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마장에서 승마 강습을 마친 후 혼자 말을 타다가 낙마 사고를 당했다면 승마장도 배상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01단독 강문희 판사는 승마강습생 A 씨가 KB손해보험을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에서 “보험사는 3,100여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 씨는 지난 2013년 6월부터 경기도 안성시의 한 승마장에서 승마 강습을 받았다. 회당 40~50분씩 진행되는 강습을 총 20회 받는 조건이었다. 강습을 위해 초보 수준의 강습생들이 말에 오르내릴 때는 코치나 승마장 직원이 보조해주곤 했다. 그러나 2013년 8월 승마 강습을 마친 후 A 씨는 강습장소를 몇 차례 더 돌고 혼자 말에서 내리는 도중 낙마사고를 당했다. 말에서 내리는 순간 말이 고개를 치켜드는 바람에 얼굴을 가격당했고, 뇌진탕 등의 상해를 입은 것이다. A 씨는 해당승마장과 체육시설업자배상책임보험계약을 체결한 KB손해보험을 상대로 “9900여만 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강 판사는 “해당 승마장은 승마 강습이 끝난 후 말을 마방으로 옮겨야 하는데도 편의상 다음 강습시간까지 소마당에 둔 채 강습을 마친 회원이 추가로 연습하는 것을 묵인해 온 것으로 보인다”며, “해당 승마장은 강습종료 후의 연습이라 할지라도 아직 혼자서는 안전하게 말을 오르내리지 못하는 A 씨가 안전하게 말에서 내려올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할 보호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A 씨는 강습을 마친 후 다음 강습을 위해 대기 중이던 말을 임의로 탔다”며, “이미 10회 이상의 승마 강습을 받은 A씨로서는 말이 예민한 동물이고 자신이 말의 변화를 감지해 안전하게 타고 내릴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만연히 혼자 내려오다가 사고를 당했다”며 보험사의 책임을 35%로 제한했다.

▲승마장에서 승마 강습을 마친 후 혼자 말을 타다가 낙마사고를 당했다면 승마장도 배상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황인성 기자 gomtiger@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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