과 왜 금지약물인 ‘케토프로펜’ 이 검출되는 사례가 끊이질 않고 일어나는지 알아보고 이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경주마와 약물
현대 경마에 활용되고 있는 경주마들은 비록 서러브렛이라는 경주를 위해 개량된 마필이라고는 하지만 살아있는 생명체다. 수많은 시간을 준비해서 2분여에 쏟아 부어야 하는 것이 바로 경주마의 운명인 것이다. 거구의 체구로 경주를 치르고, 제한된 공간에서 뛰려는 본능을 억제당하다보니 이런저런 부상과 질병이 끊이질 않는다. 특히 경주를 치르고 난 후에 상당수의 경주마들이 운동기성 질환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경주마의 질병 치료를 위해 많은 약물들이 치료 등의 목적으로 사용되어 지고 있다.
경마는 코끝을 겨루는 치열한 경쟁으로 짧은 몇 분간의 경주에서 그 차이가 명암을 크게 갈라 놓는다. 이는 경마가 스포츠이면서도 우승자에 대한 상금과 경마팬에 대한 배당금이 직접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세계적으로 자연상태 이외의 부정적인 방법으로 승부를 조작하려는 시도가 있을 수 있으며 이때 가장 사용되기 쉬운 것중에 하나가 약물투여 방법이다. 약물투여는 말을 우승시키기 위해 또는 우승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하여 약물을 투여하는 경우의 고의적인 목적으로 하는 경우와 그 말의 관리자가 자가치료 등의 목적으로 약물을 사용하고 있는 사실을 모르고 출전시켰거나 성분을 잘 모르는 약물의 오용 및 외부침입자에 의한 투여 등의 부주의한 경우의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역사상 기록에 의하면 가장 오래된 약물의 사용은 지금으로부터 약 2천3백여년 전부터 아편과 에페드린이 사용된 기록이 있으며, 경마에 있어서는 1백여년 전부터 아편이 광범위하게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약물의 사용은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치료약의 급격한 발전과 더불어 경주마 및 운동선수에 대한 약물투여가 지속적으로 확산되어 왔다.
경마의 경우 전세계적으로 연간 1천5백여건 이상의 약물검사 적발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고 한다. 또한 한국경마에서도 연간 1-2건의 적발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생명체인 경주마가 자연상태가 아닌 인위적인 조건 속에서 경주를 위해 관리되다보니 크고 하지만 모든 스포츠에서 그렇듯이 갬블성이 발달한 경마에서도 약물에 대해 엄격한 규정을 통해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금지약물과 ‘케토프로펜’
지난 2001년 한국마사회가 마련한 약물검사제도 개선안에 따르면 금지 약물은 ‘경주마의 능력을 일시적으로 가감시킬 수 있는 약품, 약제, 기타 물질’로 정의되어 있는데, ‘아세토페나진’ 등 7백8종은 경주마 치료용으로 사용되지 않는 약물이므로 경주마에게서 검출되어서는 안된다. 경주출전 10일전까지 사용할 수 없는 약물은 진정제인 ‘아세프로마진’ 등 28종에 해당하는데 이 약물은 마사회 수의사 및 마사회 승인 개업수의사가 경주마 치료용으로 많이 쓰는 약물 중에서 금지 약물이 포함된 것이다. 이 약물들은 사용후 10일 이내에 약효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으로 검증됐다.
금지약물 검출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약물사용기간이 명확하지 않은 5개 약물이다.
‘케토프로펜’(ketoprofen), ‘벡사메타손’(bexamethasone), ‘플루닉신’(flunixin), ‘메틸프레드니솔론’(methylprednisolone), ‘프로카인’(procaine) 등 5개 약물은 마체내 잔류기간이 명확하지 않아 정확한 사용기간을 정하지 못하고 있고,  치료후 10여일에서부터 40일까지 검출되는 등 경주마에 따라 다양하게 잔류기간을 보이고 있다.
한국마사회에서도 이들 약물에 대해선 사용기간을 명확히 규정하지 못하고 있다. 과거 사용가능 기간을 10일전으로 규정했던 적이 있지만, 10일이 지난 후에도 검출된다는 것이 입증되었기 때문이다.
최근 꾸준하게 약물검사에서 검출되고 있는 ‘케토프로펜’은 소염진통제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이 약물이 직접적으로 경주마의 능력을 가감할 수 있는가에 대해 마사회 관계자는 “모든 스포츠에서 약물에 관한한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최대 상정하고 있는 것과 같다”고 설명한다. 즉 통증을 느끼던 말이 통증이 사라지면 더 뛸 수 있다는 상식을 인정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 마필관리를 직접 담당하고 있는 관계자들은 소염진통제인 ‘케토프로펜’은 치료제로 빈번하게 사용하고 있는 약물로 경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약물검출시 정확한 규정 마련돼야
90년이후 ‘케토프로펜’검출이 있었던 경우는 4번이다. 모두 2000년 이후의 일인데, 한 번은 마사회에서 정한 약물사용기간 10일을 경과해 검출이 된 경우로 해당 조교사의 요청으로 인해 확인결과 10일이 경과한 뒤에도 약물이 검출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다른 세 번의 경우는 부주의에서 기인한 사고다. 우선 관리사의 착오로 인해 발생이 된 것이다.
경주마에게서 약물이 검출되면 직간접적인 책임으로 인해 영향을 받는 것은 해당 조교사다. 많은 조교사들이 경마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금지약물 규제에 대해서는 찬성을 하지만 금지약물 검출로 인한 제재 방법에 대해선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즉 금지약물이라 하더라도 경주마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를 정확하게 규정하고, 검출된 양에 따른 제재강도를 명확히 해주길 바라고 있다.
경마는 경마팬의 돈이 걸린 상태에서 펼쳐지기 때문에 공정성 확보를 위해 다양한 제도적인 장치들이 필요하고 약물검사제도도 그중 하나이다.
꾸준하게 약물검출이 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는 ‘케토프로펜’에 대해선 시행체의 명확한 방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표1. 90년 이후 금지약물 검출 현황(서울경마공원)

출주일  관리조교사  마명  검출성분  검출시점  수사결과  제재
90.6.17  인중권  특선작  카페인  경주전 조교사 과실로 ?삐콤씨?투여  경마관여금지
90.9.23  홍성범  우직이  카페인  경주후 원인불명  면허정지 1년(부당 기승지시 가중 제재)
91.9.13  정찬근  파노라마  카페인  경주전  원인불명  면허정지 8개월(소속 관리사 경마정보 제공 가중 제재)
93.2.21  강윤식  상상봉  카페인  경주전 원인불명  면허정지 2개월
95.9.3  지용훈  돌대산  다이피론  경주후  소속 관리사의 개체 착오  면허정지 5개월
95.9.17  김서환  선바위  리도카인  경주전  원인불명  면허정지 5개월
96.6.1  최혜식  맞수  프로카인  경주후  원인불명  면허정지 3개월
98.3.22  박원덕  작은희망  다이피론  경주후  원인불명  면허정지 5개월
98.6.27  이인호  쿨터피  카페인  경주전  원인불명  면허정지 3개월
00.4.29  윤종현  선익스프레스  케토프로펜  경주후  마사회 약물사용기간 기준(10일) 오류  조교정지 2개월 15일
00.11.26  박덕준  용천검  케토프로펜  경주후  개업수의사의 부주의에 의한 금지약물 불출 및 5조 관계자 미확인 사용   조교정지 5개월 7일(담당조교사 및 관리사 2명, 수의사법 위반으로 벌금 200만원 선고)
01.7.21  이종구  달리즈니스 페노프로펜  경주후 원인불명  면허정지 2개월
01.9.9  김문갑  카사델라  케토프로펜   경주후  소속조 관리사 과실  면허정지 3개월
03.5.18 유재길  푸른지평  케토프로펜   경주후  소속조 관리사 착오  조교정지 2개월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