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마산업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축산경마산업비상대책위원회와 관련 단체들은 1월 16일 성명을 통해 농림축산식품부의 불합리한 경마 규제를 규탄하며 이를 "경마산업 말살"로 규정했다.

경마산업은 연간 1조 원이 넘는 세금 납부, 축산발전기금 조성, 기부금 집행 등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며 말생산, 조련, 승마장 운영 등 다양한 산업과 연계해왔다. 그러나 정부의 규제 강화로 인해 경마산업은 침체기를 겪고 있다.

2008년 7.4조 원이던 마권 매출은 2024년 6.5조 원으로 감소했고, 축산발전기금 출연액은 2011년 1,835억 원에서 2023년 773억 원으로 급감했다. 반면, 불법 사행산업은 2022년 103조 원 규모로 확대되며 합법 경마산업을 압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정부의 규제가 불법 사행산업만 키웠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륜·경정의 경우 온라인발매가 확대되며 건전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한 사례로 꼽힌다. 경륜·경정은 2023년 온라인발매 총량을 업종 총량의 50%로 설정하고, 2025년에는 총량 제한을 없애며 구매 한도를 현금 구매와 동일한 10만 원으로 설정했다. 이를 통해 고객 접근성을 높이고 불법 사행산업으로의 유입을 막는 데 성과를 보였다.

그러나 농식품부는 경마산업에 대해 지나치게 낮은 온라인발매 총량(업종 총량의 10%)과 제한적인 구매한도(5만 원)를 고수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은 경마산업이 경쟁력을 잃고 고객이 불법 경마로 유입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더불어, 장외발매소 추가 폐쇄 및 100% 실명제 장외발매소 운영은 고객을 불법 경마로 몰아가는 정책으로 비판받고 있다. 실명제 시범 운영 당시 경마 매출이 60% 감소했던 사례를 무시한 결정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크다.

이번 성명서에서 축산경마산업비상대책위원회는 농식품부의 정책을 강력히 비판하며, 이를 "2.4만 경마 노동자와 말산업 종사자의 생존권 박탈"로 규정했다. 또한 "축산발전기금의 원천인 경마 매출 감소를 방치하고 조장하는 행위는 자살골"이라며 농식품부의 정책을 직무 유기로 간주했다.

이들은 경마산업이 경쟁력을 회복하고, 불법 사행산업에 대응하기 위해 온라인발매 총량을 폐지하고 구매한도를 확대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장외발매소 폐쇄 및 실명제 확대 정책 철회를 요구하며, 농식품부의 정책 기조 변화 없이는 경마산업이 더 큰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마산업의 위기는 단순히 특정 업계의 문제가 아닌, 축산업과 관련한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경륜·경정의 성공 사례가 명확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만큼, 농식품부는 성명서에 담긴 경고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관련 산업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