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회장 정기환)는 지난 12월 29일 정기 인사를 통해 심판처의 대대적인 변화를 꾀했다. 이번 인사는 기존의 연륜 중심 인사 체계를 넘어 성별과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능력을 우선시한 것이 특징이다. 이는 경마의 공정성을 담당하는 심판처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다양한 시각을 접목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심판처는 경마의 공정한 시행을 감독하는 핵심 부서다. 한국마사회는 심판 양성 체계를 ‘심판위원보-심판위원-수석심판위원’으로 구성해 운영하며, 업무 특성상 그간 연륜 있는 남성 중심으로 인력이 구성돼 왔다. 그러나 이번 인사를 통해 기존의 틀을 깨고 성별과 연령의 다양성을 추구했다.


여성 인재 발탁, 한국 최초 여성 수석 심판위원 탄생
이번 인사에서 가장 주목받은 변화는 남성 중심의 심판처에 여성 리더가 새롭게 발탁됐다는 점이다. 강정민 심판위원은 한국 최초로 여성 수석 심판위원으로 승진하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1922년 한국 경마 시작 이후 103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강정민 수석 심판위원은 2010년 심판처에 합류해 제주심판전문에서 경력을 쌓으며 심판위원보와 심판위원으로 활약했다. 이번 승진은 그녀의 오랜 노력을 인정한 결과로, 경마계에서의 여성 진출 확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박명선 심판위원이 렛츠런파크 서울의 정식 심판위원으로 임명되며 여성 심판위원이 두 명으로 늘어났다. 박명선 심판위원은 약 8년간의 경력을 바탕으로 호주 빅토리아주 경마장에서 교환근무를 하며 심판 업무를 위한 역량을 키워왔다. 이번 인사로 심판처 내 여성 인재의 역할 확대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젊은 인재로 새 활력 불어넣다
젊은 피를 수혈하려는 의지도 인사 정책에 반영됐다. 서울심판전문 정재민 심판위원보가 심판위원으로 승진하며, 심판처의 평균 연령을 크게 낮췄다. 1985년생인 정재민 심판위원은 2016년 말수의사로 입사해 경마 현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2022년 심판위원보로 활동을 시작했다. 그의 빠른 성장은 전문성과 열정의 결합이 만들어낸 결과다.

박장열 한국마사회 심판처장은 “앞으로도 꾸준히 여성 리더와 젊은 인재를 발탁해 세대교체를 이어가겠다”며 “이번 인사가 심판처의 역동적인 에너지를 불어넣고 지속적인 성장의 발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마사회의 이번 인사는 단순한 인력 교체를 넘어 심판처의 역할과 비전을 새롭게 정의하는 신호탄으로 보인다. 여성과 젊은 인재를 중심으로 변화된 심판처가 앞으로 경마 공정성과 혁신의 중심에 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