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작년 한국마사회 민영화 지시 정황
현명관 전 회장은 이재만 전 비서관에 손 편지 건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검팀의 수사 기간 연장이 사실상 불가한 가운데 논란의 중심에 선 한국마사회에 대한 막바지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특검 측은 현명관 전 한국마사회장이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인 이재만 전 비서관에게 수차례 손 편지를 보낸 정황을 포착했다고 MBN이 24일 단독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국마사회는 삼성이 회장사를 맡고 있는 대한승마협회와 함께 ‘정유라 지원 통로’로 지목됐는데 현명관 전 회장이 이재만 전 비서관에게 수차례 편지를 보냈다는 것. 특검은 지난해 현명관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을 당시 현 회장의 휴대전화에서 자필 사진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편지는 ‘이 비서관님께’로 시작하며 마사회 관련 보고는 물론 인사 청탁 내용도 담겨 있다. 지난해 1월 보낸 편지에는 “대통령께서 관심 갖고 계신 승마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주요 시책들”이라며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에 대해 MBN은 박 대통령이 정유라 지원을 위해 마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했고 그 결과 마사회가 주된 사업인 경마보다 승마에 더 집중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특검이 이재만 전 비서관이 승마와 관련된 마사회 현안을 직접 챙기며 깊숙이 개입한 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이틀 앞선 보도에서는 안종범 전 수석이 2016년 2월 13일 작성한 수첩 내용, ‘마사회 민영화 시 효과’, ‘상장, 배당 수억’을 근거로 박근혜 대통령이 마사회를 민영화를 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정황도 포착했다고 했다. 안종범 전 수석 수첩에는 정부가 51% 지분을 갖고, 공모 자금 6조 원을 유입한다는 구체적인 방안이 쓰여 있었는데 이는 정부의 마사회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하면서, 공모로 얻은 6조 원을 운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것.

안 전 수석은 특검에서 “박 대통령이 마사회 민영화를 검토하고, 현명관 당시 마사회 회장으로부터 의견을 받으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마사회 측은 “당시 민영화 검토를 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고 전해졌다.

▲특검 측은 현명관 전 한국마사회장이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인 이재만 전 비서관에게 수차례 손 편지를 보낸 정황을 포착했다고 MBN이 24일 단독 보도했다.

이용준 기자 cromlee21@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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